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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자료실/야생초

(청)노루귀(미나리아재비과)

by 여왕벌. 2011. 3. 29.

2011. 3. 27. 앞 동네.

 

경기도에서 월요일부터 시작하는 연수 때문에 일요일 동강할매 보러 가자는 연락을

눈물을 머금고 거절하고 오전 시간 잠시 가까운 사찰 숲에서 청노루랑 놀았다.

10시 경에 도착을 하여 노루 밭에 가까이 접근하는데 왁자하니 떠드는 소리가 요란하다.

 

주차장에 관광버스 한 대가 세워져 있더니 이른 시각 좁은 산비탈에 울긋불긋 사람꽃이 피었다.

헌데....우려하던 대로 다녀간 사람들에 의하여 가랑잎들은 가루가 될 정도로 바스라졌고

바위며 나무 등걸이 옮겨져 있고 이끼를 뜯어서 이부자리가 연출되고 있다.

 

주고 받는 이야기를 들어 보니 꽃쟁이가 아니라 사진쟁이들이었다.

꽃쟁이들 대부분은 조금은 어설프더라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기를 좋아하지 연출은 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

어떤 사진쟁이는 너브데한 비닐 깔개를 깔고 아예 엎어져 있기도 한다. 그 아래 노루귀가 신음하고 있다는 건 아랑곳도 없다.  

 

일찍 피었던 노루귀들이 추욱 늘어져서 시들어 있다.

미리 다녀가면서 주변의 낙엽을 싹싹 치워 버리고 꽃자루 기부까지 파헤쳤으니 갑자기 내려가는 밤 추위에 얼어 버린 거였다.

몹쓸 사람들이로다. 꼴불견의 모습을 더 보려니 부아가 치밀어서 몇장 담고는 내가 멀리 피해 버렸다.

 

 

 

푸른색이 유난스럽던 청노루 형제한테 눈길을 뗄 수가 없어서 요리 보고 조리 보고 한참 놀았다.

 

 

 

 

 

 

이 녀석도 처음에는 이렇게 지 혼자 자연스럽게 피기 시작하고 있었다.

 

 

헌데 한바귀 돌고서 꽃잎이 더 벌어졌으리라 생각하고 다시 왔더니만...그 사이에 이끼 이불을 덮어 놓았다.

 

요렇게 말이다.

 

이 풍성한 녀석도 뒤의 바위랑 이끼를 옮겨 놓은 거다.

어떤 사람이 " 내가 열심이 손질해서 만들어 두고 잠시 갓다가 오니 다른 사람이 모델을 차지하고 자리도 안비켜주더라"

라고 투덜 거리기까지 하는 소리를 옆에서 듣고 있자니 그 얼굴을 다시 올려다 쳐다 보였다.

이 자리에서 밥상보다 더 큰 반사판까지 들고 여럿이 장시간 카메라를 겨누고 있었는데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표시가 금방 나지 않는가?

 

바위를 치워 버리니 이렇게 주제가 환하게 나왔다.

 

이 녀석과 아래 모델도 바위덩어리로 탑을 쌓아 두었고 이끼도 연출된 거다.

그나 저나 이렇게 떼로 몰려와서 폭풍이 지난 간 듯 쓸고 가버린 뒷자리에 새로 올라오는 다른 싹들이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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