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20. 제주.
이 녀석만 보면 생각나는 꽃동무가 있다.
아직 사향제비꽃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던 십 여년 전,
비공개를 전제로 하는 제주의 꽃동무의 안내로 녀석을 담아 블러그에 올렸더랬다.
헌데 난감하게도 또 다른 제주 꽃동무 A가 그 곳을 알고 싶어했고 나는 곤란하다는 답을 주었었다.
내가 올린 사향제비꽃을 보고 육지 사람들이 정보를 알아내려는 시도가 그 꽃동무 A를 통해서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 꽃동무 A는 제주의 꽃자리에 육지 사람들을 안내를 하면서 지내는 분이었는데......
내가 처음 제주도에 다니던 초기에는 그도 제주의 식물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던 시기였고
또 다른 꽃동무의 안내로 함께 어울려 다니면서 제주의 식물을 알아가던 때였다.
A 의 사향제비꽃에 대한 꽃자리 정보 요청에 참 난감하였지만
비공개를 전제로 하여 그 꽃자리를 안내해 준 꽃동무에 대한 약속도 중요하였기에
알려주기 어렵다고 했는데 결국 그 일이 그와의 마지막 인연이 되었던 것 같다. 그게 2013년도이다.
그 후 제주도에 내려 가서 A와 마주치게 되었을 때
그가 나에게 매우 섭섭해 하고 있었다는 걸 그 때까지도 나는 몰랐었다.
내가 먼저 반갑게 인사를 했는데도 인사도 잘 받아주지 않고 시큰둥하게 대하길래
왜 그럴까? 하고 미련하게 눈치도 못채었으니
그 사이에 이상하게도 안부 전화를 해도 잘 받지도 않고
제주도에 내려와서 다른 꽃동무와 함께 연락을 해도 동행하지도 않기에
그냥 시간이 안 되는 줄만 알았었다.
나중에 여러 사람들을 통해서 이야기를 듣고서야 그가 나를 모른 척 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결국 그렇게 그와의 인연은 끝나 버렸는데,
그 후에도 그가 육지 사람들이 내려 오면 내가 몸쓸 사람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여러 사람들을 통해서 들었다.
데리고 다니면서 꽃구경시켜 주었더니 사향제비꽃 자리 하나 안 가르쳐주는 배은망덕한 인간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나를 평가하고 말을 퍼뜨린 모양이다.
처음에 필요할 때 그렇게 함께 다녔는데 꽃자리를 알고나서는 내려와도 연락도 안 한다는 식으로.
그렇게 나는 아주 괘씸한 인간이 되어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후 제주도에 내려가면 사람들이 나를 거리를 두는 듯 한 느낌을 받았는데 결국 내가 배은망덕한이 되어 버려서 현지 사람들이 경외시 했던 것이었다
사실 그 분이 육지 사람들을 안내하면서 수고료 정도 받고 있다는 걸 알기에
괜히 그 시간을 빼앗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해서 나중에는 차를 렌트해서 나 혼자서 돌아다니게 되었는데,
그걸 또 오해를 한 모양이었다.
나는 초기에 제주도에 내려갈 때마다 나름대로 고마움을 표하거나,
가정에 불행한 일이 있을 때도 남들보다 더 많이 마음 써서 위로를 전하면서 그렇게라도 고마운 마음을 표했었더랬다.
그런데도 꽃자리 정보 하나 때문에 돌아선 마음이 나에 대한 미움으로 변한 모양이었다.
이 사향제비꽃을 볼 때마다 그 일이 생각이 난다. 그래서 좀 씁쓸하다.
아무튼 꽃자리 정보 때문에 사람과의 인연도 쉽게 틀어지는 화류계라.
거 참~! 그렇다.
이 녀석은 꽃순판이 둥글고 가지를 치는 낚시제비꽃계열이다.
화색이 밝고 화사하여 눈길을 더 받는다. 잎자루, 줄기, 화경이 잔털로 덮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