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24. 첫 야영지로 가는 중.
23일 오후 5시 가까운 시각에 비행기는 울란바트루의 새 공항에 우리를 쏟아내렸다.
호텔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교통지옥으로 난장판 같았다.
아무데서나 불쑥 불쑥 끼어들기는 보통이었는데
그게 이 곳의 교통문화인 듯 아무 렇지도 않게 자동차 물결이 흐르는 대로 주춤주춤 진행이 되었다.
2015년의 기억과는 많이 다른 교통상황이었다.
울란바투르의 호텔에서 숙박을 한 후 24일 오전 8시 호텔 현관에 모여든 일행은 만나게될 식물에 대한 기대로 들떠 있었다.
우리 14명과 가이드를 태우고 11일의 대장정을 책임질 후르공 봉고 3대가 현관 앞에 대기하고 있다.
러시아산 후르공은 산악지대에도 힘차게 다닐 수 있는 봉고형으로 일정 내내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동북부 산지의 첫 야영지를 목적으로 가는 도중 피뿌리풀이 끝없는 초원에 잠시 차를 세웠다.
이 곳에도 다양한 식물들이 있었지만 그 중 피뿌리풀에 다들 환호를 하며 카메라 들고 정신이 없다.
7년 전에는 7월 하순에 오는 바람에 이런 장관을 마주할 기회가 없었는데
탐사 일정 내내 이 녀석을 질리도록 만나니 나중에는 무덤덤해질 정도였다.
몽골은 제주도 피뿌리풀의 고향이다.
역사 속의 제주도는 고려시대 몽골의 침입으로 한 때 몽골인이 제주도에 육상을 하면서
말 사료를 통하여 피뿌리풀이 유입되었던 거 같다는 견해가 있었다..
2020년 한국생물자원관에서 몽골의 피뿌리풀과 제주도의 파뿌리풀의 형질을 분석 비교한 연구 발표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같다는 것으로 고려 말 몽골에 의하여 유입되었다는 가설에 힘을 실어 주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관장 배연재)은 대전대 오상훈 교수팀과 함께 2018년부터 최근까지 ‘피뿌리풀에 대한 유전자 다양성 연구’를 수행하고, 국내 피뿌리풀의 기원을 증명했다. ○ 피뿌리풀은 전 세계적으로 몽골, 중국 등에 분포하며 한반도에는 제주시 동부 오름 지역과 황해도 이북에만 자생하는 종으로 개체 수 감소 등에 따라 2017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되었다. ○ 제주도 동부 오름에만 피뿌리풀이 분포하는 이유에 대해 고려말 원나라가 고려를 침략하여 제주도에 목장을 설치하고 말을 방목하는 과정에서 유입되었다는 가설과 빙하기 잔존 식물이라는 가설이 있다. 연구진은 앞선 가설들을 검증하기 위해 제주도와 중국 운남, 몽골 등 8개 지역의 피뿌리풀 자생지에서 184개 표본을 채취해 초위성체 유전자 표지를 이용하여 176개 대립유전자를 비교 분석했다. ○ 그 결과, 제주도 피뿌리풀의 유전자형이 몽골 중부 및 내몽골로부터 유래된 것이 확인됐다. |
제주도 오름 곳곳에서만 자생하는 노랑개자리도 아마 역사적으로 몽골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이 시기 몽골 동북부 지역 초원은 피뿌리풀이 끝없이 펼쳐지는 장관을 만든다.
카메라를 어디로 들이대야 할지 정신이 없을 정도로 피뿌리풀이 지천으로 자리를 깔았는데
한국에서는 하도 남채를 해서 이제는 거의 보기 어려운 귀한 녀석을 우리는 밟고 다녀도 미안하지 않을 정도였으니,
"니 피뿌리풀 위에 텐트쳐 봤냐?" 라고 자랑질 해야겠다는 농담까지 주고 받을 정도였다.
피뿌리풀 : http://blog.daum.net/qweenbee/8887968 http://blog.daum.net/qweenbee/8889963
피뿌리풀(몽골) : http://blog.daum.net/qweenbee/8898888 https://blog.daum.net/qweenbee/8909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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