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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다섯 번 째 제주 꽃나들이1(노랑별수선,애기버어먼초,백량금,자금우,새비나무,호자나무,된장풀,흑난초,솜아마존,검은솜아마존,문주란,황근,해녀콩,거

by 여왕벌. 2010. 7. 28.

2010. 7. 24. 제주 첫째 날. 동쪽해안과 습지.

 

2월부터 시작하여 다섯 번 째 꽃나들이다.

올해 거의 매월에 한 번씩 작정을 하고 제주 꽃 나들이를 하고 있다.

남도의 식물은 육지의 식생과 차이가 많으니 처음 접하는 녀석이 많아서 매월 가도 그때 그때 볼거리가 넘친다.

 

첫날 영실로 윗세오름까지 오르려고 계획을 하고 8시 30분 제주 공항에 도착하였는데....

한라산에 구름이 덮여서 꼭대기가 보이질 않는다.

 

  

오후에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길래 영실에 도착하자 곧 바로 계획을 바꾸었다.

나흘 동안 머무를텐데 굳이 비가 온다는데 산에 오를 필요가 없지 않간?

영실에서 가까운 계곡 한 군데를 들러서 동쪽 해안과 습지를 돌아보기로 하고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다.

 

골짜기로 들어가는 길이 눈에 익다. 6월에 한 번 들렀던 골짜기다.

내 목록에 적어 온 노랑별수선이 있다고 한다. 초입 바닥에 동그란 구슬이 뒹굴고 있다. 나도수정초 열매다.

 

 

열매 하나를 갈라보니 먼지같은 갈색 씨앗이 가득 들어 있다.

 

 

노란별수선은 10시가 넘어야 꽃잎을 연단다. 이른 시각이라 꽃잎을 열었을까 걱정했더니 역시나다. 

20여 분 주변을 살피면서 시간을 보내도 더 이상 열어 주지 않는다.

날씨가 흐린 탓도 있을 게다. 다음 일정 때문에 아쉬운대로 담았다. 잎과 줄기에 길다란 털이 듬성 듬성 있다. 

 

 

 

아고야~! 이 녀석도 꽃을 피운다니...

노랑별수선이 꽃 피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찾은 애기버어먼초다.

 

그렇다고 하니 들여다 보았지 아니면 그냥 쓰잘데 없는 버섯이 올라오는 줄 알았을 거다.

크기가 1cm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가지더부살이 구상란과 같은 부생식물이란다. 아직 꽃이 피지는 않았다.

 

 

노랑별 수선 주변에 백량금이 꽃을 피우고 있다.

야생으로 자란 녀석을 보는 맛은 화분에서 자란 녀석과 전혀 다르다.

 

 

화분에 주변 장식이나 공간 메움으로 자주 이용하는 자금우도 귀엽게 꽃을 달고 있다.

작년 겨울에 열매를 담은 적은 있는데 자생의 꽃은 첨이다.

  

  

 

주변에 새비나무가 보이길래 꽃이 폈나 싶어서 쳐다보니 잎 겨드랑이에 뭐가 있다.

봉오리라기에 그런가 보다하고 담아 왔는데 이궁~~! 꽃이 벌써 지고 열매가 맺혔다.

 

작살나무가 꽃을 한창 피우고 있는데 새비나무는 벌써 열매라...이 녀석 개화가 무척 빠른 모양이다.

꽃받침과 꽃자루 어린 줄기에 성모가 가득하고 열매의 반 정도는 꽃받침이 덮고 있는 게 특징으로 제주에서 주로 자생한다. 

 

 

 

와우~! 호자나무다!

나오는 길에 길다란 바늘과 같은 가시를 가득 달고 있는 호자나무가 보인다.

 

5월부터 호자나무와 호자덩굴 꽃을 보고자 노래를 했었는데 나무를 보니 반갑기 짝이 없다.

꽃을 담고 싶었는데 개화 시기가 지났다. 아깝다! 

 

이 녀석도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녀석이다. 가시가 잎보다 더 길다.

욘석과 꼭 닮은 녀석으로 수정목이 있는데 가시가 잎보다 짧다.

 

 

 된장풀이란다. 된장이라니. ㅎㅎ....이름도 처음 듣는다.

