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들꽃자료실/수목류

올괴불나무(인동과)

by 여왕벌. 2010. 3. 1.

2010. 2. 28.

 

서쪽 백두대간 고개에서 앉은부채와 너도바람을 만나고 나니 시간이 어정쩡하다.  

해서 나름 염두에 둔 녀석이 있기에 봉정사 뒷산을 한바퀴 돌아 보려고 사찰 골짜기로 드는데,

아고야~! 그렇지 오늘이 정월대보름. 사찰 방문 차량이 주차장 가득하다. 버스도 7~8대나 보인다.

뭐 그래도 내 하나 낄 자리 없을라꼬.

 

우선 마당의 개불알풀이 더 꽃 피운 게 없나 쪼그려 앉아서 확인을 하고 있는데,

젊은 남정네가 뭐 찾고 있냐고 궁금해 한다. 꽃을 찾는다고 하니 큰 소리로 웃는다. 참말로 실없는 남정네로다.

땅바닥에서 꽃을 찾는기 무에 그리 우습단 말가? 그라몬  동전이라도 주워야 된단 말시?

 

개불알풀 꽃은 한송이도 보이지 않는다. 어제 밤 비가 곱게 내린 모양이다. 잎에 흙이 별로 튀어 오르지 않은 걸 보니.

협문으로 나오면서 현호색꽃밭 축대를 살피는데, 어라? 여기도 개불알풀이 있다. 자그마한 꽃도 보인다.

야호~! 인자 보살님들이 마당의 개불알풀 다 뽑아도 걱정 없음메. ㅎㅎㅎ....

 

 

 

 

4시경 흐린 하늘로 빛이 보이지 않지만 뒷산으로 급히 오른다.

좀 이른 듯 하지만 아마 분홍의 치마 펼치고 빨간 구두를 흔들고 있을 올괴불나무 꽃을 보러.

 

등산로 주변에는 진달래와 철쭉나무가 좌악 깔려 있다. 올괴불나무는 진달래와 비슷한 크기의 관목이라 그냥 지나치기 쉽다.

해서 수피를 유심히 살피면서 가는데,  핫! 올괴불나무다. 근데.....잉~! 아직 봉오리 상태다.

볼록하게 부풀어 오른 봉오리에 살짝 분홍색이 보인다.

 

 

 

근데 이 녀석 봉오리 모습이 꼭 말발굽처럼 생겼다. ㅎㅎ

 

내려가기엔 아직 시간이 좀 있고 봉오리만 보고 가긴 억울해서 20 여 분 더 위로 오른다.

거긴 능선 위라서 햇살을 더 받았을 터. 분명 꽃이 핀 녀석이 있을만 하거덩.

ㅎㅎ...역시 짐작대로다. 가쁜 숨 진정시키면서 철쭉나무 사이를 뒤지는데 연분홍 꽃잎이 보인다.

 

 

그런데 아직 활짝 열지는 않았다. 내일 비가 오지 않는다면 핀 모습 담을 수 있겠다.

올괴불나무에 꽃이 활짝 피면 가지마다 분홍 귀고리가 찰랑찰랑 거린다.

 

 

수년 전 이른 봄 산행을 하다가 이 녀석을 우연히 만났었는데 그 때는 길마가지인 줄 알았다.

길마가지도 이맘 때 쯤 피는데 이 부근 산에서는 본 적이 없다. 저 아랫 동네 산에는 쉬 만날 수 있는 모양이다.

길마가지는 꽃술이 노랗고, 올괴불나무는 꽃술이 빨갛다.

 

 

 

 

 

 

 

 

며칠 안으로 이 뒷산에 다시 올라야겠다. 빨간 구두 신은 아가씨 탭댄스 공연 구경하러.

에거~~! 좀 느긋해져야 하는디 꽃소식에 너무 조바심 치는 것 같아서 내가 봐도 좀 한심하다.

'들꽃자료실 > 수목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버들(버드나무과)  (0) 2010.03.08
비술나무??=> 느릅나무  (0) 2010.03.07
비목나무(녹나무과)  (0) 2010.02.22
풍년화(조록나무과)  (0) 2010.02.20
서향(팥꽃나무과 백서향속)  (0) 2010.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