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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사는 이야기

제발 자제해 주길....참나무겨우살이 유감

by 여왕벌. 2015. 1. 27.

 

 

 

그제 모 종편 방송국 작가로부터 참나무겨우살이 사진을 이용할 수 있냐는 문의의 댓글이

참나무겨우살이 자료 아래 비공개로 달렸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m** 리얼다큐  * 담당 ***입니다.
저희가 이번에 겨울약초 관련 촬영을 했는데, 제주도의 참나무 겨우살이가 보호종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사진으로 설명을 하려고 하는데.. 혹시 선생님이 찍으신 참나무 겨우살이 사진 1-2장 정도를 사용할 수 있을까요?
혹시 가능하다면 s***@naver.com이 메일로 답변주시거나 제 핸드폰 번호 010-6***-**** 이 번호로 연락 좀 부탁드립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요즈음 방송국마다 경쟁하듯이 자연에서 식물을 채취하여 약제로 제조하는 모습을 다룬 건강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방송이 나갈 때마다 그 야생초를 구하기 위해서 산야를 뒤지고 약초 시장의 문의가 쇄도한다고 한다

 

11월 중순이었던가?  그 방송국에서 독초의 독을 제거하여 약으로 이용하는 내용을 방영하면서

보호식물인 세뿔투구꽃을 마구 채취하는 모습을 방송하였던 적이 있었다.

 

나는 직접 보지 못하였지만 꽃동무가 보았다고 이야기 하길래 

빨리 환경부에 신고해야 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조언을 한 적이 있었던 터라

안 그래도 그 껀으로 부아가 났었기에 그에 대한 답을 메일로 보냈다. 

 

**********************************************

 

안녕하세요. 제 블러그에 쓰신 댓글을 읽고 메일 보냅니다

요즈음 이곳 저 곳 방송사에서 무슨 무슨 식물이 몸에 좋다고 방송을 하는 바람에
보호해야 할 식물들이 수난을 받고 있는 걸 보면 가슴이 쓰립니다.

 

얼마 전에 작가님이 담당하고 있는 바로 귀 방송 프로그램에서
부자 뿌리의 독성을 법제하여 약으로 만드는 과정을 방영한 적이 있지요?

그 방송에서 어떤 여자 분이 멸종위기 보호식물 세뿔투구꽃 뿌리를 부자라고 소개하면서

푸대자루로 가득이 뿌리를 채취했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귀 방송 pd는 그 여자가 채취한 부자라는 식물이 투구꽃인지 진범인지 세뿔투구꽃인지도 몰랐을 게 분명하고

그게 멸종위기 식물로 보호하고 있는 식물이란 것조차도 모를 정도로 식물에 대한 기본 상식조차 없었으니

별 생각 없이 촬영을 하였고 방영까지 했을 테지요

 

제가 잘 아는 분이 그 방송을 보고 어이가 없어서 환경부 소속 기관에 알렸고

그 걸 확인하는 과정에서 귀 방송사 홈페에지에 게시되어 있던

세뿔투구꽃 뿌리의 독을 약으로 법제하는 방송 영상이(138회) 목록에서 사라져 버렸더군요.

아마도 말썽이 생길 것 같아서 삭제하였으리라 생각을 했습니다만.

 

일반 투구꽃은 흔하여 채취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세뿔투구꽃은 멸종위기 식물로 보호하고 있어서 함부로 채취하면 당연히 법에 의해 처벌 받도록 되어 있는데

그 걸 버젓이 방송사에서 방영을 하였으니 기가 막힐 뿐이지요

 

초오속을 전공하신 환경청 소속 기관의 한 분이 경북지방에서는 세뿔투구꽃을 부자라고 부른다고 하더군요

바로 제가 사는 가까운 산에 바로 그 문제의 세뿔투구꽃이 자생하는데 혹여 그 산의 것을 파가지나 않았을까 심히 걱정이 됩니다.

그 산의 세뿔투구꽃은 워낙 알려져 있었으니 쉽게 파갈 수 있었을 테니까요.

 

한 두 포기도 아니고 푸대자루 몇 개에 담을 정도로 뿌리를 채취하였으니 자생지가 쑥밭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방송에 보여지는 게 그럴진데 늘상 이렇게 채취해 왔다면 아마도 머 잖아서 그 곳의 자생지는 완전 파괴되지 않을까 싶고요 

 

방송을 보는 사람들이야 뭘 알겠습니까? 방송으로 보여 준 게 세뿔투구꽃이니

그 영상 파일을 다운 받아 있는 사람이라면 세뿔투구꽃 뿌리를 채취하기 위하여 산을 찾아 다니겠지요.

 

그 여자분도 마찬가지로 법으로부터 제지를 받지 않았으니 계속 세뿔투구꽃 뿌리를 채취하겠지요

사람들에게 이게 부자 뿌리라고 독성은 이렇게 제거하여 이렇게 이용하면 된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멸종위기식물이나 희귀식물은 법적으로 보호를 하도록 되어 있어서

환경청 소속 기관의 식물 DNA 바코딩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나 희귀식물 분포지를 조사할 때 조차도

증거 표본용으로 줄기만 자르기도 하고, 뿌리 째 표본 자료를 채취하려고 해도

어디서 어떻게 표본 몇 포기 채취한다고 보고하고 사진을 찍고 나서야 가능했던 일입니다.

 

귀 프로그램 작가나 pd는 산림청이나 환경부에서 정해 놓은 멸종위기식물이나 보호식물 목록 정도는 가지고 있기나 한가요?

그런 게 있는지 조차 모르셨다면 확인해 보세요. 식물 이름만 가지고 당연히 식물을 구분하지도 못하겠지요.

그렇다면 국립수목원이나 생물자원관, 아니 야생화 사이트를 뒤져서라도 보호종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방송 촬영을 하든지 하십시요

 

아마도 이번 방송에 겨우살이를 약초로 이용하는 내용을 방영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겨우살이가 몸에 좋다고 떠들어대는 바람에 이젠 웬만한 곳에서는 겨우살이를 구경할 수가 없을 정도로 싹쓸이 당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건강과 생명이 식물보다 못한 것이냐고 반박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정말 다급하고 절망하고 있는 분들의 건강 회복을 위해서 야생초를 이용하는 것 까지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너도 나도 그거 몸에 좋다더라 하고 마구잡이로 남채하게 되는 분위기로 가 버린다는 게 문제이지요

일반 사람들은 보호종이니 멸종위기식물이니에 관심이 없습니다. 오로지 몸에 좋다더라에만 올인하는 것이지요


제 사진을 1~2장 이용할 수 있기를 요청하셨는데

제 사진이 화면에 보여지는 즉시 참나무겨우살이에 대하여 모르던 사람들에게까지 결국은 알려주어서

제가 간접적으로 참나무겨우살이를 채취하도록 조장하는 요인을 제공하는 꼴이 되어 버립니다

 

참나무겨우살이가 보호종이라고 아무리 이야기 한들 사람들은 그런 말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겨우살이가 이런 이런 성분이 몸에 어디에 좋다는 내용만 기억할 뿐이지요.

제주도에만 한정적으로 자생하는 참나무겨우살이조차 사라지게 될까 염려가 되니 제발 이런 방송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이유라면 제 사진 1~2장 정도는 제공할 수 있겠지만

제 사진으로 인하여 오히려 참나무겨우살이가 수난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게 예측이 가능한 일이라,

이런 이유로 제 사진을 제공해 드리기 곤란하니 그 점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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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진을 제공하지 않더라도 다른 누군가 제공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방송사에서 자중하기 바라는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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