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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사는 이야기

또 한 살 나이를 먹으며

by 여왕벌. 2022. 1. 22.

2022. 1. 20.

 

 

또 한 살 먹었다. 아니다, 작년 나이를 이제사 먹은 셈이다.

음력으로 12월 생이라 또래들에 비하여 많이 늦은 생일이다.

 

생일이란 것에 별 의미가 없어진지 오래지만 가까이 사는 동생이 해마다 생일을 챙겨 준다.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체력이 예전만 못하고 얼굴의 탄력도 떨어져서 거울을 보기 싫지만

마음은 현직에 있을 때 처럼 의욕이 충만하고 아직은 천리 길 운전하여 거뜬하게 탐사 다닐 수 있는 체력이다.

 

식물에 빠진 덕분에 그게 은퇴 후의 소일거리가 되어 경비도 지원 받으면서 조사 다닐 수 있으니

좋아하는 식물도 맘껏 만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더 이상 바램은 없다.

 

연금을 수령하지 않고 나라 곳간에 맡겨 둔 덕분에

동생들에게 마음을 써 줄 정도의 경제적 문제도 해결이 되고

입에 풀칠할 걱정은 안 해도 되는 노후 대비도 해 두었으니 이젠 건강만 신경 쓰면 된다.

 

년중 프로젝트를 끝내고 남부지역으로 바람도 쏘일 겸 겸사겸사 며칠 움직여 보려고 했더니

코로나로 멀리 나가는 게 선뜻 내키지 않아서 벌써 두 달 가까이 집밥만 먹고 있다.

대신 만보 걷기를 시작하여 매일 다리 근육을 단련시키며 열심히 기록을 세우고 있다.

 

집 앞에는 한 바퀴를 돌면 1km가 되는 천년숲을 여섯 바퀴 돌거나

새로 주변을 정리하고 산책로를 정비한 호민지를 돌아 오면 만보를 넘기게 되니

다리 근육을 탄탄하게 단련시킬 수 있는 최적의 환경도 만족스럽다.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신년 운세를 봤더니 올해도 만사형통이라

나쁜 운세는 없으니 운전만 조심하면서 식물 탐사 다니면 된다.