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17. 퇴근 후
일찍 시간이 나서 쇠채 꽃을 보러 달렸다.
그런데 쇠채는 벌써 둥그렇게 씨앗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었고
원지의 분포 정도를 살피러 다른 쪽을 살피니
길 아랫 쪽 무덤 부근에도 잘 자란 원지가 무리지어 씨앗을 매달고 있었다.
경운기 길 좌우에는 좁쌀풀이 노랗게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까치수염도 하얀 꽃주저리를 늘어뜨리고 있었다.
근데 내 주의를 더 끌고 있는 것은 논둑에 서 있는 커다란 뽕나무.
아니 오디나무 한 그루..
시골에는 아이들이 없다.
오디가 까맣게 익어서 바닥에 떨어져도 그걸 따 가져 갈 아이들도 없고
일손 바쁘신 어르신들은 눈길 보낼 시간조차 없다.
우히~~! 오디나무 한 그루 통째로 접수하였다.
아니다. 나누어 준 녀석이 있다.
숨도 쉬지 않고 꼼짝도 않고 오디 따기에 열중하고 있는데
멧비둘기 녀석 잘금잘금 논둑으로 걸어 오더니만
서 있는 내 곁에 와서 떨어진 오디를 맛나게도 주워 먹는 거다.
아니? 욘석. 내가 눈에 뵈지도 않는 거여?
아님 나같은 건 무시한다는 거여?
오디 물로 끈적한 손으로 마침 목에 메고 있던 카메라 조심스럽게 겨누어서 찰칵!~
그러느라고 움직이는데도 토옹~! 반응이 없이 그대로 잘금잘금 걸어간다.
우쒸~! 이렇게 심하게 무시 당하긴 첨이다.
또 한 녀석들이 있다.
오늘 오디 단물에 빠져 있던 노린재 녀석들
나 때문에 비상사태로 난리 법석들이었을 거다.
30분 이상 딴 게 비닐봉지로 그득하다.
아마 한 됫박은 될 거다.
내 손은 감둥이가 되었고
내 주둥이도 시커먼스가 되어서 그림이 볼만 하였다.
'이야기나누기 > 탐사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쪽 먼산에서(털중나리,큰조아재비,털향유,나도닭의덩굴,돌소리쟁이,씀바귀, (0) | 2010.07.11 |
---|---|
사찰 숲 소요(하늘말나리/털중나리/ 세잎승마/작살나무/개옻나무/청괴불나 (0) | 2010.07.08 |
네번째 제주 꽃나들이4 (털진달래,바위장대,흰그늘용담,한라돌장포,설앵초,들쭉나무,명자나무,시로미,구상나무, (0) | 2010.06.17 |
네번째 제주 꽃나들이 3(섬매발톱,마가목,산개벚지,좀고채목,구상나무,암매 (0) | 2010.06.15 |
네번째 제주 꽃나들이 2(털장대,등수국,덜꿩,팥배,윤노리,솔잎미나리,병풀 (0) | 2010.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