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28.
요즈음 출퇴근하는 길이 즐겁다.
매일 매일 변해가는 산의 색이 이쁘고 피어지는 꽃들은 그저 행복하게 해 준다.
나는 천상 시골뜨기인가 보다.
도회의 번잡함과 편리함보다 시골의 불편스러움이 오히려 더 편안하니 말이다.
지금 이 곳은 붉은진달래가 지고 난 뒷자리를 분홍색 철쭉이 메꾸어 주고,
조팝나무 꽃이 사그러지는 자리에는 가침박달이 허전함을 채워주고 있다.
오후 시간에 직원들 몇이서 학교 뒷산에 올랐는데 야트막한 산인데도 북사면과 능선부에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산책로를 따라 각시붓꽃도 보라색 웃음으로 반겨 주고
큰구슬붕이 몇 녀석도 나 여기 있노라 하고 걸음 멈추게 한다.
철쭉과 함께 쇠물푸레도 하얀 솔기 같은 꽃을 한창 피우고
떡갈나무 어린 녀석은 이제사 붉은테를 두르고 잎이 난다
떡갈나무 잎 충령도 자연의 일부인 것을
낯이 선 꼭두서니과 한녀석이 있어서 관찰하느라고 한참 머물렀다.
함께 올라온 직원들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고 멀리서 웃음 섞인 이야기 소리만 전해오고 있다.
졸참나무도 수꽃을 늘여뜨리고 꽃밥을 터뜨릴 준지가 완료되었다
조회 시간에 아이들에게 뒷산 이야기를 해주었다.
체육시간이나 창채활동 시간에 뒷산에 오르면 많은 꽃들이 반겨줄 거다.
각시붓꽃, 쇠물푸레나무, 철쭉나무, 큰구슬붕이를 찾아 봐라.
하나 하나 생명을 가진 모두가 소중한 것이니 어느 것 하나라도 함부로 대하여서는 안 된다. 하고서
학교 교사 뒷편이 산이 울타리를 만들로 있다.
2주 전 쯤 진달래가 곱게 필 때 직원들과 한번 올라갔다가 이 번이 두번 째 산책이다.
학교 정자에서 출발하여 500m 정도 산책을 할 수 있는 완만한 산이라 아이들도 쉽게 올라갈 수가 있다.
아이들도 한 번 올라 갔다가 왔는데 재잘재잘 아주 신이 나서 달리다 시피 산길을 걸었었다.
학교 마당에도 여러 가지 풀들이 매일 즐겁게 해주고 있는데
이렇게 뒷산까지 있어서 매일 행복한 시간을 남겨준다. 참 고마운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