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20.
새벽 3시 아직 깊은 잠에 빠진 가을 밤 금떡쑥을 찾아서 300km의 거리의 길을 달렸다.
가까운 곳 두어 군데에도 금떡쑥이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찾아 봤지만 좌표 정보가 맞지 않았던지 헛걸음만 하고.
해서 금떡쑥을 직접 봤다는 꽃동무의 정보를 믿고 그 녀석을 보고자 먼 길 밤을 도와서 달린 것이다
금떡쑥이 특별하게 귀하거나 이쁘거나 한 녀석은 아니지만 떡쑥속 중에서 아직 만나보지 못한 녀석이기에 꼭 보고싶었던 때문이다
8시 30분에 출항하는 첫 배를 타기 위해서 도착한 작은 항구. 아침 햇살이 마악 바다에 내리고 있다.
한 시간 정도 일찍 도착한 덕분에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양하 무리를 발견하고
혹시나 늦은 꽃이 있을까 싶어 뒤져보다가 열매 하나를 찾았다.
주변에 개쑥부쟁이가 보라색 꽃을 흐드러지게 피우고 있다.
아마 눈개쑥부쟁이려니 하고 누운 녀석을 담아본다
가을철이지만 섬으로 떠나는 등산객과 관광객으로 배는 거의 만원이다.
50분 정도 걸리는 뱃길에 주변 풍광을 보기 위하여 승객 대부분 2층 갑판에 모여 앉았다.
8시 30분 드디어 출항이다.
긴 배암을 닮았다는 섬도 서서히 다가와서는 멈칫거리면서 뒤로 물러나고
점점이 떠 있던 섬들이 가까이 다가와서는 다시 멀어진다
바다 가운데 독립되어 서 있는 기암괴석이 신기하다.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를 가르며 작은 고깃배는 길이 바쁘다.
코끼리 한 마리가 물 속에서 수영을 하는 듯 한 형상의 섬도 보이고
중간에 경유하는 작은 선착장에 잠시 머물러 일부 관광객들이 내리고 다시 이동이다
팔짝 건너 뛰어도 됨 직하게 붙어 있는 바로 이웃한 작은 섬이 최종 목적지이다.
드뎌 서서히 작은 항구에 배가 들어선다.
아침 햇살을 등지고 자리 잡은 작은 마을은 관광객들을 위한 팬션과 음식점과 찻집이 대부분이다
하선을 하느라 정체되던 관광객 무리들이 서서히 흩어지며 발걸음이 빨라진다.
주변의 나무들은 9월 두 차례 지나간 태풍 때문에 염해를 당하여 잎이 모두 말라버리고 연두색 새 잎이 나고 있다.
왕작살나무 열매가 헐떡거리는 가쁜 숨을 잠시 고르는 여유를 준다.
역시 이 녀석도 어린 가지의 새 눈이 싹이 터져서 새잎이 났다.
잎이 모두 마르거나 새 잎이 나지 못한 나무 중에는 열매가 까맣게 말라 버린 나무도 있었다.
가파른 언덕을 오르니 남구절초가 흐드러지게 피어 반겨준다.
잎이 두텁고 설상화가 짧고 넓은 모양이 살이 오른 알밤처럼 탐스러운 느낌을 준다
남사면 볕 바른 곳에는 남구절초가 군데군데 무리를 지어 주변 풍광과 멋지게 어우러진다
가느다랗고 긴 화관을 길게 뻗치고 있는 긴꽃며느리밥풀이 아직도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이름이 알려진지 얼마되지 않은 한국특산 신종이다.
굳이 이 녀석을 보려는 목적은 아니었지만 작은 섬에 올랐으니 당연히 만나게 되는 녀석이다.
개화가 시작된지 오래 전이라 이미 납작한 열매는 벌어져서 종자를 떨구고 있다.
삭과는 난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길이 8-10mm이며 윗부분에 짧은 털이 밀생하고 10월에 익어 2쪽으로 갈라진다.
열매 속의 2-4개 종자는 흑색의 타원형으로 길이 3mm이며 밑부분에 짧은 가종피가 있다.
산 정상부에서 바라보니 바로 옆 큰섬이 폴짝 건너 뛰면 될 듯이 가깝다.
남사면 동백나무가 드문 곳에는 개산초도 눈에 띈다
엽축에 날개를 가진 특징이 있는 산초나무속이다.
엽병과 엽축에 넓은 날개가 있으며 엽병은 길이 1-3cm이다.
엽병의 기부나 새가지의 기부 근처에 길이 1-2㎝나 되는 한 쌍의 가시가 있다.
헌데....분명 이 근처에 있다고 했는데 안 보인다.
