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5.
이른 시각 숙소를 출발하여 서쪽으로 움직이는데 길옆에 비파나무가 꽃을 활짝 피웠다.
스토~~옵! 차를 급히 세울 수 밖에. 이 녀석이 꽃 핀 거 그냥 지나치믄 섭할텡게.
12월에도 잉잉대는 꿀벌 날개짓소리 들리는 곳. 역시 제주도다.
담장 사이 살짝 들여다 본 감귤밭에는 노란 감귤이 입맛을 당긴다. 알이 굵은 걸 보니 한라봉인 것 같다.
서쪽은 더 따뜻한 모양이다. 벌써 제주수선화가 꽃을 피웠다.
주변에서 냄새냉이와 살갈퀴가 아닐까 하는 콩과 덩굴식물 어린 싹과 눈싸움 하다가 서귀포 쪽으로 자리를 옮긴다.
11월 말 경에 내려왔을 때 동백나무겨우살이를 담긴했었다. 헌데 담아간 게 푸르딩딩 얼어버렸다.
카메라 설정이 잘못되어 있던 걸 모르고 확인을 하지 않은 바람에 그렇게 되었던 거다.
이 참에 동백나무겨우살이를 다시 담아야겠기에 지난 번 그 자리에 다시 찾아 갔더니만...
에그~! 돈이 된다고 동백나무 집 주인이 겨우살이를 마구마구 잘라서 팔아 버린 것 같다.
그래도 나뭇가지를 뒤져서 열매를 달고 있는 녀석을 찾았다. 남아 있는 이삭이라도 담아 와서 다행이다.
이 녀석을 보면 게발선인장 같이 생겼다. 줄기 끝에 꽃이 핀다고는 하는데 꽃을 볼 수 있을라나 모르겠다.
솔잎란을 보자고 서쪽의 작은 산자락을 오르다가 보리수 열매를 담느라 꽃동무를 놓쳤다.
뜰보리수나 보리밥나무는 오히려 흔하게 담는데 정작 보리수나무 꽃이나 열매는 무심하게 보다가 담아 둔 게 없었기 때문이다.
앞서 가던 꽃동무 꼬리를 찾으려 발걸음 재게 놀리는데 아무리 쫓아가도 흔적도 없다.
바위 위에 올라가서 소리소리 지르니 쩌어~그 아래 쪽에서 대답이 돌아온다. ㅎㅎ....샛길로 빠진 걸 모르고 계속 위로 올라간 거다.
구르다시피 되돌아가니 에거~~! 저만치 절벽 위에 한 무더기 소복한 솔잎란에 두분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아무리 당겨도 가깝게 다가 오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원본 부분을 자르니 포자가 드러난다.
바위벽 바닥에 마삭줄 잎이 곱기에 담긴 했는데 그냥 마삭줄일까?
어린 줄기와 잎자루에 털이 보인다.
산을 내려와서 숨고르기를 하는 발치에 애기달맞이꽃이 아직 노랗게 웃어준다.
추사와 관련이 있는 사찰이라했던가? 담장 너머로 담팔수 열매가 싱싱하다.
산방산 옆을 지나는데 사철나무 열매가 곱다. 제주에는 살구나무만한 사철나무를 흔치않게 볼 수 있다.
달리는 차에서 바라본 산방산 북편이다. 해마다 조금씩 산 중간 부위에서 흙이 흘러내린다고 걱정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