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야~! 청도 감이다!"
"올해 감 맛 좀 보겠네"
김연구사님 앞으로 배달되어 온 청도 감 상자에
다들 입맛을 다시며 상자를 개봉혔는디.
색깔도 곱게 잘 생긴 감들이 반지르르
윤기를 흘리면서 유혹하고 있겄다.
깎을 사이도 없이 너도 나도 하나씩 감을 집어들고
옷자락에 슥슥 한번 문지르고는
한 입 덥석! 물었는디.
"에이! 퉤에~! 무슨 감이 이렇게 떫다냐?"
오만상을 찡그리면서 베어 물었던 감을 뱉어내느라 수선이렸다.
말로만 듣던 청도감이라 단감처럼 달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가
다들 실망이 큰 눈치였다.
"하이구! 청도감, 청도감 그러더니 이기 청도감이가?"
"김연구사님 댁에 가져가서 곶감 만들어 잡수셔야겄네요."
결국 감 상자는 주인인 김연구사가 처리하기로 하였다.
.*******************
사흘 쯤 뒤.
"어? 웬 홍시?"
우연히 자료실 구석을 살피다가 빨간 홍시 한 상자를 발견하였겄다.
땡감 사건도 있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얼른 홍시를 하나 들고 갈라보니
씨도 하나 없는 발간 홍시가 차지기도 하다.
사무실 식구들 너도나도 두세 개씩 홍시를 해치우는데.
아무도 홍시 주인은 없단다.
김연구사도 자기 홍시가 아니란다.
"자료실 구석에 있던데요?"
"어? 거기 땡감 상자 두었더랬는데요."
"집에 안 가져 갔어요?"
ㅎㅎㅎㅎㅎㅎ.......
홍시의 주인공이 바로 김연구사 청도 땡감였던 거이다.
홍시의 주인을 못찾은 원인은
아무도 청도 반시의 비밀을 몰랐던 거였다.
청도 반시 제조 과정이
빈 상자에 카바이트 가스를 넣는지 암튼 카바이트를 깔고
그 위에 청도 땡감을 차곡 차곡 넣은 후 봉하여
사흘 쯤 지나면 홍시가 되는데
우리는 그걸 모르고 청도 감이 단감인줄만 알고
도착하자 말자 열어제꼈던 거이다.
감을 보내준 이가 사흘쯤 후에 개봉하라는 말을 미리 해주지 않았으니
땡감을 씹을 수 밖에 없었고.
아무튼 청도 반시 신나게 먹었다.
그 후 며칠 어떤 고생 했을지는......ㅎㅎㅎㅎ
아마도~~
화장실 가기에 겁이 났을...ㅋㅋㅋㅋㅋ
*********************

'이야기나누기 >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앙~! 지붕이 날아가 버렸어요. (0) | 2007.03.29 |
---|---|
참한 디스크, (0) | 2006.12.14 |
지금도 눈물이 나요 (0) | 2006.09.24 |
니가 누구로? (0) | 2006.02.03 |
병아리 시엄니 왈 (0) | 2005.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