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18.
두메닥나무를 보고싶다는 내 조름에 쾌히 승락을 하신 ㅅㅇ님과
4분이 동행하여 두메닥나무를 보러 가는 길,
기왕에 길 나섰으니 동강할미를 한 번 더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시며 동강에 한번 더 들르게 되었다.
동강의 물구비는 노란 동강할미의 꽃가루를 싣고 여유롭게 흐르고,
동강의 젖줄에 목 축임하면서 산민들레며, 흰대극, 비술나무, 동강할미들이 곱게도 꽃을 피우고 있었다.
올해 두 번째의 동강 출사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동강할미와 놀았다.
강변으로 들어서는 초입에 만난 흰대극이다.
올해 봄 흰대극 꽃을 담지 못하여 알찌근 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만나다니.
내 꽃복이 한 없이 고맙다.
시무나무에 꽃봉오리가 맺혔나 하여 신나게 담다 보니 꽃봉오리가 아니라 잎눈이 터지고 있엇던 것을..
흰 비늘 같은 것이 꽃봉오린 줄 알았더니 동아 인편이었다. ㅎㅎ
비술나무 수꽃 꽃밥이 검은 자주색에 가까웠다. 느릅나무는 붉은자주색이다.
이미 씨방이 자라고 있었다. 크롭하여 보니 2갈래로 갈라진 녹색의 자방 끝에 털이 난 암술머리 2갈래가 보인다.
샛노란 산민들레가 한창 이쁘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잎 열편의 각이 민들레보다 매우 넓었다.
ㅎㅎ..1학년 짜리가 꽃종이를 듬성듬성 오린 듯한 산민들레 잎의 결각이다.
양면에 털이 있으며 가장자리가 밑을 향해 4-5쌍으로서 갈라진다고 한다.
지난 번에는 빨갛게 돋아난 꽃봉오리만 만나서 꽃을 담지 못하였는데
돌단풍 꽃도 벼랑이나 바위 틈에 지천으로 흐드러지고 있었다.
벼랑에는 할미와 돌단풍이 함께 어우러져 다정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동강변 강섶에는 애기감둥사초도 한 자리 차지하고서 오가는 이들이 쳐다 봐 주길 기다리고 있다.
꽃 이삭이 유난히 까맣다.
안내하신 ㅅ님이 긴오이풀이라 하시며 담아두라신다. 초록 잎이 싱그럽다. 꽃이 피면 볼만하겠다.
작년 초겨울 학교 뒷산에서 긴오이풀로 추정되는 녀석을 한 개체 봤으니 거기서 꽃을 담아봐야겠다.
동강에는 동강고랭이도 빼 놓을 수 없는 한 식구다.
동강할미에만 집중하느라고 눈 여겨 봐주지 않는 녀석이다.
사초 종류는 꽃대 위쪽 에 수꽃이 아래 쪽에 암꽃이 피는데 이 녀석은 암꽃과 수꽃이 따로 핀다.
어디선가 암수딴포기로 진화 중이라고 하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동갈 할배의 누런 수염을 목도리처럼 두르고 있는 동강 할미. ㅎ
또 다른 절벽에 고운 할미들이 이렇게 동강의 봄볕을 즐기고 있었다
물을 뿌리거나 묵은 잎을 잘라내지 않고도 자연스런 아름다움이 가장 아름다운 것을
다들 왜 그리 의미 없는 욕심을 낼까?
이렇게 푸른 기운이 돌고 있는 할미도 있고
까꿍~!
뭐가 그리 궁거울까?
바위에 턱 받치고 강물이 흘러가는 걸 내려다 보고 있는 고운 할머니.
동강의 바위 틈에는 참으로 많은 생명들이 새로운 세계를 펼치고 있었다.
점심 때를 넘기고 느지막히 먹은 정선의 곤드레나물 비빔밥은 늦은 점심이라서 그런지 별미였다.
아름다운 동강의 모습 헤쳐짐이 없이 언제나 그 자리에서 행복할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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