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26. 둘째 날 오후.
울란바토르에서 흡수굴로 가는 고속도로는
평원을 가로지르며 거의 직선으로 놓여 있기 때문에 거침 없이 달릴 수 있다.
고속도로의 노면이 우리의 국도보다 못하였지만 그런대로 속력을 낼 수가 있는데,
고속도로를 벗어난 비포장 길은 곳곳의 습지와 개울, 하천 산지를 곡예하듯이 출렁거려서 모두 긴장을 하게 만든다.
이정표도 없고 이리 저리 갈라진 그 길을 몽골의 기사들은 잘도 찾아 다니는 게 신기하였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몽골의 대 평원과 멀리 조망되는 산지,
그리고 초지 곳곳에서 풀을 뜯고 있는 양, 말, 소떼들의 이국적인 모습은 아주 평온한 분위기라
도회의 일상에 지친 심신을 추스릴 수 있는 여행지로 추천하고 싶다.
앞서 가던 차량이 잠시 휴식을 위하여 작은 쉼터에 차를 세웠다.
고속도로 중간에 원두막 같은 시설물이 세워져 있고 화장실이 있어서
운전자들이 급한 생리현상도 해결하고 휴식을 위하여 차를 세우는 곳이다.
저만치 바위들이 무더기로 서 있는 초지에 붉은 큰솔나리 무리가 보이자 다들 카메라를 챙긴다.
대황은 어딜 가나 장군처럼 초지를 지키고 있다.
한쪽에 층층갈고리둥굴레가 꽃을 달랑거리고 있다.
이 녀석들은 키가 무릎높이 정도로 국내의 재배지에서 보던 녀석들 보다 더 작았다.
잎이 가느다랗고 키가 작은 싱아속 녀석이다. 긴개싱아일까?
나중에 녀석들의 학명을 찾아 주어야 한다.
몽골좁은잎해란초 Cymbaria daurica
피침형의 잎은 분색이 강하고 무리를 지어 나타난다.
십자화과 식구
꽃을 모면 금불초 식구들과 가까울 것 같은데 잎은 씀바귀 쪽과 비슷하다.
꽃과 잎이 매치가 잘 안되는 녀석이다.
까치밥나무속 녀석인데 열매도 없다
가시까치밥나무 Ribes diacanthum 로 확인이 된다
이번 몽골 탐사에서 유일하게 만난 실쑥이다.
실쑥을 담고 있는데 출발한다고 빨리오라 독촉이다
그래서 일행들한테 실쑥이 있다고 알려 줄 틈이 없었다.
푸르공은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달리는 차창을 통해 촬영한 고속도로 주변의 모습이다
소떼나 양떼가 도로를 횡단할 때는 모든 차량이 서서 지나가기를 기다려 준다.
우리 일행을 태운 차량은 주유를 하기 위하여 중간 중간 차를 세운다
차량 3대가 주유를 하는 동안에도 꽃을 볼 수 있는 찬스이기에 다들 우르르 차에서 내려 주유소 주변의 풀밭을 뒤진다.
주유소 주변에 사리풀이 흔하게 나타난다.
국내에서도 만나는 흰꽃광대나물이다.
바디풀 Leptopyrum fumarioides (L.) Rchb. 이다.
처음 만나는 용머리속 녀석이다.
Dracocephalum moldavicum((469p) 이거나 김찬수 저 알타리식물 탐사기에 D. foetidum(157P)로 보인다.
돌지치도 풍경으로 담고
아직 피뿌리풀 군락은 나타나지 않았다.
몇 포기 군데 군데 보이길래 인증샷 날린다
노랑개자리는 별로 흔하게 보이지 않았다.
흔하다고 눈길주지 않던 관모개미자리도 정성들여서 들여다 본다.
비슷한 삼수개미자리가 있는데 이 녀석은 잎이 매우 짧고 오래 줄기 기부의 뿌리가 굵고 목질화 되어 있었다.
허브향이 느껴지는 꿀풀과 녀석 Lophanthus chinensis 이다
고산국화도 피기 시작하였다.
익모초와 흡사하지만 같은 속 다른 녀석이다.
Leonurus deminutus 이다
주유를 마친 차량은 바쁘게 출발한다
6시 가까이 되면 초지에 텐트를 치기에 적당한 자리를 찾아야 한다.
