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동안 안달이 났습니다.
아무래도 홍도까치수염꽃이 져버릴 것 같아서...
둥글레님이 8월 1일에 갔다가 만났다고 했거든요.
일요일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금요일 핑계를 대고 도망을 갔습니다. ㅎㅎ.
주 중에는 행사가 있어서 짬을 내지 못했고
목요일에도 엉덩이 들썩거리다가 비가 퍼붓는 통에 포기를 했지요.
금요일 오후에도 날씨가 변덕을 부리는 통에 갈까 말까 망설였지만
더 늦추어서는 안될 것 같아서 오후에 기어이 조퇴를 하였습니다.
3시 40분쯤 도착하여 그 페러글라이드 착지하는 곳에
차를 추차하고 오르기를 준비하는데
또 먹구름이 몰려와서 비가 쏟아집니다.
천둥치는 소리도 은근히 위협적이었지요..
한참을 기다리다가 할 수 없이 비닐 우의를 덮어 입고 나갔습니다.
우산을 들고 가다가는 아무래도 봉변당할 것 같아서요.
사위가 너무 조용하고 아무도 없어서 좀 겁이 났지만
그래도 씩씩하게 오르기 시작하였슴다.
땅귀개 있는 쪽으로 오르지 않고 활공장까지 오르는 임도를 따라 걸었습니다.
거의 꼭대기 다다를 무렵 멀리서 봐도 금방 눈에 띄는 흰꽃 무리
바로 길옆 배수 도랑(물은 없고)에 하얗게 무리지어 있는 홍도까치 수염이 보이더군요.
꽃 주저리를 보니 아직 한참 동안 꽃이 필 것 같았습니다.
유독 이 부분에만 개체가 모여 있습디다.
늘 10월에 정모를 갔으니 홍도를 만나지 못하였을 수밖에요.
어느 바람에 실려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어떻게 이곳에 홍도까치수염이 자생하는지 미스테리였습니다.
조금 아래 구비에는 대나물이 무리지어 있었고요.
능선 위에는 마타리, 뚝갈, 등골나물, 가는잎꼬리풀이 한창이고
솔체는 막 한송이씩 피기 시작합디다.
.
개아마 한포기는 씨앗 여물고 있었고
방울비짜루 붉은 구슬이 인상적이었는데
그것도 귀하다고 파제낀 흔적이 보이더군요.
낙동구절초와 물매화는 우거진 억새나 나무 때문에
그 세가 저점 약해지고 있었슴다
습한 곳에 땅귀개, 이삭귀개는 아직 안보이는 거 같았슴다.
땅귀개 있던 부근에 개미탑 깔려 있고,
가는잎산들깨가 가을을 준비하고 있었슴다.
아무튼 홍도까치수염 만나서
도망간 보람 있었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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