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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사는 이야기

보라국화님 사곡 후기

by 여왕벌. 2007. 9. 6.
 

보라국화님 사곡 후기


긴 하루였다.


며칠 전부터 백합화님과 멜을 주고 받으며 기다려 왔던 대구 아지매님들과의 첫 번개모임.


"북부정류장에 10시까지 오세요.

의성행 매표소 앞에서...어떻게 서로들 알아 보시더라구요...^^"


라는 백합화님의 말만 믿고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5분 전에 도착한 약속 장소.

어찌어찌 해서 제일 먼저 인사를 건네 오신 두메자운님...


그리고 백합화님 말대로 눈치껏 알아본 각시붓꽃님, 꽃봉지님, 찔레꽃향기님

그리고 사정이 있어 늦으신 백합화님과 뭉칠 수 있었다.


의성행 버스 안,


두메자운님이 풀어놓으신 보따리에서 나온 삶은 달걀과 귤

그리고 누군가가 준비해 온 맛없는 샌드위치로 배를 불리고 나서도

대구 여인네들의 수다놀이(?)는 계속 이어졌다.


의성 터미널에서의 여왕벌님과의 만남,


여자의 직감 때문인지 아님 눈썰미가 있으신 겐지 서로 어찌나 잘 알아보시는지...


더구나 여왕벌님은 우리의 닉네임을 정확하게 알아 맞추시는 범상찮은 재주까지 보이셨다...ㅎㅎ


전교생이 31명뿐이라는 작고 아담한 사곡초등학교,


여왕벌님께서 미리 준비해 놓으신 커다란 은행나무 아래 평상위에서 기지떡, 옥수수, 김밥, 한통 가득하던 밥통 속의 밥, 행정실 혜정씨네 김치, 상치쌈에 맛난 쌈장 그리고 순전히 사진촬영용으로 취급받은 보리음료(?) 거기다 시원한 냉커피와 수박, 복숭아등의 후식...그 많던 끼니꺼리들이 어떻게 해서 우리 뱃속으로 들어갔는지 원~~~


점심 식사 후,


초등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야생화연구소'라고 알고 간 '경상북도 농업 연구소<신물질 연구소>'에 들러 따가운 여름햇살을 가려가며 여왕벌님의 설명과 함께 백리향, 일월비비추, 산옥잠화, 가는기린초, 꽃범의꼬리, 애기똥풀, 석잠풀, 운향, 범부채, 능소화, 골입원추리, 벌노랑이, 상사화, 무릇, 짚신나물, 석결명, 더덕꽃, 패랭이, 부처꽃, 까치수영, 오이풀, 으아리, 목향, 섬초롱꽃, 개상사화(실난?), 삽주 등의 야생화와 ,벌레잡이제비꽃, 끈끈이주걱 파리지옥 등의 식충식물을 둘러보고 사진촬영도 했다.


그리고 다시 여왕벌님네 평상에 올라앉아 이런저런 얘기들로 한여름의 더위를 식혔다. 뭔 얘기가 오갔는진 사실 모두는 기억이 나진 않지만 주로 야생화얘기, 우리 카페에 대한 얘기,카페 님들의 안부들이 주된 화제였고 그러다 중간 중간 그대로 올리기엔 좀 거시기한 엽기에 가까운 얘기(?)들도 오고갔던 것 같다.


"오길 잘 한 거 같아요?"라는 백합화님의 물음에 "녜~!"라고 대답을 했다.


사실 야생화에 관심은 많았지만 지식이 없어서 주로 인터넷을 통해 조금씩 배우고 있는 내게 님들의 해박한 지식으로 설명까지 곁들인 이번 모임은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게다가 야생화에 관해 해박한 지식으로 그리고 갑자기 찾아든 대구 여인네들을 위해 썩혀두었던 곰팡이 내나는 쌈짓돈 털어 배불리 먹여주시고 또 기동성 없는 뚜벅이들의 발이 되어주신 여왕벌님과 행정실에 께시던 혜정씨...혹시 민폐는 끼치지 않았는지요?


그리고 여러님들 모두 반가웠습니다.


이름과 너무 잘 어울리는 보라빛 옷을 입고 오셔서 시원한 입담으로 재미나게 해 주신 각시붓꽃님, 말린 꽃으로 만든 예쁜 부채만큼이나 소녀처럼 고우신 꽃봉지님,

손수 뜨신 분홍색 니트로 부러움을 사셨던 찔레꽃 향기님,


상위에 음식이 셋팅될 때마다 사진으로라도 자랑해야한다며

열심히 셔터를 눌러대시던 두메자운님,

눈이 시리도록 파란 원피스로 잘 차려입고 오셔선

갑자기 꺼내신 모기약으로 아예 의성표 모기를 멀리 쫓으시던,


그리고 'ㅈ'으로 시작하는 다리 짧은 동물(?)을 잡는 방법을 너무도 세세하게 일러주시던 백합화님!