뭐 잎을 따서 된장에 넣는다고 하던가? 그런데 <풀>이라기에 초본인가 했더니만 관목이다.  

 

잎은 엽병이 길며 호생하고 3개의 소엽으로 구성되며 표면에 털이 없으며 뒷면 엽맥이 도드라져 있고 맥위에 털이 있다.
엽병의 길이가 1-4㎝로 좁은 날개가 있다

 

 

 

꽃이 이쁘기로 소문이 난 여름새우란이다.

참 많았단다. 헌데 달랑 한 포기가 힘겨워 하며 봉오리를 들어 올리는 중이었다.

 

미인박명이라 하거늘 네 미모 너무 뛰어난 탓에 뭇 남정네들이 너도 나도 품고 싶어하니

그 많던 포기들이 거의 다 사라지고 네 아름다움 함께 즐기게 하질 않는구나. 

 

그 한 포기 남은 거 마저 채어 갈까 싶어서 보초를 세웠다.

누룩뱀인지 뭔지 모르지만 빳빳하게 고개 쳐들고 째려보는 폼이라니.

아직 어리지만 제법 한 성깔 하겠구마. ㅎ

 

노랑별수선 골짜기에서 빠져 나와서 산간 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이동한다.

도중에 잠시 들른 숲에서 꽃이 다 사그러진 흑난초를 대면하였다.

 

 

 

 

6월에 솜아마존 꽃봉오리를 맺은 걸 보고 올라 왔었다. 이 녀석이 꽃을 피웠을거라 계속 안부를 물었었는데,

그 습지를 찾는 길이 미로 같아서 두 번째 가는 데도 잠시 길을 헤맸다.

 

초지 사이 사이에 작은 습지가 있어서 다양한 수생식물을 볼 수 있다.

 이 녀석은 택사다. 내 사는 곳 강변 습지에는 질경이택사가 대부분으로 택사를 볼 수가 없었는데 여기서 택사를 담게 되었다.

 

 

 드뎌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곳을 찾았다.

허벅지 가까이 자란 풀을 헤치고 습지 가까이 접근하니 솜아마존이 노랗게 피어 있다.

박주가리를 닮은 어린 열매도 열매도 한 두개 보인다.

 

 

솜아마존과 함께 자색의 검은솜아마존이 함께 자생하고 있다.

왜 아마존이란 이름을 얻었을까? 아마존강과 무슨 연관성이 있는 건가?

두 녀석은 박주가리과인데 전초에 털이 없고 뿌연 느낌의 청백색을 띠고 있다.

 

 

 

 

솜아마존 습지에서 빠져 나와서 동쪽 해안으로 출발하려고 하는데 꽃동무가 풀밭을 살피고 있다.

며느리배꼽 줄기가 엉겨 있는데 꽃동무가 며느리배꼽 꽃 핀 걸 본 적이 없단다. 

 

이 녀석은 꽃이 언제 피나 싶어서 기다리다 보면 열매가 맺혀 있다. 그러니 계속 지켜보지 않으면 꽃 핀 걸 볼 수가 없다.

ㅎㅎ..늘 신세 지는 게 고마운데 꽃이라도 찾아주자 싶어서 덩굴을 뒤졌더니 역시 내 눈썰미가 한 몫 했다.

 

 

크롭하니 세모꼴의 꽃밥이 장식처럼 귀엽다

 

여우주머니는 열매가 맺힐 때만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꽃을 담은 걸 본 적이 없다.

아니 꽃이 작아 보이지 않으니 그 때는 시선이 가지 않았던 거다.

 

올해는 꼭 꽃을 담아 봐야지 했는데  며느리배꼽 옆에 여우주머니가 여기 저기 있다.

혹시나 꽃이 피었나 싶어서 살펴보니 잎겨드랑이에 희끗한 먼지 같은 게 보인다.

 

무조건 들이대 담아왔는데 내가 봐도 신기하다. 내 후진 카메라에 손각대로 담은 건데 참 잘 나왔다.

이런 걸 "자뻑" 이라고 한다고 꽃동무가 알려 준다. 자기 스스로 만족해서 뻑 갔다는 말이란다. 앞으로 자뻑 많이 할 것 같다. ㅎㅎ

 

 

 여우주머니는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지만 일가화다. 잎 겨드랑이에 암꽃과 수꽃이 보인다. 

