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3. ㅁㅂㅅ.
산자고는 아직 이르겠지만 아마 중의무릇이 피었겠지?
앉은부채 담느라고 들렀던 산사 숲을 찾은지 두어 주 전이라 토요일 부리나케 높은 고개로 항한다.
모처럼 햇살 따신 날씨에 달뜬 기분으로 자동차에 가속이 더 해진다.
서쪽으로 이십 여 분 달리면 도착하는 조용한 사찰 숲은 이른 봄부터 자주 안부를 물으러 찾는 내 꽃밭이다.
예상대로 산사 숲 아래에는 중의무릇이 노란 꽃송이가 무거워 꽃대를 제대로 가누지도 못한다.
고목 둥치에 터를 잡은 꿩의바람이 고개를 빼고 햇살을 기다린다.
이른 시각에 꽃잎 펼치지 않고 있던 꿩의바람이 한시간 남짓한 사이에 활짝 꽃잎을 펼쳤다.
꿩의바람에 날아들었던 봄 손님은 어느새 또 다른 꽃을 찾아서 날아가기 바쁘다.
달래도 꽃대는 올렸지만 아직 개화는 이르다. 다음 주 쯤 필 것 같다.
이 곳은 현호색의 잎 변이가 다양한데 꽃색은 거의 모두 파랗다.
올해는 유난스런 꽃샘 추위로 날씨가 변덕을 부리는 바람에 꽃들 모두 개화가 일주일 정도 늦다.
큰괭이밥도 얼마나 급했던지 꽃대 오르자 말자 활짝 분홍 우산을 펼쳐서 키가 무지 작다.
꿩의바람을 찾던 바쁜 손님이 어느새 큰괭이밥을 탐하고 있다.
잎 표면, 잎자루, 줄기에 털이 있고 잎 뒷면에는 털이 없다. 수술이 8개인 흰털괭이눈이다.
이제 내 꽃동산에도 봄의 왈츠가 시작되었다.
꽃밭에서 녀석들과 눈맞춤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꽃들만큼은 속이지도, 상처를 주지도 않고 늘 한결같아서 좋다.
다음 주쯤에는 피나물도 연복초도 산자고도 피어 나겠지. 덩달아 나도 바빠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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