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나누기/사는 이야기

감나무 타령

by 여왕벌. 2007. 9. 6.
 

감나무 타령


서울계신 작은아배 큰맘먹고 성묘오자

옳다꾸나 이때로다 우리엄니 쾌재로다.

길쭉감은 쓸모없다 볼적마다 타박이던

톱질대장 우리엄니 기다린듯 톱질이네


서캐머리 잘라내듯 묵은가지 뭉텅뭉텅

에고저런 어쩔까나 대문간이 허전하다


더위지친 맹돌이가 긴혓바닥 내빼물다

땡감나무 그늘덕에 여름오수 즐겼는데

이노릇을 어찌할꼬 맹돌눈빛 애처롭다


겨우남은 두어가지 보기에도 처량쿠나

훤한대문 보기싫어 애써눈길 외면한다


쓸데없다 타박만은 원망할일 아니로다

품종마다 짠득짠득 홍시맛도 좋더라만

니감맛이 그정도니 우리엄니 탓만하랴


풋감족족 떨궈대어 대문간이 질척질척

네녀석도 낯짝있지 하긴우째 눌탓하랴


잘린가지 원망마라 그에모두 니탓이다

몇년전에 잘리고도 아직대비 못했더냐

잘린후에 후회한들 아무짝도 소용없다.

다시자라 모양내면 이런수난 또당할터

거름좋고 물좋으니 진즉부터 요랑해라.


알감모아 세어보니 붉은감이 접반이라

희색만면 우리엄니 감광주리 꿰차시고

제수곶감 깎느라고 굽은허리 못펴신다.

깎인알감 탱글탱글 보기에는 좋다마는

우리할배 기제삿날 폼만좋은 곶감일세

'이야기나누기 >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심불량 보고  (0) 2007.09.06
그 놈마저 데려올까?  (0) 2007.09.06
요놈의 주둥아리가 지맘대로  (0) 2007.09.03
여고동창  (0) 2007.08.27
쥐를 잡자! 쥐를 잡자! 찍찍찍!(2006.12.15)  (0) 2007.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