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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사는 이야기

청도 땡감

by 여왕벌. 2006. 12. 4.
 

히야~! 청도 감이다!"


"올해 감 맛 좀 보겠네"


김연구사님 앞으로 배달되어 온 청도 감 상자에

다들 입맛을 다시며 상자를 개봉혔는디.


색깔도 곱게 잘 생긴 감들이 반지르르

윤기를 흘리면서 유혹하고 있겄다.

깎을 사이도 없이 너도 나도 하나씩 감을 집어들고

옷자락에 슥슥 한번 문지르고는

한 입 덥석! 물었는디.


"에이! 퉤에~! 무슨 감이 이렇게 떫다냐?"


오만상을 찡그리면서 베어 물었던 감을 뱉어내느라 수선이렸다.

말로만 듣던 청도감이라 단감처럼 달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가

다들 실망이 큰 눈치였다.


"하이구! 청도감, 청도감 그러더니 이기 청도감이가?"

"김연구사님 댁에 가져가서 곶감 만들어 잡수셔야겄네요."


결국 감 상자는 주인인 김연구사가 처리하기로 하였다.

.*******************

사흘 쯤 뒤.

"어? 웬 홍시?"

우연히 자료실 구석을 살피다가 빨간 홍시 한 상자를 발견하였겄다.

땡감 사건도 있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얼른 홍시를 하나 들고 갈라보니

씨도 하나 없는 발간 홍시가 차지기도 하다.


사무실 식구들 너도나도 두세 개씩 홍시를 해치우는데.

아무도 홍시 주인은 없단다.

김연구사도 자기 홍시가 아니란다.


"자료실 구석에 있던데요?"

"어? 거기 땡감 상자 두었더랬는데요."

"집에 안 가져 갔어요?"

ㅎㅎㅎㅎㅎㅎ.......


홍시의 주인공이 바로 김연구사 청도 땡감였던 거이다.

홍시의 주인을 못찾은 원인은

아무도 청도 반시의 비밀을 몰랐던 거였다.


청도 반시 제조 과정이

빈 상자에 카바이트 가스를 넣는지 암튼 카바이트를 깔고

그 위에 청도 땡감을 차곡 차곡 넣은 후 봉하여

사흘 쯤 지나면 홍시가 되는데

우리는 그걸 모르고 청도 감이 단감인줄만 알고

도착하자 말자 열어제꼈던 거이다.

감을 보내준 이가 사흘쯤 후에 개봉하라는 말을 미리 해주지 않았으니

땡감을 씹을 수 밖에 없었고.


아무튼 청도 반시 신나게 먹었다.

그 후 며칠 어떤 고생 했을지는......ㅎㅎㅎㅎ

아마도~~

화장실 가기에 겁이 났을...ㅋㅋㅋㅋㅋ

 

*********************

그래도 얼매나 맛잇는데요...여긴 없어서 몬 ㅁㅓㄱ어요 ㅎㅎ 06.11.06 14:54
 

뒤늦게 감맛을 알았지요... 더군다나 홍시는 한겨울에 코에 빨간칠을 하면서 먹을만큼 좋아 하지요... 올겨울도 맛난 홍시를 많이 먹고 싶어요... ^^ 06.11.06 19:48
 

먼저 살던 집 앞엔 감나무가 있었지요. 제 맘 같아선 하나도 따지 말고 홍시가 되도록 두고팠지만 욕심많은 앞집 할머니는 어느새 모두 따서...공연히 감을 따준 경비아저씨가 쉰소리를 들었어요. 감상도 하고 까치먹이도 남기지 너무 야박하게 다 땃다고...옆동 할아버지네 앞 감나무는 눈이 내리고도 한참이나 얼어 있어서 눈이 소복쌓인 연시를 까치가 쪼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던지...함께 사는건데... 06.11.06 21:45
 
구청에서 무료로 주차장을 만들어 준다기에 담을 허물고 나무도 뽑아내고 떫은 청도감나무 두그루 심었 습니다~~~잘 살른지 모르 겠네요~~~^^* 06.11.09 15:07
 

^^ 침이 꼴깍 넘어갑니다... 홍시 먹고 싶어라~~ ^^ 06.11.06 21:51
 

선산 도리사 답사 때, 신라불교초전지 모례집 우물이 있는 곳엘 갔는데, 감나무 천지더군요. 나무에서 익을대로 익어서 뚝뚝 떨어진 홍시들. "아우~. 이거... 숟가락만 있으면 퍼먹으면 딱인데... 아우~~" 그 식탐이 얼마나 불쌍해 보였던지 초면인 어떤분이 감 꼭지를 조심스럽게 잡고 휙! 뒤집어서 손바닥에 홍시를 올려놓았습니다. "자 이제 먹을 수 있지요, 드셔요." 06.11.06 22:52
 

손바닥에 코 박고 먹었던 그 홍시맛! 평생에 처음인것 같던 맛의 무아지경. 그 손바닥 주인이 남자였던가? 여자였던가? 당연히 몰러요. 06.11.06 23:24
 

청도반시 불법제조..?? 저희 사무실엔 밀양단감이 배달 왔어요.. ^^. 감의 계절이네요.. 현장 사무실엔 난로 피웠습니다.. 건강들 하세요.. 06.11.07 11:12
 
하얀솔님 인자 좀 조용하시겄네요. 06.11.09 19:55

홍시보다는 땡감이 더 맛있는데요.... 06.11.07 17:08
 
또 땡감 생기면 숨비소리님께 보내드리까요?ㅎㅎㅎ 06.11.09 19:54
 

지난 번에 아는 이가 청도반시를 1상자 집으로 보내 주었는데. 홍시라면 무척 좋아하시는 울 엄니......"하이구 야 야~! 인자 홍시는 그만 가주고 온나. 금방 초가 되어서 감당이 불감당이다. "ㅎㅎㅎ....쫀득한 홍시가 며칠 못가서 흐물거리니 엄니 혼자 드시기에 허겁지겁. 지는요? 뒷감당이 겁나서 구경만 함다. ㅋㅋㅋㅋ. 사무실로 청도 반시가 또 배달되었네요. 이곳에 근무하다가 청도에 있는 학교로 나간 선생님이 모처럼 연구원 나들이 한다고 무려 두상자나....올해는 홍시 복이 터졌구마요. 꼬리달고 계신 님들께 하나씩 보내 드리까요? 06.11.08 15:34
 

이 절후면 고개들어 올려다 보는 감홍시 바로 가을 맛이지요 섬 구석마다 빈집 뒷마당에 붉게 익어가는 감 주인을 잃어 새들 차지가 되었습니다 06.11.09 00:31
 

감을 좋아해서 감나무 하나 키워 본다는게 이상하게 추운 곳으로만 이사를 해서 여즉 소원을 못 풀었네요.ㅎㅎ 올해는 아직 감을 맛을 못 보았습니다. 일루 하나 던지세요. 06.11.09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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