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6.
무신 놈의 날씨가 일주일 내도록 추절추절 비가 온다냐?
주말을 기다리며 일 주일을 보내는디 참말로 그 눔의 하늘 에지간도 하다.
청노루 노는 골짝에 들렀더니 청노루 아그도 새파랗게 질려서 꽃잎 열 줄 모르고 있고.
지난 주 내 다녀간 후 누군가 왔다 간 모양인디 이끼 뜯어 옮기고 돌멩이로 연출한 자리가 보인다.
그 눔의 사진이 뭐이길래, 이렇게 연출을 혀야 하는 겨. 돌멩이 옮기는 정도는 그래도 봐 줄만 헌디
꽃 송이를 따서 꽂아 놓는 건 뭐여? 승질 나는대로 기냥 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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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따~! 그 아줌씨 뭐 그리 잔소리가 많소?
멋진 작품 담으라꼬 미리 연출해 두고 갔으문 고마운 줄이나 아슈.
그라몬 내가 이참에 진사님들한테 한 수 전수해 줄겨유?
<좋은 사진 만들기 하나>
까짓거 넘이사 뭐라 카든지 말든지 진사 맴이제여. 암만.
내가 내 맴에 드는 사진 만든다는데 무신 잔소리가 그리 많탕가?
안 그려요? 참말로 벨 스럽게 혼자 고고한 척 하지 말라요.
첫째 방법인디 요건 아주 쉬운 방법이지라
맘에 드는 노루 아그가 있으믄 주변의 구조물을 적절하게 이용하라.
이끼 낀 돌맹이를 노루 모델 주변 적절한 장소에 옮기고 노루 아그 발밑에도 이끼를 뜯어 와서 적덩하게 깔아보시라요
끝내 주는 멋진 작품이 나올텡게여. 좋은 작품 맹그는데 돌멩이 몇개 옮긴다꼬 해서 누가 알갔슴둥?
보시라 어케 옮겼는지, 요렇게 해놓고 갔더니만
그 잔소리꾼 아줌씨도 이렇게 담아 가질 않았소.
요것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연출한 것이지라. 뭐 그까이 꺼 가지고 그렇게 열 받지 마슈.
<좋은 사진 만들기 둘>
요건 강도가 더 높은 방법인디, 위장을 잘 혀야 항께요. 그 대신 뽀록 나믄 손가락질 받을 각오 하슈.
맘에 드는 배경이 있으문 꽃 송이 몇개 정도 꺾어서 옮기믄 끝내 준당게여.
함 볼라요? 뭐 구름 버섯인지? 암튼 이쁜 버섯이 보이 잖슴둥?
해서 분홍 노루귀 한송이 꺾어서 살짝 버섯에 끼우고 버섯 위에도 이끼 한 덩어리 뜯어서 위장을 혔응게여.
그 아줌씨 첨에는 히얀타꼬 카메라 들이대더니만
이틀 전에 연출해 놓고 가서 노루 아그가 비실거리는 바람에 금방 내가 위장해 놓고 간 거 눈치 채더구먼
그랑께 얼렁 담고 증거를 남기지 않는게 상책인디, 내가 증거 인멸을 잊어버리는 바람에 그 키큰 아줌씨헌테 꼬리 밟혔뿌렀소.
작품 함 보시쇼잉
첨에 요렇게 멋진 버섯이 보이지 않슴?
그래서 요렇게 잘만 연출을 하면 끝내 준당게여.
으~~~! 내 불쌍한 분홍 노루 아그.
이 보시오. 진돌이 아자씨!
노루귀 아그 꺾을 때 노루아그 한테 꺾어도 되는 지 물어봤음?
노루 아그가 당신 맘대로 할 수 있는 당신 소유물이오?
돌멩이 옮기는 정도는 애교로 봐 줄라 그랬더니만, 와 애꿎은 아그 모가지는 부러뜨리고 난리여?
그렇게 찍은 사진 속에 노루 아그 눈물 안 보이오? 우이 씨~! 열 받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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