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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무심한 가을볕만 애꿎은 타박 듣는다.

by 여왕벌. 2007. 9. 26.

닷새의 긴 연휴

기웃한 햇살과 음나무 이파리는

자꾸만 밖으로 나가자고

유혹을 한다.

 

마지막 귀성 차량의 종종거리는 꼬리를 물고

둥글레님의 메세지를 핑계삼아 단양으로 향하다.

 

길 옆 절개지에는 민둥체꽃 보라색 꽃잎에

가을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아직도 다하지 못한 이야기 남았는지

병아리풀이 앉은뱅이 걸음으로 햇살을 잡고 있다.

 

뭐가 그리 급해서 이 길옆에서

근심을 해결했을까 으아했더니

돌마타리가 퀴퀴한 냄새의 주인공이었다.

 

둥근오리방풀인지, 방아풀인지 한참 실갱이를 하다가

숙제로 남겨 놓고 어상천으로 향한다.

 

심심한 민둥체꽃은 길동무하자고 계속 따라 오는데,

고개 마루에 쑥방망이 길다란 혀꽃을 흔들며 길손을 반긴다.

이미 한창 때는 지나 시들고 있다.

 

면 소재지를 지나 고개를 오르다 보니

절개지 바위에 하얗게 붙어 있는 물매화

진주알 하나씩 품고 있다.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북편이라 비탈이라 습기도 적절했을 테고

오후 해가 들어 주어 햇살도 넉넉했을 테니

 

주변을 뒤지는데 수술 꽃밥에 빨갛게 립스틱을 바르고 있는 녀석들이 보인다.

둥글레님한테 손짓을 하니 뜻밖이라면서 좋아라 하신다.

 

도로 옆 노지에 자주쓴풀도 보이는데

아직 제 나설 때가 아니란다.

 

쌍용. 무언가 있을 듯 하여 주변을 둘러 보았지만

무심한 가을볕만 애꿎은 타박 듣는다.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닷새의 휴식에 번개 팅 !! 다시,주말에 전국 정모 !! / 행복에 채 다물지 못한 입을 보여 주시는군요...^^ 07.10.02 21:00
 
ㅎㅎㅎㅎㅎ...너무 다녀서 엄니한테 쫒겨날지도 몰러요. 07.10.02 22:22
지금은 울안에서 평안하신가 보죠... 맘껏 다니시니... 이젠,마~암을 사랑하시는 건지......^^ 07.10.03 20:53
 

저는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07.10.02 21:59
 
초록향기님도 건강 회복하시면 자주 나가시게 될겁니다. 07.10.02 22:25
 

오늘 여왕벌님의 말씀은 아름다운 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름다움을 전하시는 그마음이 그대로 옮겨집니다... 파란 가을 하늘빛에 물들여지는 아름다운 마음과 글이십니다... ^^ 07.10.02 22:19
 
가을이잖아요. ㅎㅎㅎ 07.10.02 22:24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ㅎㅎㅎ 07.10.03 11:18
 
ㅎㅎ....외로운 여자! 07.10.03 12:16
 

산 들보다 벌님의 가슴에 와 닿은 가을이 먼저인 것 같습니다 벌써 가을이 묻어나는 계절이였군요 07.10.05 00:04
 

'길 옆 절개지에는 민둥체꽃 보라색 꽃잎에 /'가을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 아직도 다하지 못한 미련이 있는지 /병아리풀이 앉은뱅이 걸음으로 햇살을 잡고 있다' 가을을 당기는 소녀의 시처럼 감동이었습니다. 머지않아 성큼 다가와 옷자락에 매달릴 넉넉한 가을을 가진 여왕벌님은 행복합니다. 07.10.0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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