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무 정신머리는 김치국에 밥말아 먹었는지
깜빡깜빡하더니만 그예 일을 저지르고 말았슴다.
내 그럴 줄 알았지.
닻꽃 보러 간다고 산행 때 먹을 과일을 사러 대형 마트에 들렀는데
화장실 선반에 지갑을 얌전하게 올려 놓고 그냥 나왔지 뭡니까요.
지갑을 올려 놓을 때
"절~때로 잊어버리면 안돼"
주문을 단단히 걸었습져.
주문을 걸면 뭐합니까.
일어서면서 발 아래 둔 비닐 봉투만 낑낑거리고 들고 나왔으니.
아침 일찍 베낭을 꾸리면서 지갑을 찾으니....
도통 기억이 없는지라..
안 돌아가는 머리 회전시켜서 겨우 기억을 살리는 순간
아차차~~~~!
내 어찌 나를 믿었던가.
오호라~~! 낙엽줄의 깜빡거리는 건망증이여.
황당하여 마트 사무실에 전화를 하니 습득물 신고가 없었답니다.
돈이야 한 15~17만원 정도 있었지만
운전면허증. 주민등록증, 공무원증, 현금인출카드, 신용카드가 석장...
각종 전화번호 딱지에 내 명함 까지 있었는데...
당장 손 안에 쓸 돈도 한푼이 없으니..
그래도 지갑보다 더 중요한 닻꽃은 봐야겠으니
합류하기로 한 장소까지 운전하면서
카드 분실 신고하랴, 습득 여부 다시 확인하랴...
에구~~
그노무 지갑이 화장실에 지를 버리고 갔다고
삐쳤는지 안돌아옵디다.
돈은 가지고 가더라도 다른 것은 돌아왔으면 좋으련만...
지갑 가득 그런 거 꽂아 다닌다고 위험하다는 충고도 들은 적 있었는데여.
기어이 당하고 말았구먼요.
오늘 읍사무소로 경찰서로 농협으로
이 더운 찜통 날씨에 뒤처리하느라 땀 꽤나 흘렸슴다.
에그~~~!
그노무 닻꽃 값 한번 되게 비싸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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