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21.
제주의 숲은 가히 원시적이라 깊고 습하여 많은 것을 품고 있다.
곶자왈은 곶자왈대로, 한라산 자락의 숲은 숲대로, 오름은 오름대로의 식생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어두운 숲 속 좁은 길을 한참 들어가니 연등이 걸린 작은 공터가 나온다.
일행을 따라 나무 사이를 헤치느라 정신 없는데 앞 선 ㅊ님이 한 쪽을 가리킨다.
나도수정초가 벌써 시들어 가고 있다. 처음 만난 나도수정초에 반가워 이리 저리 담는데 여기 저기 많기도 하다.
어두운 숲이라서 제대로 담지 못하였다고 핑계를 대어 본다.
붉가시나무가 꽃 이삭을 늘여 뜨리고 있길래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전에 몇 장 담는다.
숲속 소로를 자동차로 한참 오른다. 너무 좁아서 자동차가 나타날까 봐 조바심이 난다.
한 곳에 차를 주차하고 콩짜개란과 석곡란을 보기 위해서 오르고 또 오른다. 땀은 비오듯 흐르다가 마르다가 한다.
그래도 오르면서 이것 저것 담느라 숨이 덜 가쁘다. 무엽란이란다. 꽃대를 마악 올리고 있다.
오르면서 가쁜 숨을 돌리다 보면 붉은 참꽃나무가 반겨 준다.
절
절벽 쪽 이끼 위에 석위가 나란히 줄서기를 하고 있다.
검은재나무란다. 이름도 처음 듣는다.
확인 증명하려면 태워서 까만 재가 나오는 지 확인해야겠다면서 웃는다.
30분쯤 올랐을까 오르면서 고목 등걸마다 들여다 보더니 드뎌 콩짜개란이 개화를 준비하고 있는 걸 만났다.
절벽 부근이라 구부리고 높은 곳은 나뭇가지 위에 올라서 담느라고 고생 좀 했다. 그래도 이 정도 담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잎은 콩짜개덩굴과 천상이다. 하얀 줄기와 내리고 있는 뿌리가 보인다. 아직 며칠 기다려야 꽃을 피우겠다. 아깝다.
지난 번에 담으려고 하다가 못 찾고 그냥 갔던 부처손을 여기서 마난다.
이렇게 보고 싶어 하던 걸 우연히 만날 때 더 반갑다. 개부처손과 거의 흡사한데 가늘고 휘어지는 느낌이 있다.
비교 자료를 완성 할 수 있는 자료를 얻어서 다행이다.
오르락 내리락 하길 40 여 분. 에고야~~~!
다들 힘들어 할 쯤에 절벽 위 높은 곳에 석곡이 하얗게 꽃을 피우고 있는 게 보인다.
높은 곳에다가 어두운 숲이라 다들 진땀을 뺀다. 300mm입네, 500mm 입네 렌즈를 바꾸는데
똑딱이인 나는 구경만으로도 족하다. 이건 ㅊ님이 내 메모리를 가져 가서 서너 장 담아 준 거다.
석곡을 담고 내려 오다가 한 무리의 나도수정초를 또 만났다. 습한 숲이라 나도수정초가 신이 났다.
좀 더 싱싱한 나도수정초 한 무리가 일행들 시선 집중을 받는다.
숲을 빠져 나오니 참꽃이 중간 중간 반겨준다. 붉은 참꽃은 어두운 숲의 등불 구실을 하였다.
석곡을 보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서 오늘 탐사는 이것으로 마무리 한다.
내일 비가 오지 않으면 한라산을 오르기로 하는데 아무래도 비가 올 확륭이 99%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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