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28. 흡수굴.
드뎌 목적하던 호리둘 산맥의 산 아래 호숫가 초지에 도착하였다.
아니다.
차가 들어가기에는 계속되는 습지가 너무 위험해서 목적지에 조금 못 미친 곳에 차를 세웠다.
이 곳까지도 차가 들어오는 것이 미안할 정도로 길이 험해서 조마조마 했는데
몽골 기사들이 더 이상 들어가면 빠질 수 있다고 적당한 위치에서 차를 멈춘 것이다.
주먹 밥과 물을 담은 베낭을 메고 신발 끈을 바투 조여 매면서 출발 준비에 서두른다.
3호차가 또 조금 늦게 도착하기에 기다리다가 미리 숲 안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뒤늦게 도착한 3호차는 우리가 숲 위쪽에서 기다리면서 빨리 올라오라 소리쳐도 그 아래서 사진을 담느라고 정신이 없다.
할 수 없이 먼저 숲 속으로 들어선다.
마른 하천과 호수변 습지와 초지에서 계획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고
3호차가 늦장을 부리는 바람에 산 위쪽 수목한계선 까지는 어림도 없을 것 같다.
이미 발 빠른 꽃동무 한 분은 뒤도 안 돌아 보고 앞서서 먼저 올라가더니 이내 시야에서 사라진다.
오늘의 목적지 수목한계선 지역까지 가 보고 싶다고 몆 번을 말했던 그다.
탐사 후 다시 집결하는 시간을 계산해 봤을 때, 내 걸음으로는 절대로 올라갈 위치가 아니라 따라붙고 싶은 마음을 포기한다.
숲 지역 아래라도 충분하게 탐사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이 곳에서 몽골에서 처음 만나는 이탄층 습지 식물을 많이 만나는 소득이 있었는데
이 번 몽골 식물 탐사의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곳에서 하루 더 머물렀더라면 하산을 서두르지 않고 산 위쪽 식물까지 충분히 탐사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숲 안으로 들어서자 몇 발 앞서 가던 일행의 탄성이 들린다.
금매화가 흐드러져서 어디에 눈을 둬야할지 어지러울 정도이다.
어마어마한 풍광에 카메라 대신 폭이 넓은 폰으로 바꾸어 들고 담는다.
그래도 눈으로 보는 만큼 담아지지 않는다.
이런 곳은 그냥 앉아서 쉬기만 해도 몸과 마음의 피로가 다 사라질 것 같다.
언제 여유롭게 그렇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끼?
다들 꽃구경에 정신 없이 빠져서 앞으로 진행할 생각이 없다.
1차 숲을 지나니 또 초지가 나타난다.
황기속 녀석이다.
너 이름이 뭐니? 물어도 대답이 없다.
오르던 초지에서 뒤를 돌아 보니 또 이렇게 멋진 풍경이 있다.
앞만 보고 가다가 이런 풍광도 관조할 틈이 없었을 것 같다.
차이브 Allium schoenoprasum 녀석은 아직 봉오리 상태이다.
이 녀석을 산파로 부르는 것 같던데....확인 전이라 확신할 수 없다.
널려 있는 야생파와 야생부추는 캠프에서 된장국이나 뭇국을 끓이거나 부챔개를 만드는 재료로 요긴하게 쓰였다.
한쪽에 두어 송이가 개화를 했다.
설앵초류 밭에 개감채가 곁방살이를 하고 있다.
오랑캐장구채일까?
6월 말에 눈이라니
군데군데 골짜기에 아직 녹지 않은 눈이 보였다. 주변에는 아직 풀들이 싹을 틔우지 못하고 누렇다
그 주변의 버드나무는 이제사 꽃을 피우고 있다.
결실기로 들어선 열매 표면에 백색털이 밀생하고 있다.
백두산 언저리에서 만났던 털복주머니난초가 무더기로 나타났다.
숲 아래 초지에 산만하게 흩어져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잎이 매우 가늘게 갈라진 송이풀속 녀석이다
작년 몽골 동부지역 탐사에서 pedicularis sudetica 로 학명을 찾아 두었더랬다.
발톱꿩의다리일까?
개화 초기라 열매를 확인할 수 없으니 ....
누워있는 고목 등걸에 의지하여 옅은 노란색으로 꽃을 피운 새로운 종덩굴 녀석이 나타났다.
