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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사는 이야기

두메자운님 사곡 후기

by 여왕벌. 2007. 9. 6.
 

두메자운님 사곡후기


 1. 대구...만남


북부정류장에서 보라색 셔츠에 보라색 시계까지 구색 맞추신

각시붓꽃님, 미소가 소녀같이 수줍은 꽃봉지님,

손수 뜨신 분홍색 레이스 셔츠로 솜씨 자랑하시는 찔레꽃 향기님,


풀꽃같이 어여쁘고 가냘픈 모습 고운 눈매의 막내 보라국화,


이러저러한 이유로 조금 늦으신 우리 백합화님 (짧은 푸른 원피스에

받혀입은 하얀 레이스 가디건이 가히 예술이었음)


그리고 갖고 있는 것은 시간, 돈, 미모라고 풍치는 두메자운,

이 여섯 아짐과 안 아짐은 만나자 말자 죽이 맞아 웃음과 이야기꽃으로


의성으로 떠나는 무정차 버스 지붕이 들썩들썩!

그럼에도 아무런 눈총을 받지 않음은 아무래도 모든 님들의

한 미모하는 때깔 때문이 아니었을까?^^


특히 간단한 간식을 준비해왔다는 두메자운의 귀뜸을

자리에 앉자말자 얼른 내놓으라고 조르는 각시붓꽃님은


촉촉한 감성과 탁월한 시적 감각으로 조용조용 풀숲에 숨어 향기 뿜는

나즈막한 들꽃인줄 지레 상상해오던 만큼 놀라운 파격의 즐거움을 주셨으니

그 격있는 유머에다 그 터프함!


감성은 감성이고 생활은 생활이다! 라고 당당히 말씀하시며

삶은 달걀 두개에다 보라국화의 가녀린 손에서 준비된 두꺼운 샌드위치 두 조각,

음료수 한 깡통에다 귤 하나까지 가비얍게 해치우셨다!!


물론 나머지 님들도 기꺼이 보조를 같이 하긴 했지만...


2. 의성...만남



화기애애 정다운 대화로 한시간여... 저만치 의성 버스 터미널이 보이자

각시붓꽃님은 여왕벌님에게 각각 이름 맞추기 숙제를 전화로 주시고

대구님들도 여왕벌님을 알아보려고 고개를 있는대로 빼는데


아! 저기 한 여자!!


후릿한 키에 활짝 웃음을 띈 생머리의 여자!

그 시원한 미모에 당당한 카리스마까지 가히 수만 수펄과 일벌 위에

위엄 있게 군림할 면모를 지녔음에, 단번에 우리는 알았다.


게다가 각각의 이름을 100% 맞추는 예지까지? 단연코 그녀는 여왕벌!!


3. 그리고...


작고 아늑한 산등성이에 둘러싸인 아담한 사곡 국민학교의 칠월은

탁하고 무텁텁한 도회의 칠월과는 너무 달랐다.


하늘은 더 푸르고 떠있는 구름은 더 새하얗고

바람은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쉼 없이 산들이고


매미소리 조차 푸른 풍경 속에 녹아 청량한 여름빛을 보탰다.

아름다운 사진처럼 시간은 일순 멈추고 다만 눈빛과 눈빛만이

반짝이며 서로의 마음속에 서로의 정겨움을 새겨 넣었을 뿐!!


그리고


여왕벌님의 세심한 배려로 준비된


이끼 낀 두 아름들이 그늘 깊은 은행나무 밑의 파티...


삶은 옥수수, 시원한 생수와 음료수, 증편을 필두로 텃밭의 달고

싱싱한 오이와 풋고추와 깻잎과 상추잎과 여러 푸새들,


서무실 어여쁜 처자 혜정씨 어머님의 너무나 맛있던 김치, 물김치,

익은 맛으로 구수한 쌈 된장, 멸치 자반, 고슬고슬 하얀 쌀밥,


갖가지 종류의 김밥, 후식으로 나온 수박의 달고 시원함에다

붉디 붉어 맛깔스런 천도 복숭아, 물방울 맺힌 캔 맥주 (근데 아무도

왜 안드셨을까?) 차게 식혀둔 냉커피까지!!


그래도 미안함보다 즐거움과 행복함이 앞섰던 것은 여왕벌님의

정성과 사랑이 먼저 맘 깊이 느껴졌기 때문이었지...


점심 뒤에 여왕벌님이 안내해준 야생화 연구소(패찰은 신물질연구소)에는

진귀한 야생화와 식충식물들이 즐비해서 또 다른 즐거움과 행복감을

주었는데 그 종류와 아름다움은 약간 줄어든 기억의 용량으로 도저히

되살려 낼수 없음에 막내 보라국화님!!


정성과 맛으로 포식한 뒤에 준비된 눈의 즐거움은 그대의 총기로 전해주시길!


4. 감사!


여왕벌님, 그 아름다운 마을에서 자라서 그리도 마음과 모습 예쁘던 혜정님

그리고 우리 대구님들... 아쉬움 뒷자리에 남겨둔 정겨움과 사랑은

오래도록 따스한 그리움으로 기억될 것임을 미리 압니다!!