난중에 신랑이나 애들앞에서는 절대 그런 모습(빗자루나 신발짝으로 때려잡기) 보이지 말라는 말씀 절대 명심 또 명심 하겠습니당~!(^^)

이제 전 다시 님들과의 빠른 해후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휴가 첫날을 마무리하며...<보라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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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말 쓰기]


● 각시붓꽃 : 보라국화...그대는 쑥부쟁인가 벌개미취인가 구절초인가?...ㅎㅎㅎ. 향기로운 국화임에 틀림없네요. [06:10]


● 백합화 : 모야모야 쥐잡는 얘기는 남자들 안듣게 해야지~~~~~ㅎㅎㅎ 정말 즐겁고 유쾌하고 정겨운 시간들이었습니다. 게다가 보라국화님의 솜씨좋은 샌드위치란. 근데 참 이상도 하죠???? 왜 아직 안아짐인지.....이해가 안되네..이쁘고 솜씨좋고 상냥하고.....????????? 중매섭시다!!! [07:05]


● 꽃향유 : 샘나서 댓글달기도 안되네 그랴...계속 읽기만 했는데.....벌개미취 얘기에 또 솔깃...밖엔 온통 벌개미취 천지드만요... [08:25]

● 찔레꽃향기 : 보라국화님 글 읽다가 어제 일이 생각나서 혼자 막 웃었습니다. 그 엽기적인 야그들을 올려 놓으시니 어제의 기억이 새롭다고나 할까요? 저는 어제, 아마도 한 5년은 젊어지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맘껏 웃고 먹고 이야기하고... 꽃향유님, 부럽지유? 메롱~~~ [08:42]


● 각시붓꽃 : 어제 만약..각시붓꽃이 눈을 살포시 내려 깔고 저는요...하고 말끝을 흐리며 몽상에 잠긴 빛을 띄웠다거나 백합화님이 가시밭의 한 송이 흰 백합화처럼 고요히 머리 숙여 홀로 피었다거나...두메자운님이 백두산 자락의 고고한 꽃처럼 콧대를 세웠다거나 찔레꽃향기님이 향기 폴폴 날리시느라 그 맛난 떡도 먹는둥 마는둥 . [08:53]


● 각시붓꽃 했다면...했다면...을매나 재미없고 닭살이었을까.....ㅋㅋ. [08:55]


● 두메자운 보라국화님! 그대 향기에 꼭 맞는 이름임을 보는 순간 알았답니다! 너무 사랑스럽고 이뻐서 뽀뽀해 주고싶었는데 그대의 볼은 그대로 누군가를 위해 남겨져 있어야 할것 같아서 참았네요! 그럼요! 그새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09:06]


여왕벌 : ㅎㅎㅎ....그려. 강아지만한 쥐도 신발짝으로 때려잡는 우리는 씩씩한 풀꽃 아짐이당. 각시붓꽃님의 껄껄한(... 좀 심했나?) 못말리는 입심. 글발만 한 가락하시는 줄 알았는디. 그 고운 모습에 워찌 그려. 풀꽃님들은 상상이 안될거여. [09:10]


● 사랑초 : 히유...만나신 글만 읽고도 질투가 나서 못견디겠네요~ㅎ~ 제 고향이 그 쪽이라 더욱 아쉽기도 하구요.. 언젠가는 고운 님들 한번 만났으면 싶군요~ 좋은 만남 축하드려요!! [11:54]


● 꽃향유 : 기리기리 남을 추억을 만드셨네요. 모다...나중에 여왕벌님 대구 오실 때 봅시다요...기필코 그 멋드러지다고 소문난 모습을 보고야 말리라~~~~~ [12:11]


● 꽃봉지 : 보라국화님!! 막내라 어제 수고했어요....갸날푼 몸매로 기꺼이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고.... 샌드위치도 ...맛있었어요...예쁜 마음 고마워요...오래도록 간직할께요. [12:53]


● 마니또김 : 흐미, 이 님들 못본 사람들 애 간장 태우니라고 아주 애를 쓰시누만요. 나도 가고 싶었는디... 멀어서 또 차 멀미 겁나서 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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