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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오디가 익었어요.(쇠채,원지,좁쌀풀,까치수염,오디,멧비둘기,

by 여왕벌. 2010. 6. 18.

2010. 6. 17. 퇴근 후

 

일찍 시간이 나서 쇠채 꽃을 보러 달렸다.

그런데 쇠채는 벌써 둥그렇게 씨앗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었고

 

 

원지의 분포 정도를 살피러 다른 쪽을 살피니

길 아랫 쪽 무덤 부근에도 잘 자란 원지가 무리지어 씨앗을 매달고 있었다.

 

 

 

경운기 길 좌우에는 좁쌀풀이 노랗게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까치수염도 하얀 꽃주저리를 늘어뜨리고 있었다.

 

 

근데 내 주의를 더 끌고 있는 것은 논둑에 서 있는 커다란 뽕나무.

아니 오디나무 한 그루..

 

 

시골에는 아이들이 없다.

오디가 까맣게 익어서 바닥에 떨어져도 그걸  따 가져 갈 아이들도 없고

일손 바쁘신 어르신들은 눈길 보낼 시간조차 없다.

 

우히~~! 오디나무 한 그루 통째로 접수하였다.

 

아니다. 나누어 준 녀석이 있다.

숨도 쉬지 않고 꼼짝도 않고 오디 따기에 열중하고 있는데

멧비둘기 녀석 잘금잘금 논둑으로 걸어 오더니만

서 있는 내 곁에 와서 떨어진 오디를 맛나게도 주워 먹는 거다.

 

 

아니? 욘석. 내가 눈에 뵈지도 않는 거여?

아님 나같은 건 무시한다는 거여?

 

 

오디 물로 끈적한 손으로 마침 목에 메고 있던 카메라 조심스럽게 겨누어서 찰칵!~

그러느라고 움직이는데도 토옹~! 반응이 없이 그대로 잘금잘금 걸어간다.

 

우쒸~! 이렇게 심하게 무시 당하긴 첨이다.

 

 

또 한 녀석들이 있다.

오늘 오디 단물에 빠져 있던 노린재 녀석들

나 때문에 비상사태로 난리 법석들이었을 거다.

 

 

30분 이상 딴 게 비닐봉지로 그득하다.

아마 한 됫박은 될 거다.

 

내 손은 감둥이가 되었고

내 주둥이도 시커먼스가 되어서 그림이 볼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