꽃의 형태나 잎의 갈라짐이 자주종덩굴과 좀 비슷하지만 잎 가장자리 톱니나 꽃의 크기가 다르다
Clematis sibirica (L.) Mill (635p)
이탄층 지대의 꿀렁거리는 바닥에서 자그마하게 꽃을 피운 아주 앙징스러운 난초 종류를 발견하였다.
이 숲에서 두세 종의 난초류를 발견하였는데
시간에 쫒기지 않는다면 더 많은 난초류를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제비란속에 속하는 난초라 한다.
물매화속 식구도 꽃봉오리를 품었다.
물매화속 Parnassia oreophila Hance
키가 10cm도 안되는 작은 석죽과 녀석이 이탄층 이끼 위에 살고 있다.
개벼룩과 거의 흡사하지만 엽형이 좀 달라보이는 듯 하여 선뜻 개벼룩이라 단정하기가 주저된다
열매가 길고 털이 없는 버드나무속 녀석과 마주한다.
이 번에 몇 종의 버드나무속 녀석들을 만났지만 학명 찾기조차 쉽지 않다.
노란색 제비꽃을 찾았다는 소리에 다가가니 장백제비꽃 Viola biflora L.이다.
약재로 이용되다는 지의류이다
죽은 나뭇가지에 기생하며 살고 있었다.
검은 색의 꽃봉오리를 달고 있는 투구꽃속 녀석이다.
이 녀석은 포가 많이 커서 위의 녀석과는 또 다른 종으로 보인다.
꿀렁거리는 이끼 층을 유심히 살피다가 작은 난초를 찾았다.
습지에 자라는 난초로 보인다는데......산호란속에 속하는 난초류라 한다.
미나리아재비과 인데 잎이 선형으로 매우 가늘다
학명이 Lanunculus monophyllus(몽골도감 646p) 라는 녀석이다.
눈에 익은 듯한 국화과 취나물속 녀석이 나타났다.
잎 기부가 줄기를 감싸면서 줄기 아래로 날개처럼 흘러내리는 특징이 보인다.
백두산 언저리 숲에서 만났던 산골취와 아주 흡사하다.
잎의 주맥에 고불거리는 긴털 이외에는 전초에 털은 거의 안보인다
검은자색꽃을 피우는 마르타곤 백합 Lilium martagon L. 이다.
아직 봉오리 상태라 아쉽다.
마악 벌어지고 있는 한 송이가 너무 반갑다.
덩치가 큰 구릿대 비슷한데, 녹색꽃을 피우는 산형과 녀석이다
Archangelica decurrens (109p) 로 확인된다.
관모박새 Veratrum dahuricum (Turcz.) Loes.로 보이는데 꽃이 녹색이다.
관모박새는 박새보다 키가 절반 정도로 작고 화피가 주걱형에 연노랑색이라는데.....
몽골 도감에 여로속 Veratrum lobelianum Bernh (505p)로 학명을 찾았다.
까치밥나무속 녀석의 어린 열매를 찾았다.
처음 만나는 갯지치속 녀석이다
몽골 식물을 보고 온 사람들이 갯지치로 정리하여 올려 놓고 있지만
갯지치 Mertensia asiatica (Takeda) J. F. Macbr.는 아니다.
도감을 확인하니 갯지치속 Mertensia davurica (Sims) G.Don 녀석이다.
검은 자색으 투구꽃 식구가 무리지어 나타난다.
전초에 짧은털이 밀생하는 쥐오줌풀 식구이다
몽골 작은 도감에는 3종이 소개되어 있는데 사진 자료도 미흡하고 기재문 해석이 안되어서 확인하기 어렵다
몽골 도감의 Valeriana officinalis L.가 비슷한 느낌이 있긴 한데......
설령쥐오줌풀일까 싶은데, 설령쥐오줌풀은 한반도 북부지방에 나며, 러시아 극동, 중국 동북부 등에 분포한다.
쥐오줌풀에 비해 전체에 털이 많고 잎자루와 꽃자루에 부드러운 털이 있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요 벼과 녀석은 소수가 매우 귀업다.
빨리 내려 오라는 소리에 시간을 보니 예정 시간이 다 되었다.
야생화 탐사가 이렇게 시간에 쫒겨서야 제대로 탐사가 안된다.
일정을 더 늘여서 여유롭게 탐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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