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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식물/몽골 식물

몽골식물 탐사기 4-3 - 금매화가 흐드러진 흡수굴의 숲

by 여왕벌. 2023. 7. 26.

2023. 6. 28. 나흘째, 흡수굴.
 
검문소를 아무 일 없이 통과한 우리는 깊게 패인 호수변 숲 길을
배가 풍랑에 흔들리는 듯 너울 너울 춤을 추면서 통과하였다.
 
곳곳이 습지라 깊게 패인 구덩이를 만날 때마다 조마조마하여
마치 내가 운전 하는 듯이 다리에 힘이 들어가면서 저절로 용을 쓰게 된다.
 
쓰러질 듯 진창에 빠질 듯 하면서도 여유있게 그 곳을 통과하는 몽골기사의 운전 솜씨도 훌륭했지만
힘이 좋은 푸르공의 위력도 대단하였다. 
 

 

 
숲 사이로 반짝이는 호수면을 뒤로한 금매화속 Trollius asiaticus 군락은 환상적이었다.

 

 

마지막 위험 지역을 무사히 통과한 우리는 3호 차가 도착하지 않아서 숲에 차를 세우고 기다려야 했다.
거의 30분을 기다렸는데 차가 진창에 빠져서 나오느라 조금 늦기도 했지만
오면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으라고 지체가 되었다고 한다. 앞선 일행이 기다린다는 걸 생각하지 않았다.
 
금방 따라오겠지 하던 우리는 나중에는 차에서 내려서 숲을 뒤지기 시작하였다. 
푸른색이 유난스러운 쥐손이풀속 Geranium pseudosibiricum 녀석이 숲바닥을 채우고 있다.

 
백두산 언저리에서 만났던 애기완두 녀석이 풀숲에 보인다.

 
아침 햇살로 세수한 바람꽃속 Anemonastrum crinitum 녀석도 아주 깔끔하다 

 
십여 미터 아래 쪽으로 이동하는데 발 아래 바닥이 꿀렁꿀렁한다.
 
이탄층이다~!!!
이탄층에는 또 다른 식물들이 나타날 거라 기대를 하면서 주변을 살피는데
한 뼘도 안 되는 키의 까치밥나무속 녀석의 잎이 무리를 이루고 있다.
 
마치 초본 처럼 위장을 하듯이 목질의 묵은 가지가 전혀 보이지 않아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대장은 목본이 아니라 초본 같다고 한다.
그러나 분명 까치밥나무속 녀석인 목본이 맞다고 확신이 든다.
 

 
분명 묵은 가지가 있을텐데...꽃도 필테고....하면서 조심 조심 발을 옮기면서 잎을 들추었다.
 
와우~! 그렇지 ~!!
결국 꽃이 핀 걸 찾았다.
자방이 발달하지 않은 걸 보니 수꽃이다.

 
 
꽃고비도 개화를 시작하는 것 같다.

 
노란색꽃을 피우는 송이풀 식구도 처음 나타난다.
자색을 띠는 녀석도 있던데....이름 찾으려면 머리 아프다.

Pedicularis oederi 로 확인이 되었다.

 
 
 눈과 발이 빠른 꽃동무가 멀리서 부른다.
처음 보는 녀석이다.
붉은범의귀아재비라 일러주는데 확인을 해 봐야 한다.

붉은범의귀아재비: Micranthes hieracifolia (몽골도감 p. 710)가 맞다.

 
낯이 선 오이풀속 식구도 있고 

 
산미나리아재비가 아닐까 하는 녀석도 보이고

 
쇠뜨기속 녀석도 나타난다.
어쩌면 이 녀석 국내에서 보지 못하는 개쇠뜨기일 수도 있다.
개쇠뜨기는 포자낭수는 주축 끝에만 생긴다. 포자낭수에 긴 자루가 있고 포자낭수 끝에 돌기가 없다는데.....
 
 20 여분 넘게 기다리던 3호 차가 도착했다고 빨리 올라오라 소리지른다.
볼 게 많은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우~!! 더 관찰해야 하는데.....그래도 가야 한다. 
미련으로 무거운 발걸음 재게 놀려서 후르공에 탑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