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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사는 이야기

투덜 투덜

by 여왕벌. 2016. 5. 24.

5월은 매주 강행군의 연속이다.

어린이 날 연휴 때는 울릉도에 다녀 왔고

이어서 다음 주에는 둥근인가목을 만나러 강원도 경사가 급한 어느 산 절벽지대를 오르내렸고

곧 바로 인천까지 달려서 연수를 받다가 눈탱이를 밤탱이로 만들었고

곧 돌아서서 주말에는 편도 400km 거리를 달려서 홍도에 까지 댕겨 왔으니 내 차가 투덜거릴만도 하다.


월요일 출근하는데 끼리리리~~ 하는 금속성이 계속 귀를 거슬렸다.

엔진 오일을 바꾼지도 10,000km 를 넘기고 있어서 혹시나 오일이 바닥 난 게 아닌가 걱정도 되고 해서

학교 기사님께 차랑을 좀 살펴 주길 부탁하였다.


오일을 점검하던 기사님은 아직 한참 걱정이 없으니 안 갈아도 된다고 한다

차량 서비스센터에 가면 5,000km 마다 바꾸어 줘야 한다고 갈 때마다 말하는데 주말마다 밸밸거리고 돌아댕기니 깜빡 잊을 때가 많다.

어떨 때는 13,000km 가까이 타고 나서 오일을 간 적도 있는데 오일이 바닥에 붙으면 큰일 난다며

카센터 사장으로부터 엄포성 나무램을 당하기도 했다.


평생 여행사에 근무하면서 차를 몰고 다닌 학교 버스 지입 차량 기사는 그 사람들 말 그대로 듣지 말라고 한다.

오일통에 쇠막대기를 빼서 보여주면서 홈이 파진 사이에만 오일이 있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지금 그 눈금보다 한참 위 쪽에 있고 오일의 색도 어둡지 않고 정상적이니 아직 바꾸지 말라고 한다.


헌데 이리 저리 차량 하부를 살펴 보던 기사님 왈, 배기통이 덜렁거리고 있단다.

차량 중간에 배기통을 고정시키는 부분이 삭아서 떨어져 있는데 한 쪽만 더 떨어지면 바닥에 끌릴 테니 빨리 수리를 받으라고 한다.


그래서 소리가 났는가 싶기도 하여서 주중에 정비공장에 가야겠다 생각은 하고 

퇴근 후 잠깐 학교 주변 숲을 살피러 1km도 안 되는 거리를 조심스럽게 달리는데

끼이~~~~~!! 하는 날카로운 금속성이 오른쪽 부위에서 들린다.

배기통이 덜덜거리는 소리와는 다른 소리다.

엄마야 싶어서 잠시 멈추었다가 천천히 움직이니까 더 이상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내 애마는 2008년 식으로 녀석은 주인을 잘못 만나서 전국적으로 돌아 댕기느라고 지쳐서 파업을 시작하려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곧 만 8년이 되는 지금 총 주행거리가 290,000km를 넘기고 있다.

오일을 갈러 가면 왜 이렇게 많이 운행하느냐고 뭐하는 사람이냐고 묻는다.

하루 평균 100km 이상을 달리고 있다는데......


이 녀석이 더 투덜거리기 전에 빨리 달래 줘야 한다.

내 발이 멈춰 버리면 꽃밭 탐사에도 지장이 생기고 출퇴근도 어려워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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