 

 

작은 녀석들과 눈씨름을 하느라 시간이 좀 지체되었다. 일출봉을 오른쪽 멀리 눈 아래 두고 산간 도로를 달린다.

해녀콩과 황근을 봐야하기 때문이다. 해안도로로 내려와서 바다 풍경을 조망하는데 문주란이 곱다.

우도를 배경으로 한 문주란. 히야~~! 멋 있다. 또 자뻑이다. ㅎㅎ

 

 

 

우와~~! 황근이다.

5월과 6월에 와 봤던 곳인데? 바닷물이 드나드는 못 처럼 되어버린 곳 주변이 온통 노랗다.

 

 

옆에 해녀꽃도 보라색 커다란 꽃을 피웠다. 개화가 한창이다.

줄기가 엄청 굵고 잎도 칡 잎에 가까울 정도로 3출엽이 크다.

 

 

 

 

그렇지 거지덩굴. 이 녀석도 이번에 개화시기를 맞출 것 같아서 목록에 적어 두었던 녀석이다.

꽃 가운데 주황색으로 장식할 한 참 고운 모습으로 반겨 준다. 이렇게 고운 녀석을 왜 거지덩굴이라 했을까?

 

  

 

이번 제주에서 까마귀머루와 가새잎개머루를 확실하게 눈에 익혔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건지를 확실하게 실감하였다.

 

가새잎개머루는 잎이 깊게 갈라진 것. 얕게 갈라진 것 등 잎의 열편 정도가 다양하고 잎 열편 끝이 뾰족하게 빠져 있다.

까마귀머루 잎은 이 녀석보다 더 깊게 결각이 지고 열편은 둥글둥글하다.

가새잎개머루 꽃차례는 취산화서인데 머루가 익으면 개머루처럼 칠보장식을 한다. 이 녀석은 가새잎개머루다.

 

 

마지막 날 27일 공항 부근 작은 동산에서 담은 까마귀머루다. 꽃차례가 원추화서이고 잎의 열편이 둥글다.

 

 

 

한라산 쪽을 보니 구름이 가득 덮혀있다. 산간에는 비가 쏟아지는 것 같다.

어느 오름 부근 암반 위에 형성된 습지로 향하는데 중간 중간 비가 부슬부슬한다.  

윗세오름 탐사를 미루기를 잘 했다면서 옷이 젖을만큼 가늘게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 습지를 둘러 보았다.

  

  

기대했던 어리연은 봉오리만 가득하고 마름이 몇 개체 꽃을 피우고 가래만 가득 꽃 이삭을 세우고 있다. 

 

 

 

 

둥근잎택사가 있다. 택사도 참 여러 종류다. 질경이택사, 택사에 이어서 세번째 택사 종류를 대면한다.

한 자리에 앉으면 더 많은 것을 담고 싶어서 조금씩 시간이 지체되다가 보니 많이 늦었다

  

물 위에 방석처럼 펴 진 둥근잎택사 잎이 도안처럼 이쁘다.

   

좀어리연이다. 잎이 1원짜리 동전만 하다. 꽃이 보고싶은데...

 

어리연은 노랑어리연 보다 꽃잎이 더 이쁘다.

요렇게 입을 앙 다물고 보여 줄 생각이 없다 미운 녀석.

 

 

  

 

여뀌같은 녀석인데 잎이 선형이고 전초가 자색을 디고 있기에 손가락질을 하니 무슨 여뀌라하는데...

도감을 살피니 붉은대동여뀌로 보인다. 확실하게 확인을 해 봐야겠다. 나중에 확인하니 좁은잎미꾸리낚시다.

 

 

 

아~! 근데 이 작은 가래 녀석이 또 궁금하다. 울 동네에서 본 애기가래랑은 또 다른 녀석 같다.

 

근데 이녀석 이름이 뭐더라? 이고 이제 깜빡하는 주기가 빨라진 모양이다. 물고추나물이하 했던가? 금방 잊어버린다.

 

 

 

어리연과 물고추나물이 필 때 쯤 다시 와  봐야겠다.

시간이 늦어서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제주시로 향한다.

꽃동무들과 소주 한잔으로 오늘 하루 꽃 나들이를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