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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사는 이야기

겨우 사십 나이에 치매끼가?

by 여왕벌. 2009. 7. 1.

교무실에 급히 들어 오는 보건 선생님의 머리카락이

마치 무스를 바른 듯 촉촉하다.

 

"보건 샘 오늘 헤어스타일이 ?"

"늦잠 자서 머리 감고 말리지도 못하고 왔구먼."

"아닌데? 염색약 바른 거 아녀?"

 

모닝 커피 한 잔 마시던 샘들 다들 한 마디씩 떠들어 대니

보건샘은 들어 오다 말고 문 앞에 서서 손으로 머리를 가리면서 어쩔 줄 모른다.

 

"그기 아니고요~~! "

 

아침에 샤워를 한 뒤 화장까지 곱게 하고선 여유 있게 출발을 하였겄다.

젖은 머리를 자동차 바람에 말리려고 실내 거울을 쳐다보면서 손으로 머리카락을 터는데 

웬지 뻣뻣하더란다.

 

'아고! 뭔 일이여?'   

 

아차! 머리에 헤어팩을 바르고 샤워를 하면서도 깜빡하고 씻지 않았다

화장까지 하면서도 팩 바른 건 생각도 못했단다. 

 

이 꼴로 출근하려니 황당하기도 하고 한 마디씩 놀려댈 것은 뻔하겠지만

출근 시간 늦출 수도 없어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온 거란다.

 

"하이고~! 이 아줌마야. 겨우 사십 나이에 벌써 치매기가 오믄 워쪄?"

 

으ㅎㅎㅎㅎ.....다들 배꼽을 잡는다.

 

"교장샘요. 아 둘만 낳아 보소."

 

핑계가 없으니 애꿎은 애들 탓을 한다.  

 

ㅎㅎㅎ. 보건샘

결국  화장실 세면대에 머리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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