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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제주나들이-열번째(구실잣밤,동백,변산바람꽃,산족제비고사리,흰털괭이눈,노루귀,산쪽풀,벌깨냉이,개구리발톱,산자고,개구리갓,자주괴불주머니

by 여왕벌. 2011. 3. 18.

2011. 3. 7. 제주 둘째 날.

 

오늘 하루 함께 동행해 주기로 한 S 님과 도청 로터리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다.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다가 구실잣밤나무 열매가 바닥에 깔려 있길래 반가워서 담아본다.

안 그래도 열매를 담아 둔 게 없었는데 용케도 담을 시간이 생겼다.

 

지난 가을에 맛 본 적이 있는 도토리처럼 생긴 길쭉한 열매는 참으로 고소하였다.

제주 시가지의 도로변에 가로수로 많이 심겨져 있는데 워낙 많은 열매는 새들의 풍성한 먹이가 된다.

 

 

잎은 상반부에 약간의 물결성 거치가 있는데 상록수라서 잎이 두텁고 광택이 있다.

나는 아직도 남부지방의 상록수 잎이 모두 동백나무 잎 같기만 하다. ㅎㅎ

 

 

조경수로 심어 둔 동백나무도 붉게 꽃잎 열고 있다.

 

 

조금 뒤에 도착한 꽃동무과 함께 절물 자연휴양림쪽으로 향하였다. 산쪽풀을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제는 그렇게 꿀꿀하던 날씨로 애를 태우더니 오늘은 하늘이 가볍다. 흰 구름 사이로 햇살이 따시다.

 

휴양림 부근의 세복수초는 아직 며칠 있어야 개화를 할 것 같은데 변산바람꽃은 활짝 피어 만개를 하였다.

어제 담은 변산이지만 그래도 카메라를 들이대어 본다.

 

 

 

산쪽풀이 보인다. 헌데 아직 꽃을 피우지 않고 있다. 겨울 추위만 심하지 않았더라면 이맘 때 쯤에 필텐데....

 

 

잎 표면에 털이 하얗게 나 있다.

 

벌깨냉이가 귀여운 잎을 펼치고 있다. 이 녀석도 제주도에서만 만날 수 있는 녀석이다.

 

 

 

더 지체하지 못하고 교래로 이동을 한다. 이 곳은 여러 번 와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내가 장소를 안내하는 꼴이 되었다.

이 곳에는 흰털괭이눈이 가장 먼저 피어 나는 곳이라 이 녀석을 보려고 제주의 꽃님들이 일찍 찾는 곳이다.

초입에 새끼노루귀가 솜털을 보소소 세우고 햇살에 눈 부셔 하고 있다.

 

 

 

얼룩무늬 잎이 돋아난 녀석이 있어서 한 컷 담았다.

 

 

내창에 흰철괭이눈이 제법 눈을 뜨고 있다. 줄기와 잎 앞뒷면의 흰색의 긴 털이 유난스런 녀석이다.

털괭이속 중에서 꽃 아래 포엽의 크기에 비하여 꽃의 크기가 가장 큰 녀석이다.

 

 

 

털괭이눈속의 포엽에 대한 꽃의 크기 비율은 큰괭이눈> 천마괭이눈>누른괭이눈 순으로 작아진다.

큰괭이눈(흰털괭이눈)은 포엽에 비해서 꽃이 가장 크고, 누른괭이눈은 포엽에 비해서 꽃이 매우 작다.

 

 

크기를 가늠해 보려고 100원짜리 동전을 옆에 놓아 본다. 얼마나 작은지 짐작이 될 거다.

 

 

 

점심 식사 기간을 확보하려면 빨리 다음 장소로 이동을 해야한다. 뱅기 시간이 4시라서 여유가 없다.

곶자왈을 벗어나서 관음사로 가는 길목 어드메 쯤에 꽃이 많은 곳이라면서 들러보자기에 골짝을 살폈지만

아직 마른 검불만 보이고 산족제비고사리만 푸른 잎을 심심하게 흔들고 있었다.

 

 

 

꽃동무와 통화로 별도봉이란 위치만 확인하고 사려니 오름 옆에 있다는 별도봉으로 부지런히 달린다.

해안 가까이 있다는 별도봉에 도착했지만 정상으로 오르는 길을 잘못 들어서 한참 돌아야 했다.

 

바쁜 걸음으로 목적지에 도착은 했는데 마음이 급해서 그런지 산자고가 보이질 않는다.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산불 관리원 아저씨가 산자고가 핀 곳을 가리켜 준다.

매년 꽃쟁이들이 찾아 오니 카메라 메고 땅바닥 살피는 것만 봐도 산자고 담으러 온 줄 뻔히 아신다는 게다. ㅎㅎ..

 

 

찬찬히 살피니 여기 저기 조그맣게 피어 있는 산자고가 제법 보인다.

헌데 바닥에 달라 붙어 있어서 담기에 여간 공을 들이지 않을 수가 없다. 몇 장 담았지만 여~ㅇ 신통하질 않다.

 

 

옆에 노랗게 피어 있는 개구리갓이 보이길래 두어 컷 담는데 s 님이 좋은 모델이 있다고 부르는 바람에 더 담지를 못하였다.

이 녀석은 제주도에서만 자생하는 개구리네 식구인데 아쉽다.

 

 

 

 산자고 옆에 곱게도 피어 있던 자주괴불주머니. 초록의 잎새와 자주색 화서가 무척 잘 어울린다

 

 

관리원 아저씨가 목책 부근에 활짝 핀 산자고를 알려 주길래 갔더니만

산자고 보다 쌀알만한 꽃을 달고 있는 개구리발톱에 먼저 눈이 간다. 정상의 따뜻한 햇살에 일찍도 핀 개구리발톱이 그저 반갑다. 

녀석의 속내를 들여다 볼려면 엄청 집중을 해야한다. 손각대로 담자니 눈이 튀어나올 지경이다.  헥헥~!

 

 

 

점심 식사를 해야 하기에 급히 일어서서 내려오는데 아무래도 뱅기를 타려면 식사 시간 여유가 안 생긴다

관음사 골짝과 별도봉에서 헤매는 바람에 점심 먹을 시간이 아무래도 빠듯하야 결국 점심을 먹지 못하게 되었다.

 

함께 동행해 준 꽃님께 점심 식사라도 해 드려야 하는데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

별도봉을 내려오면서 바라 본 한라산 어느 오름과 제주 시가지 일부다. 공항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흐뭇한 마음으로 비행기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