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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사는 이야기144

온 천지가 봄이다. 2011. 4. 1. 점심 시간이 지난 나른한 시각에 가까운 곳에 치료를 받으러 짬을 내어 가곤 한다. 주차할 곳이 마뜩치 않아서 차를 가지고 가기에도 어정쩡하고 주택가 골목을 걸으면서 다니기에 적당한 거리라 오가는 길 담 너머에 핀 나무꽃과 보도블럭 틈에 핀 풀꽃들을 보는 재미로 느림의 미학을 만끽 .. 2011. 4. 2.
새색시 시집가네 2010. 2. 26. 비가 올까 걱정을 한 일기 예보였는데 계속되는 푸근한 날씨는 걱정을 씼어준다. 소수서원과 박물관 전시실을 한 바퀴 돌아 본 후 영주시에서 의욕적으로 조성해 놓은 선비촌을 산책하는데 담장 한 쪽이 부산하다 대례복과 관모를 쓴 신랑과 족도리에 연지 곤지를 찍어 붙인 새색시 차림의 .. 2011. 2. 28.
함박눈 내리다 2010. 12. 28. 아침에 문을 여니 마당이 하얗다. 새벽까지 말갛더니 6시 쯤 눈이 내렸나 보다. 아니 한창 눈이 내리고 있다. 모처럼 집에 들른 동생은 어제 밤길로 영양까지 들어가지 않았던 걸 후회하고 있다 업무 차 영양 산골까지 가야 하니 눈길이 녹녹하지 않을 건 뻔할 터라 동생은 체인을 감느라 분.. 2010. 12. 28.
무지개 다리 2010. 7. 13. 집으로 들어가는 둑길로 접어드는데 동쪽 하늘에 높다랗게 무지개 다리가 놓여 있다. 오랫만에 본다. 참 곱다. 더운 여름 소나기가 지나간 저녁 무렵 동편 하늘에는 무지개가 자주 떴었다. 어릴 적 저 일곱 색깔 무지개가 뜨면 무에 그리 신이 났던지 "무지개다~~! 무지개 떴다아~~!" 고래 고래 .. 2010. 7. 14.
호드기를 불면서 2010. 4. 30. 퇴근을 하려고 자동차 시동을 거는데 차안에 껍질이 마른 버드나무 피리가 눈에 들어 온다. 어제 과학 행사 체험 부스에서 가져온 물오른 버드나무 껍질을 비틀어 만든 호드기다. 과학의날 기념식을 마치고 체험 부스를 기웃거리는데 호드기 만드는 곳이 얼른 눈에 들어 왔다. 어릴 적 버드나무나 미류나무 가지로 만들어 불던 호드기라 너무 반가워서 껍질 하나를 집어 들었다. 한쪽 부분의 껍질을 살짝 긁어 내고 호드기를 만들어서 철딱서니 없이 호뜩! 호뜩 불었다. 점잖으신 어른 들 사이에서 5학년 아지매가 품위 유지도 못하고 말이다. ㅎㅎ 호드기를 불면서 행사장 안을 돌아다니니까 나이 값을 하라고 한 마디씩 한다. 그러면서도 다들 어디서 만들었냐고 고개를 돌린다. 너나 나나 마음들이 다 똑 같은.. 2010. 4. 30.
언덕 위의 하얀 교회당 2010. 3. 7. 휙 지나는 길 저 멀리 언덕 위에 하얀 예배당. 이쁘기도 해라. 아직도 줄을 당겨서 치는 예배당 종이 남아 있다니. 붉은대극 담으러 가는 길은 바빠서 통과하고, 돌아올 때 잊어버리지 않고 일부러 개울 다리를 건너서 차를 세웠다. 영덕군 지품면 수암리에 있는 자그마하고 소박한 언덕 위의 .. 2010. 3. 8.
풍산 정미소 2010.2. 27. 시골 동네에서 멀찍이 붉은 양철 지붕을 한 큰 건물이 보이면 대개가 정미소였다. 신신이발관 모습을 담으면서 아버지를 따라 다녔던 정미소가 어떻게 변했을까 하여 한 번 가보려고 벼르던 차에 날씨도 꿀꿀하고 꽃 길 나서기도 마뜩치 않아서 정미소를 보러 주섬주섬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2010. 2. 28.
풍산장터 2010. 2. 27. 종일 흐린 날씨에 길 나서기도 마뜩 찮고 그렇다고 방구들만 등에 업고 있기도 머식해서 풍산장터 한 바퀴 돌았다. 내일이 보름이지만 보름장은 따로 서지 않았다. 풍산장은 3, 8장이라 내일이 정상적인 장날이다. 장터 입구에 세운 대문이 꽤나 거시기 하다. 이 자리는 어릴적 장날 어물전이 .. 2010. 2. 28.
신신이발관 2 2010. 2. 13. 까치설 아침에 눈이 소복하게 내렸습니다. 날씨가 푹~하니 눅어서 큰 길에는 벌써 따신 햇살에 눈이 다 녹았는데도 엄니는 설 쇠러 서울 아들네 집에 못갈 것 같다시며 한 걱정을 하십니다. 출발 시간에 여유가 있어서 카메라를 들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신신이발관이 그저께 보다 조.. 2010. 2. 14.
까치설 아침에 2010.2. 13. 엊 저녁에 풀 폴 날리는 눈송이가 걱정스러웠는데 까치설 아침에 흰눈이 수북하게 쌓였습니다. 귀성길 미끄러운 건 걱정인데 이렇게 풍성하게 눈이 내리는 걸 보니 올해 풍년이 들 것 같아 벌써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까치설 새벽에 반가운 손님이 다녀갔네요. 대문을 닫지 않고 두었더니 밤.. 2010. 2. 13.
신신이발관 1 집으로 가는 둑방 길 마을에 60년 식 간판을 달고 있는 신신이발관이 있다. 내 어릴 적 단발머리 까불면서 지나다니던 어란 동네 외할머니가 사다 주신 내 빨간 털구두 이웃집 복실이가 신나게 물어 뜯은 내 빨간 털구두 뜯겨진 하얀 털이 서러워서 서러워서 아침도 먹지 않고 눈물 훔치면서 지나가던 .. 2010. 2. 12.
얼어버린 상수도 2010. 1. 20. "야야~! 물이 안나온다!" 일어나기 싫어서 이불자락을 더 끌어당기는데 엄니의 당황스런 목소리가 들린다. 올해 같은 추위에 에지간히 견디고 있다고 용타 했더니만 결국 상수도가 사달이 났나 보다. 에혀~! 엊 저녁까지도 잘 나오던 수돗물이 날씨도 풀린 지금 왜 얼었으까이? "계량기를 쐬음.. 2010.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