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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두메닥나무 탐사기

by 여왕벌. 2010. 4. 19.

2010. 4. 18. 강원도.

 

너무 먼 길이었다. 지난 가을부터 이 녀석 보자고 벼르기를 8 개월.

필 때 쯤 깨우쳐 달라는 ㅅ님의 대답에 기대를 걸고 3월 부터 두메닥나무를 노래 불렀다.

 

드뎌~! 오늘 ㅅ님,  이**님, ㅍㅆ님과 원주 새말IC에서 합류하여

두 시간 가까운 거리를 달려 정선군 최북쪽 산자락 계곡에 도착하였다.

올 겨울 눈이 많이 내린 덕에 계곡은 여름처럼 물이 많고 맑아서 물맛이 달았다.

 

 

겨우 20cm 정도의 쬐끄만 가지 끝에 파란 잎 눈이 터지고 있는 녀석.

옆의 녀석도 30cm가 안 되어 보인다. " 에게~! 요렇게나 작은가? " 참말로 작다.

 

헌데....!!! 꽃이 안 보인다.

잡목을 헤치고 돌아보는 ㅅㅇ님의 표정이 밝지 않으신 걸 보니 아직 핀 게 없나보다 싶던 찰나.

겨우 조금 필 듯한 녀석한 그루를 발견하고는 그 것 조차 감사하며 다들 한 녀석에 카메라를 집중하고 있는데...

 

( 첫 장소의 필 듯 말 듯한 녀석이다.)

 

 

얼마나 작은 녀석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게다.

 

 

 

 

"꽃이 폈으니 올라오세요!"

 반가운 문자에 다들 황망이 계곡 안쪽으로 옮겨가는데 눈구덩이에 발이 빠진다.

 

오늘 이 녀석 보자고 사전에 연락에 된 ㅎㅅ님 부부도 함께 동행을 하였는데...

그 몇 시간 달려온 발걸음 너무 억울하여 ㅎㅅ님이 300 여m 더 안쪽을 헤메다가 활짝 핀 군락을 발견한 거였다.

 

야호~! 만세다~!

두메닥나무야! 내 니 보자꼬 얼마나 달려왔는 줄 아나?  

 

꽃받침잎은 4갈래로 깊게 갈라진 통꽃으로 갈라진 열편보다 꽃받침 통부가 더 길었다.(크롭한 거)

 

아직 골짜기에는 녹지 않은 잔설이 있는데

아무도 와주지 않는 이 골짝에 혼자 외롭게 피어 향을 날리고 있는 두메닥나무.

 

어린 가지 끝부분은 주름 마치 애벌레처럼 주름이 많았다. 대팻집나무의 어린 가지에도 이런 주름이 보인다.

 

   

강원도 높은 지대라 다른 4월 중순인데도 불구하고 초본류는 전혀 보이지 않고

옆의 생강나무도 이제 막 꽃눈을 터뜨리고 있는데

  

겨우 30~50cm 크기의 두메닥나무가 꽃을 피운 거다. 이 녀석이 그 중 제일 큰 녀석인데 50cm 남짓하였다.

 

 

팥꽃나무과라 향기가 대단하였다. 꽃 모양이나 향기는 마치 서향을 쏙 빼 닮았다. 

강원도 높은 산에서 자생하는데 보통 30~50cm 크기로 가지는 고무처럼 매우 부드러워서 다육성 식물같았다.

  

 

꽃받침통부는 길고 자색을 띠었다. (크롭)

 

 

 

 잎 앞뒷 면은 털이 전혀 없고 부드러웠는데, 다소 육질성이 느껴지는 듯 부드러웠다.

 

 

바위를 징검다리 삼아서 아슬아슬하게 물도랑을 세 번이나 건너고

바짓가랑이며 옷자락이 먼지 투성이가 되어도 두메닥나무 몽환적인 향기에 취해서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꽃이 피지 않으면 어쩌나 ㅅ님 얼마나 가슴 졸이셨을꼬. ^^*

이 먼길을 안내하신 ㅅ님께, 그리고 운전하시느라 고생하신 이*님께 고마움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