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16.
10년동안 정리해 둔 내 블방의 자료가 식물분류학을 전공하는 대학생들도 수목원의 직원들도,
야생화 동호인들도 찾아와서 인사글을 달아 놓거나,
블러그의 자료를 보고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꽃밭 어디서든지 인사 건네는 분들을 만나면,
어깨가 아파가면서, 목과 손가락이 무리가 갈 정도로 자료 정리에 시간을 투자한 보람을 느끼곤 했는데,
10 여일 전 쯤 난데 없이 신문사 기자로 부터 인터뷰 요청 전화를 받고 몇 분 통화를 했더니
조선일보에 [김민철의 꽃이야기] 야생화 高手들에게 한 수 배우며.. 란 타이틀 기사에 내 블방이 소개되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14/2018031403476.html
1994년 학교 주변의 꽃을 들여다 보며 이름을 찾아 주던 걸 시작으로 도감을 옆에 끼고 식물을 살피기를 몇 년,
2008년에서야 카메라를 들고 꽃을 담기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국내의 웬만한 큰 도감과 식물 관련 책은 주머니 아끼지 않고 구입해 놓고
담아온 식물에 대하여 의문이 나는 것은 꽃동무한테 물어도 보기도 하고 도감을 찾아 보고 논문을 뒤지고 하면서
그 내용을 정리한 게 지금의 블러그 내용이다.
여느 꽃쟁이들처럼 이쁜 꽃이 싫지는 않지만 나는 남들이 봐주지 않는 작은 풀과 나무들을 관찰하는 게 더 흥미가 있었다.
눈에 띄는 모든 식물은 다 들여다 본다는 자세로 작은 풀들도 관찰하기를 즐겨했더니
나에게 잡풀떼기파, 잡초파, 잡초박사란 별칭까지 생기게 되었다.
한 자리에 앉으면 이쁘지도 않은 풀을 잡고 요모 조모 살피느라고 시간 가는 줄 모르니
동행하는 꽃동무들께 민폐가 되는지라 혼자 다니거나 아니면 비슷한 성향의 꽃동무 몇 분과 함께 다닐 수 밖에.
헌데 어떤 이는 내 자료를 퍼 가서 자기 카페나 블러그에 올려 놓는 경우가 있는데
전국토가 좁다고 발품 팔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확인하고 정리하느라 육체적 시간적 투자가 든 자료를
함부로 퍼 나르는 것은 저작권에 위배도 되지만 꽃과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기본 예의가 아닌 것이라 자료를 퍼 나르는 것은 사양한다.
사진 뿐만 아니라 글도 마찬가지이다.
내 경우 글을 차용하거나 인용하거나 옮겨 오면서도 별 대수롭 잖게 생각하고 있다가 큰 실수를 한 적이 있다.
결국 내 잘못이었는데 여태 글에 대하여는 신경을 쓰지 않았던 잘못을 다시는 하지 않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내 블방의 자료를 본 출판사에서 비교도감을 만들자는 제안에 덜컥 응락을 해 놓고는 그 원고를 쓰느라고 코가 댓자나 빠져 있다.
욕심을 내다보니 진도는 안 나가고 모든 과를 다 건드리려고 하니 너무 방대하여 몇권으로 나누어서 연차적으로 원고를 쓰려고 하는데
내 책을 기다리는 분들이 언제 책이 나오느냐고 볼 때 마다 묻는다.
우선 국화과와 콩과 를 중심으로 초본류만 원고를 쓴 걸 1권으로하여 출판사에 넘기는데 교정도 봐야 하고 그 뒷일도 만만치가 않다.
어깨와 목이라도 통증이 없으면 좋겠다만.....
헌데 내 블로그에 자료가 많다는 것 뿐이지 진짜 숨어 있는 야생화계의 초고수들이 더 많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