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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소청도 식물 1차 조사를 마치며

by 여왕벌. 2025. 5. 21.

2025. 5. 13- 5.17.

 

올해로 3년 째 섬지역 식물상을 조사 중이다.

나와 한 사람. 모두 두 사람이 외부연구원으로 위촉되어서 1년간 진행해야 하는 일이다.

1차 조사는 출발부터 배가 결항되는 바람에 인천항 주변에서 숙소를 잡아야 했다. 

다행하게도 이튿날 아침 배는 순조롭게 출항을 하였다.

 

1-2년 차의 조사 대상 섬은 연육교가 있어서 참 편리했었는데 올해 맡은 소청도는 차량 진입이 안 되는 최악의 조건이라 섬을 배정 받을 때부터 걱정이 었었다.
역시 조사 활동에 필요한 비품을 손수레에 실어 배를 오르 내리면서

높이 쌓은 짐 보따리에 균형을 잡지 못하여 뒤뚱거리고 수레와 캐리어도 함께 끌어야 하는 낭패스러움을 겪었다.

짐을 줄이느라고 먹거리를 준비하지 않다 보니 자동 다이어트가 되었다. 작은 섬에는 구멍가게도 없었고 식사는 민박 집에서 해결하였다.

나흘간의 소청도 조사는 순조로웠다. 날씨도 바람도 불어서 크게 덥지 않았고 둘째 날은 밤에만 비가 살짝 와서 방해가 되지 않았다.
섬의 식물상을 조사한다는 건 참 설레는 작업이다. 사진을 찍기 위하여 산을 찾는 것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다. 내 눈 앞에 얼마나 많은 식물들이 나타날까 하는 기대는 나를 한층 들뜨게 한다.

 

1일 차 오후 섬 서쪽 소청등대 쪽(12시 경에 소청도 입도)
2일 차 섬 동쪽 도로 끝 초소까지
3일 차 섬 동쪽 분바위와 예당마을 서쪽 교회 옆 등산로를 따라 노하리 근처까지
4일 차 소청리 마을에서 탑동 선착장 해안까지(14시 10분 출항)

작은 섬이라서 매점이 없다 보니 점심을 해결할 간식 준비를 해 가지 않은 탓에 캔디 4개로 허기를 때워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

짐이 많아서 간식을 가져갈 여력도 없거니와 미처 점심 해결이 안된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한강유역환경청에서 10년 정도 기간을 두고 조사한 서해 5도 식물상 보고서에는 315 종이 조사가 되어 있는데, 

우리가  나흘간 조사한 목록을 보니 300 종이 넘는다.

개화하거나 꽃봉오리를 가지고 있는 대상은 채집이 가능하여 채집한 종 당 거의 2점씩 채집한 표본이 150여 종 300여 점이 되었다. 

일단 싹이 나고 있는 늦여름 가을 식물들은 제외시켰는데도 그 정도이다.


나흘간 찾은 식물을 비교해 보니 환경청 조사 보고서에 누락되어 있는 종을 꽤 많이 찾아내었다.

사람주나무는 마악 붉은어린 잎을 내밀고 있었는데 기 보고서 목록에는 없었던 종이고,
둥굴레, 선밀나물, 까치박달, 노린재나무, 뺑쑥, 덤불쑥, 좀개자리, 상동잎쥐똥나무, 야광나무, 나도별사초, 좀들묵새, 큰청사초, 개찌버리사초, 반디지치, 소나무(우점하는 곰솔 사이 몇 그루의 소나무를 발견), 누운주름잎, 고비, 벚나무, 왕벚나무, 털빕새귀리, 붉은씨서양민들레, 새모래덩굴, 지렁쿠나무, 유채(보고서에는 갓으로 오동정한 듯), 노랑하늘타리, 등대풀 고깔제비, 졸방제비꽃...., 등은

기존 보고서에 기록되지 않은 종이라 새롭게 찾아내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었다.

대청지치는 곳곳에 무리지어 나타나서 마치 다 자란 꽃마리가 깔려있는 듯 대청도보다 더 많이 퍼져있어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제주도 윗세오름을 오르다 귀하게 만나던 금방망이도 섬 전체에 무리지어 퍼져 있어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병아리꽃나무 또한 온 숲을 하얗게 밝히고 있어서 신기하였는데 야생에서 겨우 몇 그루를 만나던 자생에서 보기 귀하다는 선입견을 바꾸어 주었다.

소청도의 식물상이 크게 특별한 건 없었지만 온 산의 숲과 해안에서 보이는 식물을 하나 하나 목록을 작성하다 보면 찾아내었다는 결과만으로도 뿌듯하다. 

이번 1차 조사에서 기존 목록의 80% 정도를 찾아 낸 것 같고 거기에 누락된 종을 추가하여 더 찾아내었으니
이 정도면 1차 조사는 아주 만족스러운것 같다.

앞으로 계절마다 두 세 차례 조사를 더 해야 한다

세 째 날도 전 날처럼 점심도 먹지 못하고 키위 1개와 물 한 병, 자유시간 캔디 두 개로 버티면서 두 코스를 조사하느라 좀 지친데다가 표본 압착하고 나니 피곤해서 씻지도 못하고 쓰러져서 잠이 들었다.

그래도 아침에 거뜬하게 일어나서 표본의 신문지 바꾸어 끼우고
오후 2시 배로 나가기 전 자투리 시간에 미처 조사하지 못한 해안과 골짜기를 돌아다녔다.

첫날과 이튿날은 민박집 주인의 차량으로 목적지 끝까지 가서 걸어 나오면서 조사를 하여서 시간 절약을 할 수 있었다.

서해 북쪽 섬이라 이른 아침과 밤날씨는 선선하여서 준비한 얇은 패딩 상의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점심 굶으면서 돌아다녀서 좀 날씬해지긴 했을 것이다.

어무이 아부지!!
딸내미 건강한 체력으로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인천으로 나가는 배를 타고 나가는 중이다
배가 커서 그런지 바다가 잔잔해서 그런지 크게 일렁임은 없다. 2025. 5. 17.

대청지치

 

 

팽나무

 

 

마타리

 

 

솜방망이

 

 

누리장나무 새순

 

 

병아라꽃나무 

 

 

소영도리나무

 

 

큰애기나리

 

 

분꽃나무

 

 

상수리나무

 

벚나무

 

 

긴까락빕새귀리

 

 

소나무

 

 

염주괴불주머니

 

 

수영

 

 

으름덩굴

 

 

명아주

 

 

반디지치

 

 

배초향

 

 

머위

 

 

장딸기

 

 

난쟁이아욱

 

 

서울제비꽃

 

 

누운주름잎

 

 

방가지똥

 

 

앵도나무

 

 

느릅나무

 

 

이대

 

 

해당화

 

 

금방망이

 

 

어수리

 

 

파리풀

 

 

꾸지나무

 

 

선씀바귀

 

 

범꼬리

 

 

하늘말나리

 

 

선밀나물

 

 

유채

 

 

살갈퀴

 

 

선괭이밥

 

 

그늘사초

 

 

뱀딸기

 

 

고깔제비꽃

 

 

전호

 

국립생물자원관 철새연구소

 

 

분바위

 

 

아진포 해안

 

노하마을 해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