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냄새를 좋아하는 시골 학교 지킴이입니다.
학교에서 아이들 재잘거리는 소리 듣고 살다 보니
철딱서니 없는 소리 할 때가 많아서 나이값을 못하고 삽니다.
먼지를 톡톡 털기보다 흙바닥에 주저앉기를 좋아하고
고급스런 여행 가방보다 베낭 메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농부의 딸,
촌뜨기라 밭둑이며 도랑이며 숲 속을 겁없이 쏘댕깁니다.
시골에서 자라서 흙과 나무와 풀과 함께 살다보니
그네들이 정겹다는 느낌 늘 받고 삽니다.
십 여년 동안 그냥 맨눈으로 풀을 들여다 보고
도감을 찾아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즐거웠던 내가
2008년 1월에서야
손에 카메라 하나 들고 들판을 쏘댕기게 되었답니다.
맨 손으로 그네들을 만날 때는
욕심 없는 눈맞춤이 행복했었는데,
카메라를 들게 되니 잘 담고싶은 욕심이 생기게 되네요.
해서 쓸 데 없는 마음은 비우기로 했습니다.
이름 없는, 눈길조차 받지 못하는 풀이라도
여러 사람들이 새로운 눈으로 그네들을 볼 수 있다면 좋겠다 싶어서
2009년 6월 말에서야 팽개쳐 두었던 블로그를 인테리어하고 자료를 정리하였네요.
아마추어라서 부정확한 내용이 있을 수 있으니
그 점은 미리 감안하시고 살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