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가거도 탐사 3-푸른가막살나무,머귀나무,금새우란,애기참반디,흑산도비비추,넉줄고사리,큰꿩의비름,밀나물,구실잣밤나무,모람,꾸지나무,파리풀

by 여왕벌. 2019. 5. 29.

2019. 5. 23.

 

삼거리에서부터 동쪽 끝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는 중간중간에 바위지대도 있는 좁은 숲길이다.

바위를 오르락 내리락 하기가 수월하지는 않는데 어떤 곳에는 길의 흔적이 사라져서 한참 어리둥절하기도 하였다.

 

산거머리는 음습한 바위 밑에서 휴면을 하다가 기온이 오르고 습도가 높은 시기가 되면 밖으로 나온다고 한다.

부스럭거리는 발자국 소리를 진동으로 용케도 감지하고 먹이를 향하여 공격을 한다는데

바위 위에 꼿꼿하게 서 있다가 사람이 지나가면 휙 뛰어 내려서 목덜미에 붙는 걸 본 적이 있다는 말에 소름이 돋았다.

 

이 녀석이 몸에 붙어도 아무런 통증도 못 느껴서 물린 줄도 모르고 있다가 숙소에 돌아와서 옷을 벗을 때에서야 알게 되는데

뒤에 만난 팀원이 거머리가 세마리나 다리에 붙어 있더라고 겁을 준다.

 

등산로 초입에 옷자락을 잡고 놀아달라고 보채던 녀석은 머귀나무 어린 녀석이었다.

 

 

 

 

 

 

 

등산로는 사람이 다닌 흔적이 거의 없고 사위가 교교하여 좀 으스스하긴 하다.

관광객들은 주로 차를 이용하여 전망이 좋은 곳을 다니거나 넓은 길을 걷기 때문에 등산로는 거의 다니지 않는 것 같다.

섬이라서 멧돼지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갑자기 사람이 나타나면 놀랠 것 같다.

 

그래도 첫째 날 등산로 짧은 길을 혼자 걸었던 덕분인지 둘째 날은 좀 자신감이 생긴다. 

다만 바위지대를 오르 내릴 때는 네발로 걸으면서 조심을 했다.

혼자서 발목이라도 삐는 사고가 난다면 난감하기 때문이다.

 

바위 틈과 숲 바닥에 가끔씩 나타나는 흑산도비비추

흑산도, 홍도, 가거도에 분포하고 있는데 아직 이 녀석 꽃이 핀  모습을 보지 못하였다.

개화 시에 홍도나 흑산도를 다시 가야 할 것 같다.

 

 

 

 

 

 

넉줄고사리도 잎새가 이쁘다

 

 

바위채송화가 나타나면 혹시나 하고 들여다 봤지만....결국 내가 찾으려던 녀석은 찾지 못하였다.

몇 사람 함께 했다면 시간을 좀 할애해서라도 제대로 찾아 보았을텐데.....

 

 

 

부실하게 자란 큰꿩의비름

 

 

 

 

바람이 심한 곳에 애기참반디가 밭을 이루고 있다.

카메라를 들이대었더니 초상권을 침해하지 말라고 얼마나 도리질을 해대는지...

 

 

 

 

 

 

금새우란 싹은 드문드문 나타난다

 

 

고깔제비꽃이 무리지어 나타나고

 

 

배가 도착할 시간이 넘어서 김박사와 통화를 하니 도착하여서 점심식사 중이라고 한다.

김박사와 조샘은 독실산으로 가서 주변을 살펴 보려고 한단다.

 

이 섬에서 차량으로 독실산까지 실어주면 50000원이 공식 운임료이다.

나는 이미 독실산을 내려와서 등산로를 타는 중이라, 오늘은 결국 따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

 

덜꿩나무 어린 잎이다. 처음에는 분꽃나무인가 했다.

 

 

 

 

 

꽃이 핀 금새우란을 드뎌 만났다.

가거도에는 난초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 난초를 찍기 위해서 더러 오는 경우가 있는 모양이다.

 

내가 이 길을 선택한 것은 난초 때문이 아니라 다른 녀석을 찾아내기 위함이었는데

결국 그 녀석은 만나지 못하고 금새우란만 보게 되었다.

소문이 나던 것과 달리 개체들이 그리 많지 않는 것 같다.

 

오늘 배로 김박사팀 말고 또 세 분이 섬에 들어 왔다.

백두산 탐사 안내 대장이 멸종위기식물 조사팀 두 분과 함께 들어온 걸 우연하게 알게 되었다.

 

 

 

 

그 팀이 내가 걸은 등산로를 시간차를 두고 뒤따라 오면서 조사를 한 모양이다.

헌데 신안새우란 무더기가 남채되어 완전히 사라지고 다도새우란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꽤 개채가 많았는데 한 포기도 확인하지 못하였다고...아마도 푸대를 가지고 캐 간 것 같다고 한다.ㅠㅠ

 

가거도의 새우란도 이젠 끝장이 난 것 같다고 한탄을 한다.

