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31.
갑오년 마지막 날 아침에 일어나니 또 눈이 내렸다. 올해는 꽤 눈이 잦다.
마당에 서 있는 음나무 잔가지에 멧새떼가 조잘거리고 있다.
며칠 전 앞 산에 부엉이 우는 소리도 들리고 퇴근 길에 보니 전깃줄에 부엉이가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 후
직박구리나 작은 멧새 떼가 안 보이길래 멀리 도망을 가 버린 줄 알았더니 마당에 찾아 와 준 녀석들이 반갑다.
모과나무 잔가지나 음나무 가지 사이에 작은 새 떼들이 앉는 것은
부엉이 같은 큰 새들의 공격을 피하기 적당한 곳이라서 피신처로 선택을 하는 것 같다.
봄여름 가을동안 꽃을 피워 주던 녀석들의 흔적을 치우지 않고 두었더니
그 검불에 내린 눈이 멋진 그림을 만들어 주었다.
지난 번 보다는 양이 좀 적었지만 그래도 둑방까지 길을 치워야 차가 오르내릴 수 있으니
아침부터 눈치기로 뒤통수가 촉촉하다.
올해 들어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린 지난 16일에는 6시 30분부터 눈을 치기 시작하여 8시까지 겨우 마칠 수가 있었는데
오늘 내린 눈은 양도 적고 다행하게도 방학이라 여유 있게 작업을 마쳤다.
덕분에 이웃 주민들과 오랜만에 인사도 나누며 함께 눈치기를 하니 사람 사는 것 같다.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들어 오니 이웃과 마주칠 일이 드물에서 앞 집 어르신 어디 편찮으신 지도 모르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