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6.
어릴 적 정월대보름날이 가까워지면 귀한 깡통을 구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 시절은 깡통 구하기가 쉽지 않을 뿐 더러 쥐불놀이에 적당한 크기의 깡통을 가진 아이는 동네 친구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았었다.
깡통 아랫 부분에는 공기 공급이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구멍을 뚫어야 했는데 주먹만한 돌멩이로 큰 대못을 두드리다가
손가락을 찧기가 일쑤였지만 불깡통을 돌리려는 희망에 그 정도 아픔은 대수롭지 않았었다.
구멍을 뚫은 깡통에 피복 전선으로 긴 줄을 매달면 준비가 끝 난다. 아니다. 깡통에 넣을 관솔 가지가 있어야 한다.
관솔은 불기운도 세고 오래 타기 때문에 소나무 진이 굳어 있는 솔가지는 쥐불놀이 불 쏘시개로 가장 인기가 있었다.
깡통 밑에 짚북더미 한 줌 깔고 적당한 크기로 자른 관솔 가지를 깡통이 터져라 집어놓고 불을 붙이고는 서서히 시계추처럼 흔든다.
관솔에 불이 붙기 시작하면 보름달보다 더 큰 보름달을 만들어 힘차게 힘차게 돌린다.
불붙은 깡통이 쉭쉭 돌아가는 소리와 불꽃을 내면서 돌아가는 붉은 동심원은 굉장한 쾌감을 가져 온다.
불 꼬리를 흔들면서 신나게 돌아가던 깡통 불이 사그러져 갈 때 쯤
깡통을 하늘 높이 던져 올리면 좌르르 폭죽처럼 불꽃이 되어 퍼진다.
아래는 간단한 폭죽을 쏘아 올리는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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