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28.
토마토가 단맛이 부족해서 레몬청을 뿌려 먹으려고 냉장고에서 유리병을 꺼내는 순간 엄지발가락 위로 떨어뜨려 버렸다
얼마나 아프던지 꼼짝도 못하고 주저 앉았는데 손을 댈 수가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유리병이 두꺼워서 무게가 꽤 나갔는데 왼쪽 엄지발가락 위에 정통으로 떨어졌으니 충격이 크긴 했다. 한 시간도 안 되어서 발톱이 까매지기 시작하더니 오후가 되자 발가락이 탱탱 부어 오르고 멍이 전체로 퍼지기 시작했다. 가라앉겠지 하고 버티다가 오후가 되어서야 정형외과로 갔더니 엑스레이 사진을 보면서 골절이라고 설명해 준다
그냥 타박이 좀 심하겠지 했는데 골절이라니 ??
2주간 반기브스를 하고 다시 통기브스를 4주간 해야 한다고....
헐!!이다.
3차 섬조사도 곧 시작해야 하고 6월 21일에는 내몽골을 출발해야 하는데 참으로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결국 분류학회 야외관찰회는 포기해야 했고 우포늪 조사는 동행하는 꽃동무의 차에 동승하여 참석만 하고 왔다
좀 따라 다녀 볼까 하고 걸어 봤는데 오른 쪽에 힘이 실려 버리니까 성한 오른쪽 발목과 무릎에 무리가 가 버리는 것이다
집에서는 갑갑하여 반기브스를 풀고 뒤꿈치로 디디면서 살금살금 다니긴 하지만 움직일 수록 회복을 늦추는 셈이니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어서 난감한 상황이다
내몽골은 일단 출발은 하기로 했는데 대부분 평지를 다니니까 그래도 욕심부리지 않고 관광하는 듯 무리하지 않게 다니면되겠는데 7월 초순 대설산이 문제다. 구로다케 오르는 건 포기하고 낮은 지대 숲이나 뒤져야 할 것 같다.
문제는 통기브스를 하게 되면 돌덩어리를 달고 다니는 것 같을텐데...
뾰족한 수도 없고 참으로 난감한데 우짜믄 좋을꼬...
################
결국 나는 병원에 가지 않고 반기브스도 풀어버렸다. 정식 석고기브스를 하면 거의 움직이지 못하여 근육도 녹아버려서 그걸 회복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는 문제도 있다.
회복이 늦겠지만 왼발 엄지발가락에 힘이 들어가지 않게 발가락을 들고 발바닥과 뒤꿈치로 천천히 걸으면 가능할 것 같아서.
그렇게 해서 느리지만 내가 계획하던 내 일정을 모두 소화시켰다. ㅎㅎ
6월 21일 부터 진행된 내몽골 모든 곳을 절뚝거리며 거북이걸음으로 따라다녔고 바위산까지 기어 올랐다
7월의 북해도 대설산도 정상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내 페이스에 맞추어서 다 소화시켰고 전년도에 보지 못했던 것 까지 찾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섬지역 식물상조사도 계획된 목표 보다 두 배에 가까운 결과를 얻었다.
ㅋㅋ 못말리는 여왕벌의 식물 스토킹이다.
'이야기나누기 >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신이발관 2 (3) | 2024.09.04 |
---|---|
ㅋㅋㅋㅋ 쓰레기라니 (2) | 2024.08.10 |
다음 카카오넘들이 링크를 끊어 버려서 (6) | 2023.11.21 |
꽃앓이 30년 이야기가 신문에 소개되다 (4) | 2023.10.20 |
나가 길바닥에 쓰러졌잖여 (0) | 2023.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