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7.
지난 번에 담았던 문모초는 이미 열매가 다 익고 일생을 마감할 분위기이다.
이 녀석이 꽃이 귀여운 애기마디풀과 같은 학명을 쓰고 있는 또 다른 형태의 애기마디풀이다.
작년에 미기록종으로 보고된 애기마디풀과는 이미지에서 차이가 있는데 중국식물지에서 같은 학명을 쓰고 있다고 하니...
정리가 되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주변에 흔하게 살고 있는 마디풀보다 꽃이 더 많고 곱다.
대구돌나물. 이 녀석도 위의 애기마디풀과 함께 이번 제주행에서 꼭 보고자 했던 녀석이다.
대구돌나물은 습지 물통이 바닥에 서식을 한다. 전초가 가는마디꽃을 많이 닮아서 얼핏 그 녀석으로 오인할 수 있다.
이미 꽃은 다 끝나 버려서 아쉬웠지만 열매와 종자의 모습을 확실하게 담을 수 있었다.
잎 겨드랑이에 있는 열매의 4개의 방 껍질이 터지면서 종자가 쏟아지고 있다.
대구돌나물이 사는 습지 바닥에는 물벼룩이자리도 함께 깔려 있다.
꽃도 피는데 이미 다 져버리고 동글 납작한 열매만 잎겨드랑이에 맺혀 있다.
홍노도라지와 함께 제주에서 자생하고 있는 자그마한 애기도라지이다.
이 녀석은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어서 제주의 꽃동무들은 검질로 취급을 한다.
검질 수준으로 흔한 녀석을 작년부터 이 녀석 담기를 별러 왔지만 올해서야 겨우 끝물의 애기도라지를 담는다.
물통이 둑 주변에 억센 모양의 잎을 가진 호랑가시나무가 보인다.
호랑가시나무는 조경용으로 식재된 것만 봤는데 이렇게 야생으로 자생하고 있다니 신기하다.
이번에 제주에 가서 털마삭줄과 마삭줄을 제대로 관찰하려 했다.
마침 물통이 주변에 마삭줄 꽃이 많이 피었기에 꽃을 살피는데 뭔가 좀 다르다.
카메라를 들이대어 보니 화관에 털이 많고 가운데 노란색이 유난 스러운 녀석이 보인다.
암술은 통부 속에서 보이지 않고 꽃받침이 큰 편이다.
아무래도 털마삭줄 같아서 암술과 꽃받침의 길이를 비교하기 위하여 꽃을 해부하기 시작한다.
이 녀석은 잎이 잘고 좁아서 나는 여태까지 애기마삭줄로 불렀다.
다른 한 쪽에 있는 마삭줄을 보니 꽃이 더 크고 화관 안쪽 노란색이 더 연하고, 꽃받침이 매우 짧다.
역시 꽃을 해부하여 위의 두 녀석과 비료를 하여 보았다. 이 녀석은 암술대가 꽃받침 길이 보다 훨씬 더 길었다.
결국 이 녀석은 암술이 화관 통부 끝까지 나와 있는 마삭줄이었다.
두 녀석 해부 작업은 함께 동행한 꽃동무가 하였다. 눈금 하나가 1mm이다.
꾸지나무 초록 잎이 싱그럽다. 상록수인 꾸지나누는 암수딴그루다.
암꽃을 찾으려고 몇 그루 살펴 봐도 모두 수꽃만 달고 있다.
열매는 뭐 약효가 좋다하여 달리는대로 다 따 버려서 익은 열매를 맛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작은 물통이 여기 저기 옮겨 다니는 중간에 만나는 멀구슬나무 보라색 꽃이 풍성하다.
작은 가지에 묶인 올레길 표시 리본을 보니 이 곳도 올레길의 일부인가 보다.
물통이를 빠져 나오다가 벋음씀바귀를 찾았다.
이 녀석 벋어나가는 줄기를 담아야했는데 마침 이곳에 벋음씀바귀가 있다고 한다. 이 녀석은 습한 물가에 주로 서식한다.
마침 꽃도 피어 있어서 주변의 잡풀을 헤치고 벋어 나가는 포복 줄기를 찾아 내었다.
이 포복성 줄기가 벋어 나가면서 뿌리를 내리고 또 다른 개체로 번식을 한다.
물통이에서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홍노도라지와 국화잎아욱을 봐야 했기에 서둘러 물통이를 빠져 나온다.
도로변 법면을 덮고 있는 국화잎아욱은 벌써 개화기를 넘기고 열매만 가득 달고 있다.
다행하게도 몇 송이 꽃이 피어 육지의 아짐을 반겨준다.
이 녀석은 꽃색의 변이가 있는 녀석으로 색이 연하다.
잎이 깊게 결각성으로 갈라져서 마치 국화잎처럼 생겼기 때문에 국화잎아욱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길 반대쪽 묵논 습지에는 석잠풀이 좌악 깔려서 장관을 만들었다.
홍노도라지를 보러 어디로 가느냐를 두고 결정을 해야 했다.
아직 점심도 해결하지 못한 시각이라 어리목 등산로로 오르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고
순채나 죽백란까지 보러 가기에는 무리일 것 같기 때문이다.
하는 수없이 산 아래 도로변에서 가까운 얕은 계곡에서 홍노를 보자고 결정을 하고 도랑을 뒤지는데....
잘 안 보인다. 가막살나무 꽃이 하도 풍성하여 몇 장 담고는 꽃동무가 부르는 소리에 다가가니....
에혀~! 낮은 지대라서 꽃은 벌써 다 지고 열매가 익고 있는 중이다.
아고야~! 홍노야~! 너캉은 왜 이리도 어긋난다냐?
돈내코 쪽으로 가기 위하여 1100도로를 타고 가다가 잠시 차를 세우고 어리목 가까운 계곡으로 내려갔다.
곰의말채나무가 꽃봉오리를 물고 있다. 이 녀석 꽃 개화시기는 매번 어긋나 버린다.
왕솜대 때문에 이 곳에 들어 왔는데 이미 꽃이 다 사그러졌다.
잎은 호생하며 5-7개가 2줄로 배열되고 길이 15㎝정도이고 폭이 6-10㎝로서 긴 타원형, 타원형 또는 난형이며
끝이 갑자기 좁아져서 둔두로 되고 밑부분은 원저이다.
계곡 바닥 바위에 우드풀이 마치 초록구두주걱을 늘여놓은 듯 싱그럽다.
가드레일 옆 조릿대 사이에 삿갓나물이 꽃을 피웠다. 치마처럼 펼친 잎이 싱그럽다.
비비추난을 본다고 어두운 숲을 뒤지다가 결국 포기하고 돌아섰다.
숲에서는 폰이 터지지 않아서 작은 정보라도 확인할 길이 없다.
결국 다른 곳에 피었다는 걸 이 숲에 핀 걸로 잘못 짐작을 했던 거였다. 서둘러 죽백란이 피었다는 곳이로 출발을 한다.
대단하다. 완전히 꽃다발을 만들고 있다. 헌데...땅에 뿌리 박은 녀석인 줄 알았더니 연구소에서 분에 담아 꽃 피운 것이었다.
길다란 화분을 땅 속에 구덩이를 파고 묻어서 위장한 거였다. ㅎㅎ..
후둑 후둑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홍노도라지 꽃을 못 본 게 아쉽지만 오늘은 이 정도로 탐사를 마치라고 하늘이 말린다.
주간 일기 예보엔 오늘 오전에도 비가 오는 걸로 되어 있었는데, 이 정도 참아 준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지
내일 1100 고지에서 오늘 못본 녀석 들을 찾아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