다르항에서 400여 km 를 바쁘게 달려서 도로변에서 조금 떨어진 편평한 초지에 차를 세우기로 했다.
어제는 비가 와서 호텔에서 보냈으니 실제 첫 야영인 셈이다.
주변은 당연히 가축들의 배설물이 뒹굴고 있지만 요령 껏 피해서 텐트를 설치해야 한다.
강물이 멀어서 불편하긴 하지만 저지대로 가면 너무 습해서 숙영지로는 적당하지 않다.
물통을 싣고 허드렛물을 뜨러 갔던 차량이 빈물통을 들고 돌아왔다
하천 물이 너무 더러워서 허드렛물로도 적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물을 덜 쓰는 쪽으로 큰 생수통의 물을 이용하여 겨우 쌀만 씻어서
밥만 짓기로 한다.
한쪽에서는 텐트를 설치하는데 여자들은 저녁밥을 짓느라고 야외 주방에서 분주하다.
세제를 쓰지 않고 쌀을 씻은 물을 설겆이물로 이용하기로 한다.
다들 보따리에 넣어온 반찬들을 꺼내 놓아서 저녁식사를 해결한다.
김, 장아찌류, 멸치볶음, 젓갈, 김치 등, 각자 십시일반으로 챙겨온 반찬들로 진수성찬이 된다.
내 고향 시골 집 텃밭에서 따온 풋고추는 인기 짱이었다.
각자 본인의 식기와 수저를 가지고 식사를 하고 그릇을 씻었다.
물을 아끼기 위하여 바닐팩을 식기에 씌워서 식사를 하여서 씻는 일도 줄이고 편리함은 있는데
매 끼마다 비닐이 쓰레기로 나오는 게 좀 마음에 걸렸다.
저녁 식사 후 10시 가까이 되도록 주변을 뒤지면서 탐사 겸 산책을 하는데
몽골은 아침 4시 30분이면 벌써 환하고 저녁 10시까지 카메라를 들고 풀밭을 뒤지는데도 촬영이 가능할 정도로
낮이 길어서 야생화 탐사에는 아주 좋은 조건이다.
첫 숙영지 주변에서 만난 녀석들이다.
방울비짜루는 아닌 것 같고 망적천문동 쪽에 더 가깝다.
전초에 분백색이 도는 꼬리풀속 Veronica incana
백리향속
솜다리 가족이다. 아마도 들떡쑥이겠지.
아마가 지천으로 깔려 있었다.
양반풀이 여기에서도 나타난다.
꽃꿩의다리를 닮은 꿩의다리속인데
몽골도감에 꽃꿩의다리로 실려 있다
초종용인지 백양더부살이인지....
잎많은두메자운 Oxytropis myriophylla
재작년에 만났던 녀석이다.
비수리속으로 확인했다고 동행 꽃동무한테 이야기 했는데
비수리속이 아니라 황기속 Astragalus melilotoides으로 찾아두었었다. ㅠㅠ
헌데 이번에 만난 녀석은 잎이 더 가는 변종으로 Astragalus melilotoides Pall. var. tenuis Ledeb. 이다
골무꽃속 Scutellaria scordiifolia Fisch.
대마로 불리는 삼이다
몽골에서는 이 녀석이 초지에 지천으로 자라고 있다.
안동에서는 안동포의 원료로 재배를 하고 있다
일행 중 한 분이 대마 잎을 씹었다고 하면서
"아무나 뎀벼~!" 라고 약 기운이 있는 척 하며 장난을 쳐서 한참 웃었다.
초지 바닥에는 애기봄맞꽃과 흡사한 명천봄맞이꽃이 자리를 깔고 앉아 있다.
이녀석은 로제트잎 가장자리에 몇 개의 톱니만 확인하면 애기봄맞이와 구분이 쉽다
방풍은 꽃봉오리만 달고 감질나게 한다
어두워져서 더 이상 탐사가 어려워진다.
촬영 시각을 확인하니 10시가 넘었다.
도칙하여 저녁 식사 후 촬영한 우리의 숙영지 모습이다.
화구가 2개인 버너는 최교수 팀이 사용하던 걸 우리가 받아서 이용하였는데
화력이 센 두 개의 화구 덕분에 조리 시간을 단축시킬 수가 있었다.
10여 명의 카메라와 폰의 베커리를 충전하기 넉넉하였던 발전기
현재 시각이 7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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