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8.
어버이날이라 멀리 나가지는 못하고 집 앞 논둑을 누볐다.
서편 쪽문을 나서면 손바닥 만한 울 엄니 놀이터 채전밭이 나온다.
밭고랑에 벌씀바귀가 화살촉 같은 귀달린 잎을 펼치고 자잘하게 꽃을 피웠다.
뽀리뱅이도 털부숭이 잎을 방석처럼 펼치고 벌씀바귀보다 더 자잘하게 꽃을 피웠다.
지칭개는 꽃대만 세워놓고 눈치를 살피느라 아직 꽃잎을 펼치지 못하고
논바닥에는 뚝새풀이 푸른 꽃자리를 깔았다.
좀개갓냉이다. 잎의 결각이 속속이풀보다 더 심하다.
이 녀석은 속속이풀처럼 꽃이 작아서 들여다 보기 어렵다. 최대한 당겨서 크롭하여 본다.
그 녀석, 저도 꽃이라고 4장의 꽃잎과 동그란 암술머리가 보인다.
총상화서로 보이지만 줄기가 자라면서 잎이 나오고 잎겨드랑이에 하나씩 꽃이 핀다.
벌써 잎겨드랑이에 단각과 열매가 맺혔다.
잎몸 전체가 엽축까지 우상으로 갈라져 있고 열편이 다시 결각이 져 있다.
그래서 좀개갓냉이의 잎을 보면 쪼박쪼박한 느낌이 든다.
속속이풀과 좀개갓냉이를 비교하기 위하여 담아 보았다.
속속이 풀은 잎의 아랫쪽이 갈라져 있는데 비하여
좀개갓냉이는 잎몸 전체가 갈라지고 그 열편에 또 결각이 있다.
속속이풀이다. 흔히 개갓냉이와 속속이 풀을 헷갈려들 한다.
꽃은 개갓냉이랑 많이 닮았다. 그런데 개갓냉이와 꽃자루와 잎의 결각이 다르다.
비교 자료 : http://blog.daum.net/qweenbee/8887148
속속이풀은 잎이 우상으로 갈라지긴 했으나
화서에 가까운 잎은 많이 갈라지지 않아서 화서 쪽의 잎 사진으로는 개갓냉이와 구별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
좀개갓냉이는 잎겨드랑이에 한 송이씩 꽃자루도 없이 피는데, 속속이풀은 총상화서이고 꽃자루가 길다.
속속이풀의 아래 줄기 잎은 잎몸이 제법 많이 갈라져 있다.
주름잎 흰 꽃도 때가 되면 여전히 꽃을 피워 준다. 완벽한 흰색이다.
보라색 꽃이 피는 주름잎보다 전초의 색이 연하다. 줄기도 연한 녹색이다.
두 녀석이 가까이 있길래 담아 보았다.
크~! 이쁘다. 벼록나물이다.
발에 채이는 게 이 녀석이라, 제대로 담아 준 적이 없었는데 꽤 서운했을 거다.
좁쌀냉이다. 어릴 적 신초는 확실하게 황새냉이와 구분이 되는데 이렇게 꽃이 피면 헷갈린다.
좁쌀냉이는 전초에 하얀 털이 많은데 황새냉이는 털이 거의 없다.
애기봄맞이꽃은 벌써 사그러져 가고 있다.
산나물 뜯는다고 앞산 자락을 헤매던 올케가 빨리 와 보라고 손짓한다.
부리나케 달려가니 더덕 부리를 제법 캐 놓았다.
아버지 살아 계실 적 산 옆 밭에 더덕을 심었었는데 그 씨앗이 산으로 퍼져서 이젠 산더덕이 되어 버렸다.
봄이면 마을 어르신들이 다 캐 가버려서 얼마 남지 않았는데, 베어진 나무등걸 밑에 몇 뿌리 남아 있던 걸 캤나 보다.
가장 굵은 녀석은 뇌두를 보니 5년 이상은 됨직하다. 더덕주를 담네 어쩌네 그랬지만
세포를 재생시켜 준다는 말에 날 걸로 먹어 버렸다. 그래서 그런가? 피부가 더 탱탱해진 느낌이다. ㅎㅎ
모처럼 한가하게 논둑을 돌았다.
이렇게 이쁜 녀석들을 만날 수 있는 논둑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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