[꼬리말쓰기]


● 어리연 : 은행나무, 그리고 그 밑의 평상, 그리고 아줌씨들... 너무 좋았겠습니다. 그 Hite는 제가 있었으면 남아나지 않았을 텐데... 아쉽다.^^ [2003/07/30]


●쓴나물 : 어쩐지 글이 낯설지 않다싶더니- 안녕하세요-두메자운님 반갑습니다-[2003/ 07/30]



● 보라국화 : 잘 들어가셨나요? 금방이라도 꺼내서 먹고 싶을 정도로 잘 올려 주셨네요...^^ 그리고 야생화 목록은 열심히 베껴둔대로 올렸습니다요~~ㅋㅋ [01:25]


● 각시붓꽃 : 두메자운님이 절 무척 궁금해 하셨지요..밥도 안 먹고 이슬만 먹고 사는 사람 아니냐고...윽~~. 끌끌한 아들을 두 넘이나 키우는 엄마입니다...ㅎㅎㅎ. 대한민국 육군 일병엄마.. 한복입고 우정의 무대에 나가서 아들아!!하고 불러 보고 싶은 엄마..그런데 계란이라는게 꼭 꿩알만 하고 샌드위치라는 게 꼭 아기 손만 하던데. [06:15]


● 각시붓꽃 : 담에는 좀 큰 걸로 시원시원한 걸로 가져오시구랴.. .암튼 이른 아침에 간식 준비까지 해오신 두 분 수고 하셨어요...너무나 마음에 상처를 입으셔서 거미줄에 목을 매시겠다는 찔레꽃향기님...그 후의 안부가 궁금합니다...아이구 다들 한꺼풀 벗고 나니 ...으흐흐 넘 유쾌한 아줌마들... [06:19]


● 가을달빛 : 부러버라! 그 자리에 있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이 정겨움. 그리고 그 은행나무 가을에 물들면 얼마나 굉장할까? 여왕벌님 가을되면 은행나무 사진 좀 올려주세요 부탁합니다 ^^ [07:13]


● 백합화 : 두 번 째 사진의 상추쌈과 쌈장, 오이, 풋고추며 김치 등이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지금 보니까 또 먹고싶어지네요. 여기선 도저히 맛볼수 없는 싱싱함의 극치....혀 끝에서 느껴지는 그 청청함과 맷돌에 갈려 목으로 넘어가기 직전의 그 쌉조름한 맛! 아마도 비우님이 제일로 먼저 침 넘기실겨~~~ [07:17]


● 찔레꽃향기 : 금방 아침을 먹었는데 두메자운님이 올려주신 사진을 보니 어제의 그 달고 맛난 푸새들이 그리워지고 다시 한번 그 푸새들로 쌈을 싸서 입 크게 벌리고 맛있게 먹고 싶어집니다. 우리 풀꽃님들, 다 잘 들어들 가셨지요? 여왕벌님, 어제는 정말 고마웠습니다. 건강하세요. [08:35]


● 각시붓꽃 : 그 풋고추와 오이는 정말 맛있지요?...아삭아삭하고 단맛이 나던데..정신없이 노느라 서리를 해오지 못한게 한이네요..우리 언제 얼굴에 숯검댕 칠하고 서리하러 가여....깜깜한 밤중에.... [08:57]


여왕벌 : ㅎㅎㅎ...울 학교 마당에서 풀꽃나라 전국 페스티벌 개최해 볼까유? 초록향기님을 위시하야 어리연님, 꽃보숭이님, 꽃향유님, 쓴나물님, 가을달빛님, 시계꽃님, 자연사랑님, 요한님, 비우님, 석산님, 깜상님, 동백님, 나달님, 야국님, .... 무두무두 모시고. 히~~! 거명되지 못한 님들 삐칠라. [09:51]


여왕벌 : 에궁! 가을달빛님 때문에라도 가을이 오기 전에 얼릉 디카 장만해야겠시유. 노란 은행나무, 빨간 산수유, 주홍색 사곡시 찍을 거 넘 많다. [10:09]


● 꽃봉지 : 여왕벌님을 위시하여 여러 꽃님들 어쩜 그렇게 한결같이 입담도 좋으시고 미모도 빼어나고 문장력도 좋으신지 저는 그저 입이 딱 벌어질뿐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어머나!! 와 탄성 뿐이었으니까요 특히 두메자운님의 감탄사는 대단하더군요 여왕벌님 수고하셨구요 감사하게 향기롭게 살께요 건강하세요 [11:17]


여왕벌 : 재미있고, 사근사근하고, 애교 많고, 적당하게 오바도 하고, 한 미모도 하고, 글솜씨도 좋고, 분위기 메이커 두메자운님 덕분에 많이 웃었어요. 하늘하늘 잠자리 날개 옷 걸치고 입 가리고 웃으시는 꽃봉지님은 천상 요조숙녀시고. 조용조용 배시시 웃는 보라국화님의 짝은 어디 있을까? [11:41]


● 각시붓꽃 : 하이고 그 언 넘 땜시 을매나 울었던 마니또님을 호명하지 않으셨구랴....여왕벌님..ㅎㅎㅎ. [11:43]




여왕벌 : 에구! 우리 여로와 풀꽃빵도 빠졌당. 산내 산골에서 방학 맞은 풀꽃빵은 심심해서 워쩌누?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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