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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스크랩] 동강을 찾아서(동강할미꽃/바위손/처녀치마/정선황새풀/돌단풍)3/14

by 여왕벌. 2009. 6. 25.

꽃샘 추위로 웅크리고 동강에 간다는 연락을 받고도 가라앉은 컨디션에 포기하고 있는데...

그럴수록 바람을 쐬어야 한다면서 다녀오라는 옆지기 연락에 부랴부랴 준비하여 길 나섰습니다.

  

한번 쯤 가보고 싶었던 동강할미꽃 탐사였기에 황사기가 있는 날씨가 염려스러웠지만

약속 장소에 다들 반갑게 합류를 하고 4명이 정선으로 출발.

동강 탐사의 총대장인 ㅇㄱㅇㅎ님은 자세한 정보를 얼마나 꼼꼼하게 준비하셨는지...

꽃바람은 정말 말리기 힘든 모양입니다. ㅎㅎ

 

  가장 빨리 개화한다는 정선의 ㅁㅎ마을은 공사로 출입을 막고 있다면서 복원지 한 곳을 찾았슴다.

이리 저리 길을 돌고 고개를 넘고 도착한 곳은 아래로 푸른 동강이 흐르고

맞은 편 산 아래에는 넉넉한 살림살이가 엿보이는 촌락이

밭갈이 하는 촌로의 소몰이 소리에 봄 기지개를 켜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복원지라서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지 사람의 흔적이 없었습니다.

볕이 잘들어서 그런지 개화가 좀 빨랐습니다. 처음 만난 동강할미꽃입니다

 

 

동강할미 옆에는 바위손도 붉게 단풍이 든 손 흔들면서

불청객을 반갑게 맞아줍니다.  그냥 지나치면 서운해 하겠지요?  

 

자생지가 아니라서 서운한 마음 달래려고

개화되지는 않았을거라 생각하면서도

 상태라도 둘러보려고 정선의 다른 자생지 쪽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아직도 산 북편에는 희끗힌 잔설이 꽃샘 추위를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목적지가 내려다 보이는 고개 마루에는

 처녀치마가 푸른 잎을 펼치고 보라색 춤 사위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드뎌 자생지 도착.

개화 때면 자동차를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서 몸살을 한다는데...

평소에 입장료를 받는다기에 무스기 봉이 김선달도 아니고 입장료를 받느냐면서 투덜거렸더니

아직 적기가 아니라서 초소(?)가 조용~~. 돈 굳혔다고 좋아라 ~~

 

자동차를 서행을 하면서 다들 고개를 길게 빼고 절벽으로 시선을 고정하는데...

우리처럼 성급한 사람 또 있었던가? 바위 위를 돌아댕기는 찍사 두 분 발견.

" 꽃이 보이나요?" "소식 없네요"

 

 그래도 아래 쪽으로 더 들어가 보자면서 모퉁이를 돌아가니 

동강을 따라서 형성된 석회암 벼랑에는 동강할미꽃과 정선황새풀, 돌단풍이 함께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동강할미는 아직 개화는 이르고 솜털 쓴 할미가 조금씩 고개를 내밀고 정선황새풀이 한창 노란 꽃술을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해묵은 가느다란 잎이 곱게 빗은 할머니 머릿결 같이 단정하기도 하였습니다.  

 

정선황새풀을 먼저 담고 있는 사이

빨간 모자 쓴 산불감시원 아저씨들 몇이서 다가와서는

낙석 조심하라 이르더니 우리 일행을 한참이나 지켜보더군요.

 

 

돌단풍도 한 자리.

물기 하나없는 바위에 붙어서

부지런히 꽃망울 부풀리고 있는 모습이 경이롭습니다. 

 

 

 그래도 자생지의 동강할미꽃을 담는게 의미가 있기에

아직 개화는 일렀지만 두어 개체 할미를 담으면서 아쉬운 마음 덜 수 있었습니다.

 ㄱㅇㄹ 동강 변 석회암 바위에 자생하는 동강할미꽃입니다.

 

 

 

 3월의 꽃샘 추위는 손이 시리고, 입이 얼얼하게 할 정도였습니다.

 동강 변의 세찬 바람이 이렇게 고드름을 만들고 있더군요.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추위를 녹이고 다음을 기약하면서 아쉬운 발길을 돌렸습니다

 

출처 : 아름다운 들꽃 편지
글쓴이 : 여왕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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