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이런~! 백령풀이라니

by 여왕벌. 2007. 9. 9.

 

 

열흘이 넘도록 내리던 비가 그치고. 

하늘은 모처럼 맑다.

 

활공장 하늘에는

빨강 노랑  날개를 펼친

페러글라이더들이 이른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따가운 햇살에 제 가슴 제끼고

알곡을 여물리는 벼포기는 바람도 반갑다.

 

윙~~~윙! 예취기 소리

일년에 한 번, 조상님 이부자리 정리하는

후손의 팔뚝에 힘줄이 불거지고

뚝뚝! 콧등으로 땀이 흐른다.

 

볕이 좋아서 베낭에 물한통 집어 넣고

슬그머니 황**으로 들러 두어 시간 헤메다.

 

활공장 글자 아래 이삭귀개, 땅귀개 풍성하고

 

 

 

맨 눈으로 보기 힘들만큼 작은 흰(좀)개수염(곡정초과) 하얀꽃,

밋밋하고 가느다란 이파리 고들빼기를 닮은 깨묵 

 

가는잎산들깨도 작은 분홍색 혓바닥 빼물고

쥐깨풀(들깨풀)도 분홍의 허브향을 날린다..

 

부근 바닥에는 큰벼룩아재비가

넉장의 근생엽에 꽃대 올리고

하얗게 자잘한 꽃을 한창 피워 대고 있다.

발자국을 옮길 데가 없을 정도로 지천으로 깔렸다.  

 

 

억새를 헤치면서 능선을 오른다.

보라색 브로우치를 단 솔체가

한가롭게 능선 아래 낙동강 줄기를 굽어 보고 있다.

 

 

아직 자주쓴풀, 물매화, 용담은 소식이 없다.

작은 꽃봉오리 맺은 거 보니 10월이 되어야 만개할 듯.

 

능선에는 패러 매니아들로 북적이고

씨웅~~~!

모형항공기 동호회 회원들도

쉿소리 내는 항공기 조종하느라

붙박이로 서서 한쪽만 응시하고 있다.

 

!!!!!...

 

네갈래로 갈라진 분홍색 꽃,

잎 겨드랑이에 한 개씩, 줄기가 약간 붉다.

줄기를 둘러싸고 있는 선형의 마주나는 잎에 주맥 하나. 

잎 사이에 긴 털이 있다.

 

 

백령풀이다! 이런! 백령풀이라니...

 

 

그랬다.

작년 정모 때, 이 녀석

잎겨드랑이마다 열매만 맺은 것 보고

도감을 샅샅이 훑다시피 하였는데도

그 이름 찾아주지 못하였더니..

 

바로 옆에 있는 것도 모르고

녀석을 만나러 포항까지 갈려고 했었다니...

 

내려오는 임도에서 얼핏 스치는 홍도까치수염.

어느 바람에 실려 예까지 오게 되었는지..

아직도 하얀꽃 피우고 있다.

 

가을!

참 좋다!

 

 

 

백령풀1.jpg
0.1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