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나누기/발길 따라

겨울산을 오르다

by 여왕벌. 2012. 2. 1.

2012. 1. 29.

 

새해 1월 말미에 눈 덮힌 겨울산에서 찌뿌등한 몸을 풀었다. 산행 속도가 느려서 무리지어 움직이는 산행은 하지 못하지만

혼자서 혹은 두셋이서 무리하지 않고 페이스에 맞게 움직이는 산행은 더러 하는 편이다.

 

꽃탐사를 위하여 높은 산에 올라야할 경우에는 나 때문에 속도가 느려져서 일행들한테 미안할 때가 많다.

그래도 오버 페이스를 하면 뒷감당이 안되니 안전하게 할 수밖에 없다.

 

 

강원도 먼 곳 까지 와서 가파른 산을 오른 이유는 둔해진 몸을 풀겸 봄 나들이를 위한 워밍업이기도 하지만

여름에 이 산을 올라야하는 이유도 있기 때문에 사전 답사 목적이 더 컸다. 산 초입에서 바라보는 눈 쌓인 암봉들이 묵직하게 다가 온다.

 

 

물방앗간에서 방아공이가 찧어지는 모습을 한참 들여다 본다.

 

 

 

 

 

 

운동을 너무 하지 않아서 발걸음이 무겁다. 스틱과 밧줄에 의지하여 천천히 산을 오르니 얼마 오르지 않아서 눈길이다.

 

 

 

석회암 암봉으로 이루어진 이 산은 경사가 무척 급하여 등산로를 따라 설치해 놓은 밧줄이 큰 힘이 되었다.

 

 

 

 

 

내린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부러진 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마른 열매를 가득 달고 있는 나무도 부러져 있었는데 혹시 들메나무가 아닐까 싶어서 한참 들여다 보았다.

혹시나 했던 기대는 물푸레나무 열매 확인으로 끝나 버렸다.

 

 

 

 

500m 쯤 올랐을까 드뎌 첫 고개마루에 올라선다. 석회암지대에 흔하게 자생하는 회양목이 흰눈밭에 초록색으로 도드라진다

 

 

 

 

초여름에 내가 만나고 싶은 녀석이다. 바위벽 틈새에 뿌리박고 지난 여름의 기억을 추억하고 있다. 벌깨풀. 

 

 

 

바라보는 설산 줄기가 웅장하다.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걸음을 되돌린다.

내가 보고자 했던 녀석의 자리를 확인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