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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① 아마풀 보러 갈래요? 개곽향/좁쌀풀/아마풀/타래난/큰땅빈대

by 여왕벌. 2009. 7. 22.

2009. 7. 19.

 

"여기요? 하늘이 파란데요?"

 

토요일 ㅇㄱ님과 통화하니 분홍바늘꽃과 큰제비고깔, 병아리난을 만나고 왔다는데, 적기라고....

병아리난은 꽃대 아래 부분에는 벌써 씨방을 맺고 있더란다. 

큰제비고깔은 동네 어르신들이 예취기로 풀베기 작업을 하고 있어서 머잖아서 잘려버릴 수도 있다고 하니,

시기를 놓지면 올해 영 만날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마음이 다급해졌다.

 

일요일 아침  날씨가 괜찮을 듯하여 혼자라도 먼길 출발해 볼까하고

ㅇㄱ님께 북쪽의 날씨 상태를 물으려는데.....하늘이 파랗다는 거였다.

 

혼자서 출발하려고 한다니 그러지 말고 아마풀 보러 가는데 함께 가잔다. 안델꼬 간대도 떼를 쓸판인데

얼씨구나 하고선 연지 곤지 바를 사이도 없이 물병과 쥐포구이를 허겁지겁 아이스박스에 담았다. 보온병에 커피 석잔도 함께.

나 때문에 1시간 쯤 출발이 지연되었지만 꽃을 보러 간다는 즐거움과 날씨조차 한 부조를 해주니 늦어진 출발은 크게 괘념치 않는다.  

한 시간쯤 달렸을까? 큰 도로에서 내려 목적지에 주차를 하니 개곽향이 먼저 긴 혓바닥 내밀고 반긴다.

 

그 옆에 참으아리도 하얗게 장식릉 하고 있어서 몇 장면 담고 있는데 얼렁 올라오란다.

재촉을 받고 올라가면서도 좁쌀풀 노랗게 잘랑거리고 있는 걸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학가산에도 좁쌀풀이 지천이지만 너무 늦게 찾는 바람에 꽃을 제대로 담지 못하였는데 여기서 완벽한 눈맞춤을 한다. 

 

 벌써 ㅇㄱ님은  이름 모를 무덤 주인한테 열씨미 절을 하고 있다.

"꽃이 워디 있다요?"

카메라를 들이댄 곳에 머리 박으니 동그스름한 자방 끝에 뾰족하게 내민 붉은 입술.

 

에게? 자세히 들여다 봐도 지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함께 무뤂 꿇고, 아니 너부죽하게 업드려서 정성스럽게 담았다.  

전초가 아마를 닮았다. 잎이 선형이고 키가 기껏해야 10cm 남짓하다.

요거이 아마풀이다. 한 열 댓컷을 찍었남? ㅎㅎ 

 

 

무덤 앞 잔디밭에는 항상 타래난이 자리 잡는다.

올해 고운 타래난을 만나지 못하였더니 여기서 이리 고운 녀석을 만났다. 어찌 그냥 보낼수 있간디?

 

무덤에 업드린 덕분에 바지가 온통 붉은 흙으로 떡칠이 되었다.

비가 내린 후라 물기를 먹은 흙은 좋아라 하고 바지가랑이며 엉덩이에 분칠을 해 놓았다.

급하게 올라가느라 큰땅빈대를 담지 못하였기에 내려 오면서 쬐끄마한 5장의 꽃잎에 최대한 들이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