혹시나 다른 곳인가 하여 샅샅이 뒤져도 남구절초만 흐드러지고 금빛 무리가 눈에 띄질 않는다
다시 꽃동무와 통화를 하여 장소를 물으니 분명 그 근처가 맞다고 한다. 허참~!
오르락 내리락하다가 지쳐서 주저 앉아 쉬는데....어라? 솜방망이 어린 싹 같은 녀석이 눈에 들어온다.
하이고야......이 녀석이 분면 금떡쑥 어린 녀석이로고~!
혹시나 태풍으로 성체가 말라버린게 아닌가 하여 흔적을 찾아도 꽃이 피다가 마른 흔적은 전혀 안 보인다
혹시 이 녀석이 이년초가 아닐까 하여 확인해 보니 떡쑥은 이년초인데 금떡쑥은 일년초라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신초의 모양새로 봐서는 내년에 꽃을 피울 것 같은데.....일년초라는 기재 내용은 아무래도 잘못 된 듯하다
이년초라고 생각해도 그렇지, 꽃이 피는 녀석도 있고 일년초가 되는 녀석도 있어야 되는 게 아닌가?
지난 번에는 출발하는 선착장까지 왔다가 도착지의 접안 시설이 태풍으로 파손되어서 배가 가지 않는다고 해서 발길을 돌렸더랬는데
이 번에는 금떡쑥을 보고도 꽃을 피우지 않으니 또 허탕이다.
산행 초입에 보이던 갯고들빼기가 등산로 주변에도 피어 있다.
남부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녀석이라 이 또한 반가운 만남이다
금떡쑥 꽃 보기는 틀린 듯하고 주변 식생과 풍광이나 담을 수 밖에 없겠다.
남쪽 해안 지역에는 가시가 없고 줄기에 부드러운 밀모가 있는 잎 넓은 딸기나무가 있다.
잎이 장상으로 갈라지는 녀석들 중에서 가시가 없는 녀석은 섬딸기, 맥도딸기, 거제딸기로 좁혀지는데 .....
거제딸기는 잎이 호생하고 엽병이 길며 세갈래로 갈라진다, 표면에는 털이 없고 뒷면 맥 위에 털이 있으며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맥도딸기는 잎은 호생하고 엽병이 길며 원형이나 3개로 반 정도 갈라지고 열편은 난형 예두이며 표면은 털이 없으나 뒷면은 맥 위에 털이 있고 가장자리에 잔톱니가 있다
섬딸기는 잎 뒷면과 잎자루 줄기에 부드러운 짧은 털로 뒤덮여 있다. 이 녀석을 섬딸기로 봐야 할지 모르겠다
금떡쑥은 내년으로 미루어야 겠다. 12시가 넘었다.
2시 20분 배를 타야하기 때문에 빵과 사과 한알로 허기를 때우고 산 아래로 움직인다.
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등대섬이 손에 잡힐 듯 하다.
옆으로 난 산책로를 걸어서 다시 언덕위로 되돌아오니 보리밥나무가 하얗게 꽃을 피웠다.
승선 시간 여유가 있길래 선착장으로 곧장 내려 가지 않고 해안을 따라난 길로 들어선다
3m 정도 되는 왕작살나무가 새잎이 무성하게 자랐다.
한쪽에 층꽃나무가 늦게 꽃을 피웠다.
한 무리의 긴꽃며느리밥풀에 다시 잠시 시간을 허락하고
아직 털머위가 꽃 피기에는 빠른 시기이지만 드물게 꽃을 이운 녀석이 있다.
동백나무와 함께 소사나무가 소나무와 어우러져서 우점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모람 열매도 제법 알이 굵어져 있다. 아직 자흑색이 나지 않은 걸 보니 조금 더 익어야 할 듯하다
모람은 왕모람보다 잎이 크지만 열매는 10mm정도로 왕모람(17mm)에 비하여 열매가 작다
해안을 도는 길이 가까우리라 생각하고 걸었는데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꽤나 험하고 거리가 상당히 되어 조바심이 났다.
급경사 길을 빠져 나와서 해안 풍광을 조망하며 여유 있게 걷는데 해안 쪽을 빠져나온 곳에서 갯고들빼기와 해국과 잠시 노닥거렸다
바위 사이에 낚시돌플이 아직도 꽃을 피우고 있다.
소나무 사이 갯고들빼기도 바다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에 빠져 있는지....
섬딸기 한 무리도 새잎으로 옷을 갈아 입었다.
왁자하니 소란스러운 이야기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선착장에 가까워진 모양이다.
1시 55분. 적당한 시각에 선착장에 도착하여 아이스크림 하나로 목을 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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