 

 

 

 

산을 내려와서 만난 멸종위기식물 조사 팀 김박사의 이야기를 들으니

홍도에도 올해 많은 사람이 들어가는 정보가 입수되었는데 그래서 출입 통제를 해야 한다는 보고를 올려서

어제 급하게 출입을 통제하도록 조치를 취하였다고 일러주었다.

 

헌데 입도 첫날 내가 가거도에 들어온다는 글을 올린 것을 본 누군가의 전화를 받았는데

홍도가 통제되어서 내가 가거도로 방향을 돌린게 아닌가 하고 묻기에 무슨 말인가 했더니 그 말이었던 것이다.

출입 통제를 한다는 정보가 금방 퍼졌다는 것인데 어떻게 그게 가능했는지 궁금하다.

 

나는 난초를 보러 온 게 아니고 푸른가막살나무를 보러 왔을 뿐인데......

 

 

 

 

문제는 홍도 주민이 홍도의 귀한 난초를 채취하여 인터넷으로 팔고 있다고 한다.

**방을 운영한다는 주민의 집 안에는 채취한 신안새우란과 다도새우란, 금난초가 수북하다고

그 지역 숙박업을 하는 주민이 이야기를 하더라고 또 다른 꽃동무가 들은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돈벌이가 된다고 지역 주민까지 난초를 채취하여 씨를 말리다니.....

 

섬으로 관광객이 오도록 하려면 오히려 귀한 식물을 잘 관리하는 것이 큰 그림에서는 이익일텐데

눈 앞의 이득을 취하려고 섬의 소득원이 될 귀한 자연을 망가뜨리고 있다.

 

이젠 홍도까지 끝장이 날 것 같다.

출입을 통제한다고 해도 밤낮으로 지킬 수는 없으니....

 

 

 

이 녀석은 순판이 담갈색을 띠고 있어서 다른 녀석일까 했더니

그냥 금새우란 변이 정도로 봐야 한단다.

 

 

밀나물 어린 개체가 무리지어 나타났다.

 

 

 

 

산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던 구실잣밤나무 정체이다

 

 

 

 

 

이제 슬슬 지쳐간다. 보려던 녀석을 못 보았으니 더 힘이 빠지는 모양이다.

독실산에서 계속 내려왔으니 그래도 수월하긴 했다.

 

등산로가 길어서 계속 걷기에는 무리인 것 같다.

푸른가막나무를 봐야했기에 중간에서 등산로를 벗어난다.

 

임도를 따라서 거꾸로 독실산 쪽으로 올라가야 한다.

 

와우~! 보고싶던 푸른가막살나무가 몇 발자국 걷지도 않았는데 금방 나타난다.

개화 절정기가 지나서 꽃이 거의 떨어졌지만 그래도 이쁘고 반갑다.

 

 

 

 

상록성이라 잎은 두꺼웠고 반들거렸다.

관목이라 햇볕을 잘 받는 숲 가장자리에 자라는데 문제는 도로변의 잡목을 정리하면서 매년 잘리는 수난을 당한다는 것이다.

 

 

 

 

 

 

녀석을 감고 올라가는 덩굴을 제거해 주려고 하다가 찔레나무 위로 자빠지는 바람에

찔레나무 가시에 긁혀서 상채기가 많이 생겼다.

 

베낭을 멘 덕분에 뒤로 넘어졌어도 그나마 덜 다쳤다. 지나친 오지랖이 문제다. ㅋ

 

 

 

 

 

모람 열매도 익어가고 있다.

아니다. 5월이니까 지금 화낭 속에서 암꽃과 수꽃이 개화를 시작할 것이다.

 

 

 

 

머위는 이 섬 전체에 자생하고 있었는데

더러 머위 잎자루를 나물로 하려고 채취하고 잎을 따서 버린 흔적들이 보였다.

 

 

 

 

 

삼거리까지 되돌아 올라가면서 탐사를 하고 잠시 숨을 돌리는데

독실산에서 내려오는 김박사와 조샘을 드뎌 만났다.

 

잠시 수인사를 하고 나서 상황을 확인 후 등산로로 내려간다기에

나는 다시 등산로를 걷기에는 힘들다고 임도를 선택하였다.

 

파리풀 어린 녀석들이다

 

 

 

 

고비도 볕을 찾아 숲가장자리를 선택하였다.

 

 

 

 

붉은 암술이 무척 길고 잎이 더 크다.

이 녀석이 꾸지나무다 .

 

여태 꾸지나무로 알고 있는데, 이태 전인가? 닥나무속을 새로 정리한 논문이 발표되었었다.

여태 알고 있던 닥나무나 꾸지나무 이름을 바꾸어 불러야 하는 문제가 생긴 것 같다.

누가 이 녀석을 닥나무라 알려준다.

 

 

 

 

내려오는 길목에서 멸종위기식물 조사 팀과 만났다.

내리막 길이지만 시멘트길을 계속 걸으려니 드뎌 발목에 신호가 온다.

 

결국 지나가던 행정업무 수행 중인 트럭을 얻어 타고 숙소에 돌아 왔다.

트럭으로 내려 온 거리도 만만치 않던데 그 길을 걸어서 내려 왔더라면 아마도 사흘 째 일정을 수행하지 못하였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