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구실사리(부처손과)

2010. 5. 29. 병산서원가는 길.

 

풍산에서 10분 정도 달리다가 큰 도로를 버리고 하회 마을 진입로로 1km 쯤 가다 보면 왼쪽으로 병산서원 가는 길이 보인다.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왼쪽 길을 따라 1km 쯤 달리면 방둑 너머 낙동강 물구비가 보이면서 비포장 길이 시작된다.

 

나는 4km 남짓한 이 길을 참 좋아한다.

하얀 흙 먼지가 풀썩이는 비포장 구비길 끝머리에는 병산서원 앉아 있다.

 

자연의 병풍과 낙동강 물굽이를 앞에 두른 그곳의 만대루 마루는 내가 무척 사랑하는 곳이다.

그 마루에 앉아서 강물을 관조하다 보면 마음 속 가득하던 번민이 물과 함께 흘러 가는 듯 차분하게 여며진다.

 

어릴 적에는 풍산에서부터 그 길을 걸어서 소풍을 갔었다.

지금도 가끔 걸어서 그 곳을 지나고 싶은데 자동차라는 문명에 미련 버리지 못하고 또 차를 타고 지난다.

아니 걷고 싶어도 자동차가 버리고 가는 두터운 흙먼지를 감당할 용기가 없다는 게 맞겠다.

 

그 길 어드메 쯤에는 백리향이 은은하게 향을 날려 주고, 노란 금불초도 길 밝혀 주고, 솔체도 보라빛 웃음으로 맞아준다.

물기 있는 바위벽에는 구슬이끼도 물방울을 튕기고 왜구실사리도 돗자리를 깔아 주고 있다.

5월 어느 날 흙먼지의 장난질을 즐기며 그 길 바위벽에서 왜구실사리랑 혼자 놀았다.

왜구실사리 옆에 구슬이끼도 한자리 차지하고 고개 까딱거리고 있다.

 

 

밑부분의 잎은 비스듬히 퍼지거나 뒤로 젖혀지며 긴 타원형 또는 난상 긴 타원형으로서 끝이 둔하고 길이 1.2-1.7mm, 나비 1mm이며 가장자리에 털이 있고 연한 녹색이며 주맥이 희미하다. 윗부분의 잎은 좁은 난형이고 둔두 또는 예두이며 비스듬히 퍼지고 길이 1mm이다. 포자낭이 달리는 가지의 잎은 모양이 모두 같으며 비스듬히 퍼지고 길이 1.2-1.5mm로서 잎 사이가 약간 뜬다. 포자엽은 밑가지의 잎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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