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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사는 이야기

핸드폰 사망에 조의를

by 여왕벌. 2016. 2. 8.

2016. 2. 8.

 

설을 쇠러 동생들이 모여 사는 서울로 역귀성을  하였다.

나처럼 역귀성을 하는 사람들이 만만치 않은지 집으로 돌아오는 고속도로가 엄청 밀려서 완전 주차장을 방불케 하였다

 

설 전날 서울로 올라가는 길은 2시간 20분 정도 걸렸는데

차례를 지내고 오후 시간에 동서울 톨게이트에서 부터 여주를 거쳐서 중부고속도로 충주까지만도 3시간이 걸렸으니

몸이 꼬이고 엉덩이에 불이 나도 꼼짝 없이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중간 졸음 쉼터 간이 화장실에는 몇 십미터로 줄을 서 있고

휴게소는 들어가지도 못할 정도로 진입로부터 주차장이 되어 있을 정도니 몸이 꼬여도 그냥 차량 흐름에 따를 수 밖에.

 

충주에서 지난 해 가을 개통된 제천 평택간 고속도로로 갈아타고서야 겨우 숨통이 트였으니,

박달재 휴게소에서 잠시 쉬면서 그제서야 허리를 펼 수가 있었다.

큰 동생네로 제사 지내는 걸 옮겨간 10년 전 쯤 그 때는 콧노래를 부르며 역귀성길을 오르내렸는데

이제는 역귀성이 편하던 시절도 다 간 것 같다.

 

헌데 문제는 그게 아니다.

내 핸폰이 완전 기절해 버렸다는 것이다.

집에 도착하기 까지 동생들이 걱정할 게 뻔한데 연락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어제 오후에 폰 베터리를 갈아 끼웠는데 난데 없이 알람이 울리는 거였다.

웬열??

하고서 폰을 열었는데 9시 30분으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다.

가만히 보니 이누무 폰도 '응답하라 1988' 의 인기가 부러웠던지

1970년 1월 5일의 날짜를 가리키고 있지 않는감?

 

거참 왜 갑자기, 난데 없이 폰이 난동을 부리는가 싶어서 조카들한테 날짜와 시간 설정을 수정해 달라 해 놓고

인터넷을 열어 보려니 연결할 수가 없단다.

 

모든 화면은 정상으로 뜨는데 인터넷 연결이 안 되니 뭔 일인가 싶었는데

이 곳에 가끔 인터넷 연결이 안 될 때도 있다는 동생의 말에 그런가 보다 하고

꽃동무한테 톡 하나를 날리고 폰을 닫아 두었다.

 

오늘 아침에 톡 방을 확인하다가 어제 보낸 톡이 가지 않았다는 표시를 발견하고서도

통화까지 안 되는 줄은 몰랐다. 인터넷이 안 되니 톡도 안 되는가 보다 했던 것인데.....

 

집으로 내려오는 길 휴게소에서 통화를 하려고 버튼을 누르니

서비스 불가능이란 창만 뜬다.

헐~~~!!!

그제서야 폰이 완전 맛이 간 걸 알아채었다.

이런 낭패가 어디 있나 싶은데 당장 연락할 방법이 없다.

 

이누무 폰이 가끔 화면이 까맣게 변하거나 전화를 했다는데 기록상으로 온 흔적이 없는 경우가 있긴 해도

이렇게 완전 파업을 한 적은 없었는데 하필 요런 날을 골라서 파업을 하다니.

 

하기사 이 녀석을 구입한지 3~4년 정도 되었으니 배터리 수명도 짧아졌고

충전기와의 접촉도 잘 안 되어 파업의 조짐이 보이긴 했었다.

 

요즈음은 폰 지원비가 없어서 새폰으로 구입하려면 꽤 비싸기도 하고

그래도 아직 쓸만하다 싶어서 새 폰으로 교체하지 않고 있었더니만

내일 서비스센터에 가서 살려 보고 안 되면 사망 신고하는 수 밖에 없을 거 같다.

 

그나 저나 동생들아 쪼매 고생은 했지만 누나 집에 잘 도착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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