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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자료실/재배·원예종

맨드라미

by 여왕벌. 2009. 11. 15.

2009. 11. 6. 학교 동네

 

맨드라미를 보면 기지떡이 생각난다.

어릴 적 추석만 되면 지금은 증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안동기지떡을 집에서 쪘다.

그 때 빨간 맨드라미 꽃과 잎은 기지떡 위에 장식처럼 꽃무늬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 맨드라미 꽃은 수탉의 벼슬처럼 생겼는데 여름부터 피기 시작하여 가을이 다 가도록 붉게 대문간을 지켜 주었었다.

그런데 언제 부터인가 분꽃, 맨드라미, 백일홍, 채송화 같이 정겨운 꽃들이 사라지고 도입종 화려한 꽃들로 화단을 채우더니,

일부러 심지 않으면 꽃구경을 할 수 없는 종이 되어 버렸다. 도로가에 조경되는 불꽃처럼 뾰족한 모양의 꽃을 피우는 개량 맨드라미가

노랗고 빨간 꽃을 피우지만 왠지 정이 가지를 않는다.

 

거의 사라져서 보기 쉽지 않던 닭벼슬처럼 생긴 이 맨드라미를 

학교 앞 동네를 한 바퀴 돌다가 어느 집 담 옆에서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몇 장 담았다.

맨드라미한테 카메라를 들이대는 내가 신기하셨을까? 주인 할머니가 인심 좋은 웃음 지으시면서 마음에 들면 꺾어거라 하신다.

 

지팡이를 짚으신 할머니는 다리가 불편해 보였다. 집 마당을 보아하니 자식들 모두 도회지로 나가 버리고 할머니 혼자 사시는 것 같다.

아마 말동무가 그리우셨겠지? 붉은 벼슬처럼 생긴 맨드라미 꽃을 보니 문득 고향 집 마당의 유년 시절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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