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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사는 이야기

허리가 아파서

by 여왕벌. 2016. 6. 20.

지난 주 화요일부터 허리가 아파서 엉기적거리 듯이 완전 할매 폼이 되었다.


30년 전 겨울 출근 길에 살엄음이 낀 개울을 뛰어 넘다가 허리에 딱하는 통증과 함께

그 자리에서 폭 고꾸리지는 듯이 주저 앉아 버린 적이 있었다.

방학 중이었지만 그래도 학교에 가야 한다고 어기적거리면서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서 일직 근무를 다 했으니

나도 참 얼마나 미련스러웠던지....


그 후 겨울만 되면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는데

삼 사년 쯤 후 결국 누워서는 내 다리를 움직일 수가 없을 정도로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을 하여 디스크 치료를 했더랬다.


우리 남매들은 키가 커서 그런지 허리가 무척 약한 것 같았는데

평소에도 엎드린 자세로 있다가, 혹은 앉았다 일어 설 때에는 서서히 허리를 펴야하는 경우가 잦았다.

겨울철로 들어설 때 쯤이면 늘 허리에 신호가 와서 조심을 해 왔는데

이 번에는 겨울도 아닌데 허리가 고장이 나 버렸다.


앉은 자세로 근무를 하다가 일어 설 때는 허리를 펴기 쉽지가 않고

왼쪽 골반 부근이 아파서 자꾸만 몸이 오른 쪽으로 기울어 지는 것이다.

걸을 때는 오른쪽 다리가 살짝 짧아져서 절름거린다는 느낌이 있을 정도로 말이다.


헌데 오랜 시간 서서 움직이는 건 크게 아프지 않고, 누웠다가 일어서는 것도 크게 아프지가 않는데

앉은 자세로 장 시간 있다가 일어 설 때는 허리를 펴기 힘들고 아파서 자꾸만 몸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이었다.


주변에서 권하는 개인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6장 찍으니 퇴행성이 진행되고 어쩌고....하며

모두 똑 같은 방법으로 안마 비슷하게 도수 치료로 근육을 풀어주는 것만 해 주었다.


아무래도 큰 병원에 가 봐야겠다 싶어서 안동에서 제일 큰 종합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또 7 장이나 찍으니

골반 위쪽 척추뼈 4~5번이 거의 붙어 있다고 한다.

어떻게 치료를 하면 되겠냐니까 자세한 건 MRI 특수 촬영을 해 봐야 알 수 있단다....40만원이라고.....


진단이 나오면 20만원은 돌려주지만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내가 다 부담해야 한다고 한다 .

??? ....아무래도 과잉 진료가 아닌가 싶어서 망설이다가 그러마 하고 카드를  긁긴 했는데.....


마침 통화를 하던 보험을 하는 친구가 왜 그걸 찍느냐고 아무래도 과잉 진료 같은데

좀 더 두고 보다가 안 되면 그 때 찍어도 늦지 않다고 취소하란다.

나도 내심 좀 찜찜 하던 차에 촬영을 취소를 해 버렸다.


몇 년 전 동강할매를 보러 갔다가 발목을 접질러서 복숭아 뼈에 금이 갔을 때도

기브스만  해도 될 것 같았는데 못을 박아야 한다고 해서 수술을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 병원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 않았더랬는데.......

의사들은 개인 고과 때문인지 과잉 진료가 너무 심한 것 같다.


친구는 시 보건소에 물리치료 쪽으로 아주 용한 분이 척추 쪽의 진단을 잘 본다고 속는 셈 치고 거기 가 보란다.

일단 원인을 잘 찾아 내어야 치료를 하지 않느냐며.


이누무 두 병원에서는 엑스레이 상에 나타나는 것으로 퇴행성이 진행되고 있고

척추 뼈가 붙어 있다면서도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할지는 알려주지 않고

소염제 약이나 처방하고 단순한 물리치료나 받으라거나 과잉 진료나 하려고 하니..........


학교에서 그 얘기를 했더니 선생님 한 분도 허리가 아파서 보건소에 간 적이 는데

그 분이 손가락으로 몇 번 꼭꼭 누르고 나니 아주 시원하게 걸어 다닐 수가 있었다고 한다.   


일단 원인을 찾아야겠기에 아침에 출근을 미루고 시 보건소로 향하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집 나설 준비를 하기까지는 상태가 좀 괜찮았는데

 20 여 분 운전하고 차에서 내리려니 또 허리가 펴지지 않고, 아고고~!! 소리가 절로 나온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접수를 하고 어제 폰으로 전송해 받은 예약증을 들이미니

간호사가 이건 보건소에서 발행한 것이 아니라 의료원 거란다.


뭐시라? 그럴 리 없는데 싶어서 보니, 참말로 안동의료원 예약증이다.


에구~~!!

울 학교 샘 부인 친구가 간호사로 있다면서 물리치료실에 vip로 예약을 잡아 놓았다고 일러 주더니만

보건소를 의료원으로 잘못 알아들었던 모양이다.  


다행하게도 일찍 간 덕분에 순서대로 기다려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는데

진료를 받는 분은 의사는 아니고 물리치료 쪽으로 박사 학위를 가진 분인데 나이도 좀 지긋한 분이었다.


상태를 물어 보고 앉아라 서라, 허리 구부려 봐라 하더니만

눕혀 놓고 발목이며 목이며, 골반을 눌러 보더니 '어이쿠' 한다. 골반이 좀 심하게 틀어졌다고.


그제사 월요일 밤에 컴터를 늦게 까지 하다가 자세가 틀어진 모양으로 이상하게 누웠다가 잠이 들었는데

이튿날 종일 허리의 느낌이 좋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통증이 점점 심해졌던 거였다.


그 분은 왼쪽 골반 주변을 손가락으로 몇 번 꾸욱 누르고 척추 부위를 슬슬 문지르더니만

교정이 되었으니 일어 나 걸어 보란다.


몸이 가벼운 느낌이 들고 서는데 부담이 없는 게 히얀하였다.

언제 또 오면 되느냐고 하니 올 거 없고 2~3일 앉는 거 되도록 피하고 걷거나 눕거나 하란다.


운전을 하여 학교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는데도 아침에 처럼 아프지가 않다.

허 참~! 그 분 참 용하다. 손가락으로 몇 번 꼭꼭 눌렀는데 이렇게 감쪽 같다니.....


해서 오늘 계속 서서 근무하였다.

컴터 아래 작은 무릎 책상을 받치고 두꺼운 책 받치고 해서 선 채로 결재하거나 컴 작업하고

밥도 서서 먹고 보건실에서 찜질도 하니 이제 살 것 같다.


근데 40만원 굳은 거 뭐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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